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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화온 Jul 27. 2024

I hate summer

나는 여름이 싫다.

커다란 태풍이 지나고 여름이 왔다. 


맑은 하늘에 구름, 약간 선선하게 불어주는 바람 아래로

푸른 나무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출근하는 길 정말 오랜만에 보는 맑은 하늘과 강렬한 태양 

습기가 차오르지 않은 도로 위를 보고 있자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처럼 드라이브를 하는 기분이다.


빌딩 숲속 사이에 깊고 짙은 입체감을 보여주는 폭신한 구름이

합성이라 해도 될 만큼 아름답다.


아침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 기사님이 차에서 내린다. 

내려서 휴대폰을 들고는 카메라를 켜고 연신 사진을 찍는다.

아름답게 흘러가는 구름을 찍고, 또 찍으신다.

피폐한 출근길이 마치 영화 한장면을 차를 타고 가면서

4D로 보는 듯한 느낌이다.


아, 이래서 여름이 싫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욕구를 마구 일으키는 것도 모자라서

출근길에 영화를 틀어버린다. 이래서 여름이 싫다.

여름은 너무나도 아름답다.

그래서 난 여름이 싫다.


차라리 차가운 겨울이면 나의 피폐한 마음을 이해주는 것만 같은데

여름은 나의 마음을 간지럽히기만 하고 도망간다.

그래서 여름이 싫다.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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