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급제 인간이 되기 싫어서 글을 쓴다.
정식으로 회사에 취업하기 전에 나의 가장 큰 화두는 '최저시급'이었다. 최저시급에 따라서 매년 나의 월급이 바뀔테고 받을 수 있는 금액의 최소한이 정해지기 때문에 늘 살펴봤었다. 그런 나는 '시급제 인간'이었다. 나의 노동은 시급으로 정해졌었다. 물론, 최저시급을 받고 일했던 적이 그리 많진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카페만 일했기 때문에 경력도 있었기에 늘 최저시급보다는 많이 받았었던 것 같다.(물론 최저시급으로 날 부려먹은 사장님도 있었다. 금방 관뒀지만)
그리고 이제는 시급제에서 '연봉제 인간'이 되었다. 더이상 시급이 아닌 연봉으로 책정되는 나의 몸값은 쓰는 용어만 바꼈을 뿐 그다지 크게 변한 건 없는 것 같다. 금액만 놓고 본다면 신입사원이나 알바생이나 비슷한 수준일 것 같다. 어쩌면 세금을 덜 떼어가는 알바생이 높을지도 모르겠다. 연봉이나 시급이나 지금 상황에선 똑같다.
최근 투잡의 시대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실제로 우리회사를 통해 투잡으로 일하는 사람들도 정말 많다. 그런 나도 투잡에 대해서 고민을 안해본건 아니다. 카페에서 일하는건 자신 있으니 집근처 어느 카페든 자리만 있으면 저녁에 간단하게 일할 수가 있다. '시급'을 받고서 말이다. 경력이 있어도 단순 하루에 3~4시간 짜리 알바에게 시급을 크게 올려줄 것 같진 않다. 막상 투잡을 하려고 보니 또다시 '시급제 인간'으로 돌아가려 고민하는 나의 모습이 보여진다. 당장의 작은 돈은 충당할 수 있겠지만 일과 다른 일 두가지를 병행하는게 맞을까- 아니 괜찮을까? 라는 고민을 떨칠 수가 없다.
나는 신입사원이다. 일을 못해도 아직까지는 커버가 되는 위치, 그리고 잘하진 못해도 열심히는 해야하는 위치다.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온전히 회사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게 나의 생각이다. 그러나 돈은 부족하다. 신입사원이 가난한건 너무나도 당연하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답을 내리지 못하겠다만 분명한건 '시급제 인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는 마음이다. 나의 시간이 최저시급보단 높았으면 좋겠다.
'가난한 신입사원'
'노력해야 하는 신입사원'
참으로 어렵다. 가난하기에 돈을 더 벌어야 하는데 노력은 해야하고 퇴근하고나서 남는 시간이라곤 6시부터 최대 새벽 1시까지. 7시간 중에 밥먹고, 씻고, 출근 준비하는 시간 제외하면 5시간 정도 남는데 이 시간을 시급으로 매꿀지 미래를 위해 반대로 시간에게 돈을 투자하고 사용해야할지 고민이다.
세상이 너무 어렵고 가혹하다.
취업을 했는데도 돈이 부족하고
돈이 부족해서 일을 하려니
자기개발 할 시간이 부족하고
자기개발을 하자니
당장의 돈이 부족하고
반복의 반복. 취업만 하면 전부까진 아니더라도 조금은 여유가 생길 것 같았던 나의 희망이 또다시 무너지는 하루다. 정말 죽어도 '시급제 인간'이 되기 싫다. 하지만 돈은 벌고 싶다. 어쩌면 가장 큰 모순은 나일까?
가장 큰 모순은 나라는 존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