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가 된 걸까, 성숙한 사회인이 된 걸까
비가 오다 말다 습한 애매한 날씨가 반복인
오늘의 하루는 이상하리 만치 차가웠습니다.
출근길에 일찍 도착했는데 들어가기 귀찮다는
생각조차 시작하기도 전에 발이 이미 회사문을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업무는 생각보다 잘 풀리지 않았는데
단순히 한숨 한번 쉬지않고 '그냥 해야지' 라며
어려운 업무도 해치웠습니다.
퇴근하고 나서는 쉬고 싶고 귀찮을법도 한데
이상하게도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고,
해야할 일들을 척척 해냈더니 시간이 밤 10시가
되었습니다.
마치 기계가 되어 아무런 생각없이 착착
하루를 마무리 한 것과 같은 하루가
결과물로만 보면 너무나도 완벽한 하루입니다.
일도 잘했고, 퇴근하고 늘어지지 않고
해야할 일들을 해냈으니까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너무
차갑게 느껴지네요.
마치 기계가 된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오늘 하루에 어떤 감정이 있었는지
희노애락이 전혀 없었던건가?
하루가 어땠지?
라는 질문에 답변을 하지 못하겠네요.
반대로 차가운 하루였기에 잡다한 생각들이 사라져
일도, 글도 이렇게 쓸 수 있었던걸까요?
이러한 차가움이 필요한건지
아니면 오늘만 조금 특별히 제가 차갑게
하루를 살아낸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때문인건지 무엇때문인건지
알 수 없는 감정이네요.
언젠가 이 감정에 대한 답을 내릴 수 있을까요?
"냉철하게 하루를 살아낸 멋진 어른" 혹은
"감정없이 그저 하루를 보낸 사람" 또는
"그냥 이상한 하루" 가 될지
참 알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