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각 / 물결서사 / 평화와평화 / 야키토리고집
시작은 호남각에서
블루리본이 대체 몇개야.. 셀 수도 없다.
떡갈비 정식을 시켰다.
요즘은 고기보다 채소가 더 좋다. 이런 봄나물 참나물 오이냉채에 환장.. 너어무 맛있었다.
호남각에서 인상 깊었던 건 숏컷 중년 여성 서버분. 굉장히 프로페셔널하셨다. 서빙이 전문직이구나.. 를 느꼈을 정도? 손님한테 한없이 친절하신데 그와중에 모든 테이블의 상황과 정보를 다 파악하고 계셨다. 떡갈비가 몇분 지나면 와서 잘라주신다든지, 손만 들어도 바로 반응해주신다든지 여하튼 엄청났다. 후식으로 매실주스가 나오는데 다른 테이블 다 나눠주시고 우리는 아직 식사 중이니까 안 주시는 그런 센스에 감동받았다. 뭐라 표현을 못하겠네.. 나 글 잘 못 쓰는구나.. 걍 내가 어디 오너셰프라면 당장 이분 스카웃한다.
덕진공원 연화정 도서관! 명성만큼이나 근사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앉을 틈이 없었다. 평일 낮에 와서 한적하게 책 읽으면 좋을 듯. 아 근데 연꽃이 좀 피고 오는 게 더 좋겠다.
덕진공원은 공사중이라 그저 그랬다. 멀쩡하던 소나무를 다 베어놔서 논란이라는데, 지나가는 전주분들이 궁시렁대는 게 우리한테 계속 들릴 정도 ㅋㅋ.... "아 소나무를 왜 없애냐고~! 거기 앉는 게 딱이었는데~~"이러심..
https://news.nate.com/view/20250316n03208
이렇다고 합니다. 조망..? 나도 개인적으로 탁 트인 것보단 나무가 무성한 공원을 더 좋아해서 타지 사람인데도 괜히 아쉬웠다. (최애는 일산호수공원)
연화정 도서관에서 트리플 전주, 완주 편을 보다 가보고싶은 책방이 생겼다.
전주시는 오랫동안 성매매 집결지였던 곳을 예술창작마을로 바꿨다. 그중 한 곳이 물결서사.
인스타그램 소개 카피가 멋져서 바로 네비게이션에 찍고 달려왔다.
"성매매업소는 서점이 되었다. 동네에서 가장 낯선 존재는 책이었다."
과연 황량하기 짝이 없는.. 여기가 집창촌이었을 땐 얼마나 음산했을까. 태국 신혼여행 때도 그렇고 성매매 장소를 직접 눈으로 목격할 때마다 끔찍하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최악의 상품이자 사람이 사람한테 할 수 있는 가장 부적절한 제안이다.
존엄이라곤 없는 황폐한 곳에 생기가 생겼다.
여기가 바로 물결서사! 성매매업소였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겹고 아늑하다.
허엉
돈으로 여성이 사고 팔리던 곳은 서점이 되고, 그 서점엔 여성학 책이 진열되고,, 멋져 정말
중고 도서를 판매하는 코너도 있다.
몇권의 책을 결제하고 사장님께 조심스레 입고를 부탁드리자 흔쾌히 받아주셨다. 그리고 비밀의 2층 장소로 우리를 인도해주시기까지..!
세상에나
미쳤다,, 지브리 영화 주인공 방 그 잡채
어쩐지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 떠올랐는데
역시 두번째 서랍 안에 딱 그 책이 있었다.
잠시 책도 읽고 방명록도 썼다.
내 책 입고 완! 사장님도 시집을 쓰셔서 서로의 책을 맞교환했다.
결이 맞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나랑 좋아하는 게 한 가지 겹치면 대부분 다른 것도 같이 좋아한다. 책을 좋아하면 곧 차를 마시고, 글을 쓰고, 차분한 음악을 듣는다. 나이가 들 수록 나의 결이 뚜렷해지다보니 어디 가서 비슷한 취향의 사람과 공간을 만나면 무척 반갑다. 물결서사가 그런 곳이었다. 잠시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졌다.
사장님도 친해지고싶고(공개 고백) 어떤 면에선 존경스럽다. 나도 책을 서점을 음악을 좋아하지만 성매매업소였던 곳을 책방으로 바꿀 결심은 감히 못했을 것이다. 진짜 대단한 분이다.
나오는 길은 또 폐허.. 여기 갔던 여운이 길게 남아서 나중에 집에 돌아오고도 '김승수 구 전주시장', '전국 집창촌', '성매매하는 이유', '성매매 합법 국가 부작용', '성 착취론과 성 노동론' 등에 대해 줄줄이 파고들었다.
그 다음은 또 다른 책방
독립출판 전문 서점 에이커북스토어!
여긴 예전에 내 책을 입고했던 곳이다. 잘 보이는 곳에 놓여있어 사장님께 감사인사를..
카프카 서점까지 전주 서점 투어 완료
슬슬 쉬고싶어질 때 쯤 남편이 찾은 기맥힌 카페 평화와평화
문 밖에서부터 풍기는 힙플의 기운
키야~
텍스트힙이 유행이라는데 짧은 문구에서 힘이 느껴진다.
귀엽기는.. 인스타 핫플이라 손님이 많았는데 결론은 많을 만하다! 손님을 향한 배려가 느껴져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었다. 앞으로 더 잘되길 바랍니다.
배려1. 와이파이 비번 없음
배려2. 충전기 맘껏 쓰라고 적어놓음
배려3. 화장실에 큰 소리로 라디오 틀어져있음 (똥쟁이로서 이 부분이 제일 감동적)
전라감영 주변 거리가 증말 좋았다. 성수 뺨 때려 아주
중간에 한옥마을에 갔는데 사진을 안 찍은 걸 보면 별 게 없었나보다,, 한옥마을에서는 원래 공예박물관을 좋아하는데 6시가 지나서 문을 닫은 상태였다. 길거리음식으로 만두 먹고 오징어튀김 먹을라 하는데 14,000원..? 이럴 거면 다시 전라감영으로 돌아가자 싶어서 ~~
가게된 백만불짜리 이자카야 야키토리고집
일본 사무라이 같은 사장님과 충성스러운 그의 부하들.. 의 서비스는 교토 5성급 호텔 저리갈 정도였다. 이 집의 시그니처인 꼬치 요리는 아예 사장님 전담이던데 인상 쓰고 진지하게 불 앞에 계신 모습이 마치 일본 만화책을 눈앞에서 보는 것 같았다. 근데 이제 그게 요리 만화인지 사무라이 만화인지 헷갈리는..
맛은 역대급,, 오사카에서 먹은 야키토리가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갱신됐다^.^ 간이 딱 좋았다. 꼬치 하나만 바라보고 산 일본 요리사 그의 실력을 알아본 제자들이 다다미방 청소부터 배우는 그런 서사 뚝딱
진짜 맛있었다. 우리 들어오고 바로 웨이팅 줄줄이던데 맛집이 맞나보다. 담에 또 가야쥐
전주에 갈 때마다 소중한 추억을 안고 돌아온다. 장소가 좋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다들 친절하다. 전주 사람이 원래 개방적이고 친절한가? 아님 한옥마을로 관광객이 많이 유입돼서 서비스정신이 투철해진 건가..?
그리고 유독 도서관과 독립서점이 많다. 이렇게 서점투어를 했는데도 아직 가보고 싶은 곳이 잔뜩 남았다.
서울에서 내려오면서 대전에 잠시 살다 다시 올라갈 계획이었지만 글쎄요,, 오히려 더 로컬로, 지방으로 가고 싶다. 특히 전주! 너무 좋아❣️
*ps. 이밖의 추천 장소
자매갈비전골 (단골 맛집. 짱 맛있음 웨이팅 주의)
교동다원 (고즈넉한 찻집)
한옥마을 도서관 (가보려고 저장해둠)
조점례남문피순대 (남편 단골. TV에 많이 나와서 이제 너무 유명해짐)
현대옥 (콩나물 국밥)
라한호텔 (1층에 서점 아주 굿,, 가려고 할 때마다 매진인 곳)
마살라 (현지인 추천 인도커리집)
채식주의자의 무화과 (가려고 저장해둠22)
잘익은 언어들 (가보고싶은 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