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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현우 Apr 27. 2020

[책쓰기&글쓰기] 책 쓰는 비용 vs 책 만드는 비용

책 내는 데 돈이 든다고? 천만 원!

알림 : 이 내용은 실용서를 쓰려는 분께 알맞습니다. 실용서로는 주식투자, 요리, 자기관리, 프로그래밍, 여행, 과학, 부동산 책 등이 있겠죠. 


내 이름이 박힌 책을 얻는 데 두 가지 비용이 있습니다. '책 쓰는 비용'과 '책 만드는 비용'입니다.


책 쓰는 비용

저는 책을 카페에서 쓰는 걸 추천해드리는데요, 카페에서 책을 쓰려면 음료 비용이 들죠(식비야 책을 쓰지 않아도 들 비용이죠). 100일 동안 썼다면 하루 5천 원 잡아도 50만 원이 든 겁니다. 물론 댁에서 물만 마시며 집필하면 더 절약할 수는 있겠죠. 커피비만 아꼈다고 0원으로 책을 쓸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여행서를 쓴다면 여행을 가야 하니까 더 들죠. 요리책이라면 재료를 사야 하니까 재료비가 들어요. 


책 쓰는 비용은 100% 작가 부담이 원칙이지만 통상 비용을 넘을 때는 출판사와 협의해서 보조받기도 하죠. 이처럼 원고를 집필하는 데 드는 비용을 '책 쓰는 비용'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물론 가장 큰 비용은 '시간'이죠). 


책 만드는 비용

그렇다면 '책 만드는 비용'은 무얼까요? 원고가 책이 되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죠. 처음 작성한 원고를 '초벌 원고'라고 하는데 편집자가 교정/교열/윤문(이하 교정)을 하게 됩니다. 대개는 엄청난 수정 요청을 받게 될 거예요. 그러고 나서 인디자인이라고 하는 전문가 프로그램으로 조판(책 내지 디자인에 맞게 원고를 안치는 일)을 합니다. 조판된 원고를 교정지라고 하며, 편집자가 교정을 하게 됩니다. 조판/교정 과정을 적게는 3번 정도 진행하게 됩니다. 조판/교정 작업이 끝나면 드디어 책으로 제작됩니다. 제작에는 크게 인쇄, 후가공, 제책 과정이 있고 그 후 물류 창고로 입고되어 전국으로 배본됩니다. 이 모든 과정에 돈이 들게 되죠. 바로 '책 만드는 비용'입니다. 일반적으로 출판사가 담당하게 되죠. '일반적으로'라니? 출판사가 부담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저자가 부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자가 '책 만드는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


내 돈 내고 저자가 되는 방법이 있습니다. '책 만드는 비용'을 저자(저작자)가 부담하는 경우 말이죠.


1. 저자에게 전략적으로 필요할 때

2. 자자에게만 의미가 있는 내용일 때


첫 번째 '저자에게 전략적으로 필요할 때'는 회사 같은 단체가 주로 이용하는 방식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A라는 회사가 제품 B를 홍보하는 책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런데 제품을 홍보하는 책을 구매할 사람이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럴 때 출판사에 '돈'을 주고 출간할 수 있습니다(전략에 유효한 수단이라면 추진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저자에게만 의미가 있는 내용일 때'는 그냥 개인의 버킷리스트 실현이라고 볼 수 있어요. 서점에 전시해봤자 팔리지 않을 내용이라 출판사가 출간해줄 리 없을 때 사용하는 선택지입니다.  '한 번쯤 저자가 되고 싶은 소망'에 출판사에 의뢰해 저자 자신의 '돈'으로 출판하는 거죠. 자서전이나, 평범한 이야기나, 아주 수요층이 적어 전문성이 높은 분야를 담은 경우가 이에 해당하죠. 


이 경우에는 '돈'을 지불했음에도 대부분은 오탈자만 수정해 출간하기 때문에 함량 미달인 책이 되기에 십상입니다. 그래서 대형 출판사는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이런 출판 대행(?)을 안 합니다. 소규모 출판사나, '저자 등극'이라는 달콤함을 미끼로 삼는 학원에서 진행해요(어떤 곳은 출판해주는 대신 강의비가 1,000만 원도 넘는다고 하네요). 요즘은 전자책을 무료로 낼 수 있는 시대이고, 블로그 서비스도 많은데 '꼭 이런 방식을 활용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내 돈 써서 내 책 만들겠다"는 데, 타인이 왈가왈부할 바는 아니겠지만, 그리고 책 쓰는 방법이 한 가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내 돈으로 출판하는 방법'은 정공법이 아닌 것 같습니다. 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인 저자/독자/출판사(서점) 모두가 이익이 되는 지점에서 책을 출간하는 방법이야말로 당당하게 '저자 등극'을 달성하는 정공법아닐까요(함량 미달 책을 낸다는 건 양심에 찔 리는 바가 있고, 나무한테도 좀 미안하거든요 / 물론 모든 경우에 함량 미달이라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돈 받는 저자가 되는 길


요즘 책쓰기가 붐입니다. 책 읽는 독자는 줄고, 책을 쓰려는 분은 늘었어요. 예비 저자와 미팅을 진행해보면 가끔은 책을 거의 읽지 않은 분도 있습니다. 책을 읽지 않으면 기본적으로 책 구성과 책이 주는 인사이트 수준을 가늠할 수 없습니다. 눈높이와 기준을 잡을 수 없는 분이 좋은 책을 쓸 리가 없죠. 게다가 좋은 책으로 안내하는 편집자의 가이드를 납득하지 못하기도 해 작업이 어렵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돈으로 저자가 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출판사 문을 두드려 저자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책 쓰는 비용'은 인세(자작권료)로 받으시고, '책 만드는 비용'은 출판사가 부담케 하세요.


'책 만드는 비용'을 부담하고 싶지 않다면, 적어도 독자에게 인정받을 수준으로 부끄럽지 않은 책을 쓰고 싶다면, 먼저 '책을 읽으세요'. 그러면 진정 좋은 책을 쓴 떳떳하고 멋진 저자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참고해 볼만한 글 : '출판사가 OK하는 저자의 자격'




위 내용은 <출판사가 OK하는 책쓰기>의 일부를 참조했습니다. #책쓰기, #글쓰기, #1인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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