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나은 오늘'이라니
어느 시점을 지나면
매일 조금씩 노화되는 인간으로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려면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노력을 해야 하고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노력을 해야 돼.
단지 '어제 보다 나은 오늘'을 위해서 말이야.
성장하지 않는다고 도태되는 것도 아닌데
마음은 왜 자꾸 발을 동동 구르는지
이럴 때 보면 내 마음도 내 편은 아닌 것 같아.
항상 다리가 아프도록 걷거나
티셔츠가 흠뻑 젖도록 달려야 하는 건 아니잖아.
잠깐 멈춰서 하늘을 보거나,
땅을 내려다보며 신발끈을 묶을 수도 있잖아.
출근시간에 어쩔 수 없이
지옥철에 타야만 하는 것처럼,
숨을 쉬기가 힘들 정도로 구겨지더라도
성장이라는 열차에 올라타야만 하는 건가.
그런데
다들 돈이든, 지식이든, 명예나 권력이든,
항상 무언가를 획득하는 것만이 성장이라고
생각하나 봐.
그렇다면 승진을 한 것은 성장이고
용서하지 못할 것 같았던 사람을 용서하게 된 건 성장이 아닌 걸까.
스케쥴러를 빼곡하게 채워가며 여러 일을 해내는 건 성장이고
누군가를 진심으로 위로할 줄 알게 되는 건 성장이 아닌 걸까.
'어제보다 더 행복한 마음,
더 감사한 하루,
더 사랑한 날이에요.'라고 말했을 때,
'그건 성장이 아니야. 성장의 끝은 성공이야.'라고 말하는 것이
이 세상이 원하는 성장인 걸까.
성장이 곧 성공의 다른 말인 세상이라는 게
조금은 서글프지만,
분명한 것은
내 마음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거야.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이 아니라
'어제보다 더 나은 어른'이 되고 싶거든.
누군가를 향한 뾰족한 마음도,
내 맘대로 되지 않아 헝클어진 마음도,
이기적이고, 유치했던 옹졸한 마음도
조금은 더 무던하게,
흔들이지 않고 고요하게,
그리고 침착하지만 단호하게
기다리고 대처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
누군가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거라고 하겠지만,
나이가 든다는 것이 닳아서 무뎌지는 게 아니라
시간의 광을 내는 과정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은은하게 빛나는 마음을 가진 어른이 되는 것,
그것도 성장이라고 믿어.
성장이 성숙의 다른 말이라는 것을 믿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