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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찬 Oct 09. 2022

친구에게 타로 봐주기 2

한글날 연휴, 비가 내리는 일요일이었다.

바람이 서늘하여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게 과연 가을이었다.

빈둥거리는 아침을 보내고 느지막이 브런치를 먹으러 나갔다.

선유도에 있는 어느 카페에서 친구와 만났다.


브런치를 주문하였더니 30분 이후부터 주문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그 막간을 활용하여 친구에게 타로카드를 봐주었다.

친구는 결혼식 때문에 잠시 서울에 올라와 나를 만나는 것이었다.

친구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다.


친구는 먼저 서울에 올라오는 것과 고향에 남는 것 가운데 더 나은 것은 어떤 것인지 질문했다.

“서울에서는 직무 능력이 많이 늘고, 하루하루 평온한 일상에 감사히 지내지, 하지만 사람들과 관계는 피상적이고 기능적일 거야.”

“고향에서도 하루하루 즐기며 지낼 수 있고, 직업적으로도 성공적인 성과를 낼 수 있어, 하지만 마음속에 풀리지 않는 고민이 있을 거야.”


친구는 그 고민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네가 훨씬 더 낫고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거야.

그런데 그 가능성들을 누르고 있어야만 하지.

환경적으로 그 가능성들이 뒷받침되지가 않는 거라고 보면 돼.”


친구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선 여자 친구를 만드는 것은 서울과 고향 중 어디가 나은지 물었다.

“서울에서는 아예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거야. 고향에서 만든 어떤 관계도 너를 도와줄 수가 없어.

고향에서는 네가 조금 더 용기를 내고 적극적으로 대시할 필요가 있네.”


나는 친구에게 그 여자 친구가 될 사람이 어떤 분일지 뽑아주겠다고 하였다.

“너를 조건으로 좋아하는 게 아니라 정말 순수하게 좋아해.

그리고 정말 다재다능해서 발전 가능성도 되게 많고.

무엇보다 자기 계발, 명상 이런 쪽에 관심이 많고, 조금 종교적인 사람인 것 같아.”


그러자 친구는 언제쯤 그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지, 혹시 주위에 있는지 물었다.

“내가 볼 때 3개월 안에 여자 친구 생기고, 속 이야기도 전부 솔직히 나누고, 싸우지도 않아. 1년쯤 지나고 나면 결혼 이야기 나올 수도 있어.

그리고 이미 네 주위에 있는 사람인데, 지피는 사람 있어?”


친구는 씩 웃더니 고개를 내저었다. 그리고서는 전 여자 친구와 재회 가능성을 물었다.

“재회 가능성? 전혀 없고, 그냥 순수하게 사랑했던 추억으로만 간직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러자 친구가 발끈하며 말했다.

“야, 내가 그 여자 친구랑 사귈 때는 우리 둘이 결혼할 거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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