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
일시: 2020년 4월 21일 (매봉산 – 하늘공원 – 메타세쿼이아 길 - 월드컵공원 10km)
누적거리: 779km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하늘이 청명하다. 우리나라 하늘 같지가 않다. 늘 흐리거나 먼지 띠가 시야를 가리고 있어서 이렇게 맑고 밝은 하늘을 본지가 너무 오랜만이다. 사진을 찍으면 어디에서 찍든 모두 작품 사진이다. 배경이 푸르고 맑으니 무조건 사진이 예쁘게 나온다. 오늘 하늘은 산티아고 길을 걸을 때 보았던 하늘과 같다. 3년 전 그 길을 걸으며 부러운 것이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청명한 하늘이고, 다른 하나는 풍요로운 농경지였다. 오늘 하늘을 보며 너무 반갑고 즐거웠다.
우리나라 하늘도 이렇게 청명할 수 있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만큼 너무나 푸르고 높고 맑고 밝았다. 불광천에서 바라보는 북한산이 가깝게 다가왔다. 먼지 띠로 인해 정상과 그 아랫부분이 늘 구분되어 있었는데, 오늘은 북한산 전체를 볼 수 있었다. 얼만 전까지만 해도 북한산을 선명하게 볼 수가 없었는데, 오늘은 선명하며 동시에 가깝게 보였다. 하늘공원에서 바라본 한강 넘어 풍경들도 너무 가깝게 느껴졌다. 시야가 너무 시원하다.
코로나로 인해 고통받는 분들이 많이 있다. 그분들에게는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하지만 코로나는 우리로부터 모든 것을 앗아가지는 못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앗아가는 것도 있지만 되돌려 준 것도 있다.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고, 고용 불안과 해고로 인한 서민들의 삶을 힘들게 만들었다. 또한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고통을 가중시켰고, 많은 경제 분야의 침체로 일반 서민의 삶을 힘들게 만들었다.
그와는 반대로 우리에게 돌려준 것도 있다. 우선 청정한 공기와 하늘을 돌려주었다. 가족 간의 화목을 되찾을 수 있었다. 서로 바쁘게 사느라 가족끼리 모이는 시간이 부족했었는데, 사회적 거리 두기로 자연스럽게 가족 간의 시간을 되찾고 가족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그저 평범하다고 생각해왔던 친구 모임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알게 되었다. 우리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 의식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스크 구입을 타인을 위해 미루거나 일정 기간 동안 보류하며 급한 분들을 위한 배려를 하는 모습도 아름답다. 의료진의 희생적인 봉사 정신도 돋보였다. 한 시간보다는 많이 잔다는 공무원의 얘기를 들으며 감동을 받았다. 우리 국민은 대단히 성숙한 시민의식과 봉사정신으로 힘든 상황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가 우리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