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20200708 수요 걷기 리딩 (합정역 – 선유공원- 한강변 – 여의나루역 8km)
20020710 답사 (오목교역 – 안양천 – 선유공원 – 한강변 – 집 15km)
누적거리: 1,300km
평균 속도: 5.2km/h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며칠 전 모 공공 단체의 채용 면접관으로 다녀왔습니다. 주차 관리원 채용을 위한 최종 면접입니다. 이미 서류 심사를 통과한 후보자들이기에 어느 누가 채용이 되어도 그 업무를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는 분들입니다. 6개월 단기 계약직인데도 경쟁률은 5:1이나 됩니다. 그만큼 살기가 힘들어졌나 봅니다. 연령대도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고 대부분이 60대였습니다. 오랜 기간 공직 기관이나 사회생활을 해 오셨던 분들로 전문성을 갖춘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분들이 반드시 경제적인 이유로 지원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퇴직 후에도 계속해서 일자리 쇼핑을 하시는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지원 이유를 물으니 대부분 할 일 또는 소일거리가 필요해서라고 답변하셨습니다. 하루 종일 집에만 있을 수도 없고, 매일 등산을 다니거나 친구들과 막걸리를 마실 수도 없습니다. 소일거리, 일 거리, 놀 거리가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평생을 일만 하고 살아오신 분들입니다. 역할과 책임에 최선을 다하며 노력해오신 분들에게 갑자기 주어지는 퇴직 후의 삶이 반드시 행복한 것만은 아닐 겁니다. 퇴직 후 휴식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은 아마 3개월 또는 길어야 6개월 정도일 겁니다. 그 후 많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로 지원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젊은 시절 여유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할 정도로 바쁘게 살아오셨지만, 이제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시간에 치여 살고 있습니다. 그런 삶이 자신의 자존감을 하락시키고, 존재 가치를 떨어트리고, 삶의 질을 저하시키며 무력감에 빠지게 만듭니다.
해야만 하는 일, 또는 주어진 일만 할 줄 알았던 분들이기에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 본 적도 없고,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퇴직 후에 좋아하는 것을 찾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직장 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시면서 자신이 추구하는 또는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꾸준히 해 오신 분들이라면 퇴직 후의 삶이 행복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에 치여, 가족을 돌보느라, 직장에서 상사 눈치 보랴, 정작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살아왔던 분일 것입니다. 그런 생각 자체가 사치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을 겁니다.
가장으로서 평생 가족을 위해 노력했던 분들 중 가정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다는 얘기를 자주 들으며 씁쓸하기도 합니다. 배우자는 밖으로 나가서 자유롭게 지내고, 아이들은 각자 생활이 바빠서 가장과 대화할 시간이 없어서 집 안에서 우두커니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고 합니다. 사회생활하면서 가족들과 함께 보냈던 시간이 적었던 만큼 집안 사정에 어두워 가족들과 마찰을 빚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만 하더라도 퇴직 후 집에서 대접받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대접은커녕 가족들 눈치 보며 다른 일 거리를 찾아다녀야만 하는 ‘일자리 방랑자’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사회 구조가 그렇게 만든 것 같습니다. 변화하는 사회의 흐름이 그런 세상을 만든 것 같습니다. 퇴직 후 삶을 어떻게 행복하고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 온 것입니다. 저 역시 퇴직 후의 삶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고, ‘인생 2막의 재구성’이라는 주제로 유튜브를 16편 만들어 올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 주제로 ’ 50 플러스 센터’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저의 경험과 극복한 과정을 진솔하게 나눠드리고 싶었습니다.
최근에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 문요한이 ‘오티움’이라는 책을 발간했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중입니다. 주된 내용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삶의 주도권을 찾아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자는 내용입니다. 많은 여가 시간을 어떻게 하면 즐겁고 풍요롭게 보낼 수 있는지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정신과 의사의 전문가적 시각과 40여 명 사람들의 얘기를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퇴직 후 삶이 무기력하신 분들이나, 자신만의 삶을 찾고 싶어 하시는 분들, 경력 단절로 미래 설계에 대해 방향을 잃어버린 분들, 시간이 너무 많아 시간에 치여 사는 분들, 젊은 나이에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분들 등 일상 속에 행복을 느끼시지 못하는 분들에게 좋은 지침이 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면접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면접에 참석하신 동년배 분들을 생각하며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처하신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어느 곳에 취직이 되었다손 치더라도 1, 2년 후에는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다른 곳에 지원을 해도 점점 취업의 기회는 사라질 것입니다. ‘취업 쇼핑’하는 시간과 에너지를 자신만을 위하는 시간으로 채워가며, 그런 시간들이 모여 개인적, 가정적, 사회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시길 바랄 뿐입니다. 시기적절한 책의 발간을 축하하며, 이 책이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분들에게 등대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