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된 흐름이었다. 지폐와 동전을 제조하는 데 들어가는 제조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거래의 투명성과 편의성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금융거래가 전산화되며 자금 세탁이나 탈세를 방지할 수도 있다. “ (조선일보 20211025)
오늘 신문에 나온 기사다. 요즘 현금을 들고 다니는 사람은 중년 이상의 사람들밖에 없는 것 같다. 젊은 사람들은 이미 현금 자체를 아예 들고 다니지 않는다. 우리 손자들은 현금 구경을 해 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결혼 초기에는 월급봉투를 받아 아내에게 전해주면서 가장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적도 있었다. 요즘은 현금 대신에 자동이체로 입금 및 출금이 되는 상황이니 점점 현금을 만져 볼 기회가 사라졌다. 돈을 벌기 위해 하루 종일 일을 하면서 정작 돈은 통장에 입금되자마자 자동 인출된다. 노력해서 번 돈임에도 정작 그 돈의 주인은 따로 있다는 느낌도 든다.
나이 들어가면서 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집 한 채와 소액의 현금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죽기 전까지 이 재산을 잘 관리해서 자식을 포함해서 남의 도움 없이 살아가야만 한다. 국민연금이 매달 입금되고 있는 것이 마음에 큰 위안이 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처음 국민연금을 시작할 때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았고, 연금을 받지 않고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젊은이의 객기가 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직장에 근무하면서 자동적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하게 된 것이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재테크를 위해 올 초에 주식 공부를 시작해서 나름대로 주식 투자 원칙을 만들어서 투자하고 있다. 소액 투자자로서 필요한 정도의 기본적인 전략과 원칙을 만들게 되어 다행이다. 미국에서는 퇴직 연금의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한다는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식 투자자의 숫자가 급증하고 있고, 특히 MZ 세대 직장인의 83%가 주식, 부동산, 펀드,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재테크에 대한 인식의 전환도 생긴 것이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두 가지 크게 배운 점이 있다. 주식을 현금화해야만 하는 것이 자산이 아니고 주식 자체가 이미 자산이라는 사고의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전에는 집이나 땅과 같은 부동산과 현금만을 자산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채권, 주식, 암호화폐 등도 자산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은행 계좌에 쌓인 것만을 자산이라고 믿고 있었던 생각에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재테크를 하면서 은행이자보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면 굳이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의 변화이다. 주변에서 주식 투자로 큰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손실을 봤다는 얘기는 쉽게 들을 수 없다. 자신의 손실을 얘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여유자금으로 다양한 투자방식을 통해서 은행이자보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일상의 재미가 될 수도 있으며 동시에 좀 더 즐겁고 편안한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최근에 ‘스노 크래시’란 책을 읽었다.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처음 쓴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저자 ‘닐 스티븐슨’이다. 책을 읽으며 메타버스 세상에 대한 이해를 조금이나마 할 수 있게 되었다. 내용 중에는 5천만 달러에서 10억 달러라는 화폐단위도 나온다. 필요한 물품 구입에 들어가는 화폐단위이다. 이렇게 큰 단위의 화폐가 아무렇지도 않게 상용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마치 생필품을 구입하기 위해 돈다발을 들고 다니는 다른 나라들의 모습이 연상되는 장면이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정부의 업무는 많이 축소되고 오히려 정부가 기업에 예속된 느낌이 들었고, 은행은 이미 본연의 업무 기능을 상실한 것 같았다. 그때 떠오른 생각이 새로운 화폐단위로 암호화폐가 통용되지 않을까라는 것이다. 물론 금융 문외한이자 초보인 나만의 생각이다. 화폐의 기능은 물가 조절과 대체 수단이다. 이미 현금은 대체 수단으로써의 기능을 많이 상실했다. 모바일 뱅킹과 다양한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서 지불 대체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은행의 기능은 점점 축소되거나 기존의 방식에서 변화된 다른 형태의 은행이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중국에서는 디지털 화폐의 활성화를 위해 또 정부의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암호화폐 채굴 시장을 폐쇄 조치했다. 덕분에 채굴 시장은 미국이 많이 확보하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4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증시에 상장되었고, 최근에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까지 등장했다. 국내에서도 공인된 암호화폐 거래소가 나왔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암호화폐 ETF 상품이 출시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암호화폐 수익에 대한 세금을 징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런 사실들은 암호화폐가 일시적인 투기가 아닌 정상적인 화폐의 기능으로 자리 잡아 나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물론 유동성이 높아 여전히 위험할 수도 있지만 암호화폐는 이미 제도권으로 들어온 것 같다. 투자를 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암호화폐가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지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냥 돈을 은행에 맡기는 것보다 조금 더 나은 수익 창출의 방편으로만 활용하고 있다. 암호화폐를 재테크의 방편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주식, 채권, 암호화폐에 조금씩 투자하고 있다. 수입원은 국민연금 외에 채용 면접관으로 활동하며 발생하는 수입이 있는 정도이다. SNS를 꾸준히 하고 있으니 수년 후에는 SNS를 통한 수입도 조금 늘어날 것이고, 글을 꾸준히 쓰고 있으니 언젠가는 책을 발간하고 약간의 인쇄도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내년이며 만 65세가 된다. 걷고, 글 쓰고, 명상하고, 독서하며 하루하루 충실하게 보내고 있다. 내년부터 시작할 ‘걷고의 걷기 학교’는 수입과는 전혀 무관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아직 좀 더 활동적으로 움직일 필요도 있고, 약간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일을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몸을 움직이며 일하면서 수입도 올리고 건강도 챙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하지만 그 일이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일이라면 굳이 할 필요는 없다. 대신 아껴 쓰면 된다. 노후를 조금이라도 더 풍족하고 여유롭게 보내기 위해서 재테크를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재테크를 하면서 은행 금리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면 이 또한 매우 기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