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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휘수 Oct 15. 2021

내게 집은 점차 커지고 좋아지는게 당연했다. 

마치 점점 더 커지고 할 줄 아는 것이 많아지는 나처럼 집도 자라나고 좋아졌다. 모두 원래 그런 줄만 알았으나 당연히 당연한건 아니었다. 처음에는 대가족이 살던 주택의 한켠에서 시작한 우리는 방에서 반지하로 반지하에서 2층 빌라로 2층 빌라에서 2층 아파트로 이사했다. 전세에서 다음 전세로 옮겨다니던 우리에게 처음으로 우리 집이 생긴 건  2002년 월드컵 쯤이었다.


처음 직장을 구했을 때는 집을 사려는 마음이 전혀 없었다. 여자친구는 있었지만 아직 연애 초기였고 게다가 몇 년안에 실리콘 밸리로 이직하려는 마음이 꽤 강했다. 힘들게 가진 돈에 맞춰 전세집을 구하는 동안 알았다. 서울 집값이 엄청 비싸다는 것을. 그냥 언젠가 사겠지라고 생각하던 매매는 전세를 구하기 전보다도 더 멀게 느껴졌다. 첫 전세를 구할 때에 부모님은 대출을 영혼까지 끌어서 매매하는 것을 추천하셨고, 그 시기쯤 집을 구한 동생은 매매를 했지만 나는 잘 알지도 못하는 부동산을 사려고 시간과 돈을 쓰기보다는 일과 연애에 신경을 쓰고 싶었다.


그 후 한참 동안은 집은 막연하게 신혼부부 공급이라는게 있으니 그걸로 사야지 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연애가 끝나자 그런 계획은 의미가 없어져 집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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