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션을 빼야 분위기가 산다

전사 워크샵 MC, 그 후

by 인생이란

입사 7개월 차에 회사 워크샵 엠씨를 맡았다.
평소에 말 한마디 하지 않는 조용한 회사 분위기 속에서, 전사 행사 진행이라니.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행사 당일엔 평소보다 밝고 쾌활한 척을 해야 했고,
즐겁지 않은데 억지로 분위기를 띄워야 했다.
게다가 나는 늘 그렇듯, 하나라도 놓칠까 싶어 모든 걸 꼼꼼히 준비하려 했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나를 더 조이게 만들었다.


부모님과 통화하다가, 아빠가 농담처럼 말씀하셨다.
“그냥 전국노래자랑 송해 선생님처럼 하면 되지.
‘식사는 맛있게 하셨나유~?’ 이런 식으로.”

처음엔 어이없었다.
“아빠 같으면 그걸 할 수 있겠어?”
그렇게 툭 쏘아붙였지만, 전화를 끊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다.


진행자는 완벽히 통제하는 사람이 아니라, 흐름을 만들어주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힘을 좀 빼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였던 건 아닐까 싶었다.


마음을 바꾸고 나니, 준비하던 과정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
대표님 환갑 축하 이벤트를 준비하며 팀원들과 웃을 수 있었고,
케이크와 롤링페이퍼를 전달하던 순간엔
나도 직원들과 함께 즐기고 있었다.


떨리지도 않았다.
그냥 그 자리에 함께 있었다.


행사는 생각보다 순조롭게 끝났다.
그리고 지나고 나니, 두려움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진짜 중요한 건 그 상황을 ‘혼자 버티지 않는 것’이었다.


두려움은 혼자 하려는 마음에서 오고,
연결되는 순간 분위기는 스스로 살아난다.


아빠의 농담 같은 한마디가 알려줬다.
결국 중요한 건 통제가 아니라 연결이라는 걸.


조직은 사람이 모여 움직인다.

나를 완벽히 만드는 것보다, 함께하는 법을 배우는 게 더 어렵고도 중요한 일이다.
그런 순간들을 계속 기록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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