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가족, 버릴 수 없는 운명

― 돌아온 아버지, 그리고 내가 선택한 ‘가족이라는 이름’

by passion hong

가족. 듣기만 해도 마음이 복잡해지는 단어죠. 좋을 때는 천국이지만, 어려운 순간에는 가장 큰 무게가 되기도 하니까요.

제게도 그랬습니다.

중국 주재원으로 갔던 회사가 팔리고,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채 봉천동의 월세 25만 원짜리 반지하에 살던 시절이었어요. 어느 날 갑자기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원표야, 내가 몽골에서 죽지 못할 것 같다. 한국에서 죽어야겠다. 한국으로 가마.”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수년간 연락이 끊겼던 아버지. 마지막으로 봤던 건, 나를 두고 떠나던 뒷모습이었는데...

그 전화를 받고, 아버지께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엄청 고민했습니다. 제가 아픈 아버지를 부양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친한 지인들은 아버지를 모시지 말고 네 인생을 살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평생을 의리와 예의를 먼저 생각하며, 살아온 제 가치관과 맞지 않아서 결국 공항에 아버지를 마중 나갔어요. 공항에서 본 아버지의 모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옷에는 먼지가 가득했고, 거지 같은 차림새에 알아보기도 힘든 상황이었어요.

보자마자 바로 병원으로 모시고 갔습니다. 한때 저를 떠났던 사람, 지금은 아무 힘 없이 병상에 누워 있는 사람. 그 두 모습이 동시에 겹쳐졌어요.

병원비가 하루 100만 원 이상 나왔고, 앞으로 아버지를 어떻게 책임져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병원 밖에서 한참을 펑펑 울었어요. 슬픔이나 화 때문이 아니라, 그냥 복잡한 감정들이 한꺼번에 밀려왔습니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나한테 이런 현실을 주는지...” 하늘을 원망하고 또 원망했습니다.

많이 울고 나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래도... 아버지는 내 아버지니까.”

가족이란 건 좋을 때만 함께하는 이름이 아니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어요. 아버지는 뇌경색 진단을 받았고, 병원비는 계속 쌓여갔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던 저는 여기저기 정보를 알아본 끝에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노숙인 쉼터에 아버지를 모시기로 결정했어요.

그 결정을 하기까지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자존심이 바닥까지 내려앉는 기분이었거든요. ‘내가 아버지를 이렇게까지 모셔야 하나’ ‘사람들이 알면 뭐라고 할까’

하지만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면 이쯤은 괜찮다. 아버지가 나를 키워주신 건 20년이지만, 나는 아직 아버지를 제대로 모신 적이 없으니까.”

쉼터에서 아버지를 병간호하면서 저는 서울시의 찾아가는 동사무소 서비스 일을 시작했습니다. 쉼터에서 가까운 곳에서 일하며, 아버지가 아프면 언제든 갈 수 있는 거리였기 때문이죠.

어느 날 아버지가 계단에서 넘어지셨다는 전화를 받고 급히 병원으로 달려간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일은 한 번이 아니었고 여러 번 반복되었습니다. 몸도 마음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 시절을 버텼는지 신기할 정도예요.

쉼터에서 송년회를 했던 날도 기억이 납니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버지가 떡을 급히 드시다 목에 걸려 숨을 쉬지 못하셨어요. 저는 급하게 아버지 입에 손을 넣어 떡을 빼냈습니다. 그 순간의 두려움과 간절함은 아직도 생생해요.

이런 사건들이 반복되면서 가족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가슴 깊이 깨닫게 됐습니다. 힘들고, 부끄럽고, 때로는 원망스러워도 결국 우리는 가족이더라고요. 끊으려 해도 끊을 수 없고, 외면하려 해도 결국 돌아보게 되는 존재.

혹시 당신도 가족 때문에 마음이 복잡한가요? 그렇다면 이 말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가족이란 건 정답이 없어요. 그저 내가 끝까지 붙잡고 싶은 이름이 있다는 것, 그게 곧 가족이에요.”

저는 아버지를 지키는 과정에서 어른이 되었고, 사람이 되었고, 무엇보다 진짜 ‘아들’이 되었습니다.

부담스러워도 괜찮습니다. 억울해도 괜찮습니다. 그 마음 안에 사랑이 있다면, 당신은 지금도 가장 고귀한 길을 걷고 있는 거니까요.

그때 제게 가장 힘이 되었던 문구는 이것이었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


삶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TIP 5가지:

힘들 때일수록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지세요. 잠시 멈추어도 괜찮아요.

가족의 문제를 혼자 짊어지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청해ㅜ보세요.

복잡한 감정을 숨기지 말고 털어놓으세요. 때론 울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당신의 마음과 진심이 가장 중요한 법이에요.

힘든 순간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을 떠올리며 견뎌보세요. 반드시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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