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

2024.11.20

by 헤시온

오늘 하늘은 푸르렀어. 오늘 하늘은 희뿌옇었어. 오늘 하늘은 붉게 물들었어. 엄마 없는 하늘은 오늘도 변함없이 항상 무심해.

그 날, 봉선사의 화로에서 피어나던 엄마의 흰 눈송이가 내 머리 위로 하얗게 재가 되어 내릴 때, 아직도 울던 그 날이 생생하게 떠올라.

이렇게 하늘은 높은데, 땅은 넓은데, 사람은 많은데. 내가 있을 곳은 낮고, 엄마 있을 곳은 한없이 비좁고, 엄마 찾을 데는 없네.

가끔씩 떠오르는 엄마의 말괄량이 장난이 이제는 눈시울이 붉어져 또르르 흐르곤 해. 아니, 울컥울컥 치솟곤 해. 언제쯤 이런 장난이 멈출까. 아직도 문을 발칵 열고 들어올 것만 같은데. 걸려오는 전화에서 엄마 목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은데.

한없이 곱던 엄마 얼굴은 한없이 고운 하얀 뼛가루가 되어 고이 모셔져 있어. 그 좁은 곳, 그 안에 수많은 기억들이 갇혀있어. 꺼낼 수가 없어. 꺼내려고 하면, 자꾸 무너져 내리곤 해.

그래도 활짝 웃으려고. 울지 못해 웃으려고. 엄마 생각이 날수록 머리는 무뎌지지만, 가슴은 예리해지는걸.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아플 리가 없으니까.

이제부턴 엄마가 없는 삶을 살아가야만 해. 엄마가 보지 못할 것들을 보고, 듣지 못할 것들을 듣고, 느끼지 못할 것들을 느껴가며 살아가야 해. 갑작스럽게 엄마 없는 나날들을 준비도 못한 채 맞이해야만 해.

마지막 한 마디 전하지 못해 가슴이 미어져. 생각할수록 쓰라려와. 수천번 했지만, 수만번 해도 부족할 말, 그 한 마디 엄마 귓속에 마지막으로 새어 들어갔을까. 지금 여기서 수없이 외친다고 들릴까. 많이 사랑했어. 정말로 많이 사랑했어.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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