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찬혁이 좋다.

by 배터진마돈나

누군가는 GD병에 걸렸다 했고, 누군가는 가수를 넘어 진정한 아티스트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관심 밖이었던 그 아인, 노랗게 물들인 머리카락을 바리깡으로 밀어버리더니 어느 날, 곱실거리는 단발머리를 찰랑거리며 세상에서 제일 하얗게 웃고 있다.


짜지도 달지도 않던 건강한 맛의 그 아이가 자신만의 천연조미료를 얹어 신기한 맛을 내기 시작한 건 군대를 다녀온 후로 기억된다.

해병대의 빡센 군생활이 그를 변화시킨 건지 귀신 잡는 해병대에서 귀신이 들려 나온 건지 모를.


잘생기지 않은 얼굴로 우주 최강 미남미를 뽐내고, 비루한 몸매로 패셔니스타를 자처하더니 질투 나는 가사와 끝내주는 퍼포먼스를 장착하고 나를 꼬신다.

그 녀석은 그렇게 요상한 매력으로 순진한 나를 가스라이팅하고 이윽고 나의 디카프리오가 되었다.


하얗게 방실거리면서 덩실거리고 춤출 때, 한 손에 설렁하게 쥔 잔에서 샴페인이 일렁이며 뛰쳐나갈 때.

그 녀석은 아이가 되고 소년이 되고, 나비가 되고 먼지가 된다.

그리고 나는 자유, 그 아이로부터 자유를 본다.

타인으로부터, 속박으로부터, 수학공식처럼 고리타분한 통념으로부터.

그리고 마주 한 나를 가두는 모든 그것으로부터.

훨훨 날아갈 날개를 얻은 듯, 먼지 한 톨처럼 가볍고 무해한 새하얀 웃음으로 자신의 우주를 만들어 가는 것 같다.

서럽게 주저앉으면서 터득한 마법을 온 세상에 흩뿌리면서 우리도 나비가 되길, 먼지가 되길.

무해하고 자유롭게 날아가길 소망하는 것 같이.




장례희망 / 이찬혁 작사


아는 얼굴 다 모였네 여기에
한 공간에 다 있는 게 신기해
모르는 사람이 계속 우는데
누군지 기억이 안 나 미안해
종종 상상했던 내 장례식엔
축하와 환호성 또 박수갈채가
있는 파티가 됐으면 했네
왜냐면 난 천국에 있기 때문에
오자마자 내 몸집에 서너 배
커다란 사자와 친구를 먹었네
땅 위에 단어들로는 표현 못 해
사진을 못 보내는 게 아쉽네
모두 여기서
다시 볼 거라는
확신이 있네
내 맘을 다 전하지 못한 게 아쉽네
할렐루야
꿈의 왕국에 입성한 아들을 위해
할렐루야
함께 일어나 춤을 추고 뛰며 찬양해
할렐루야
꿈의 왕국에 입성한 아들을 위해
할렐루야
큰 목소리로 기뻐 손뼉 치며 외치세
나와 그닥 뭐가 없던 여자의
슬픔이 좀 과하게 보이길래
놀랐네 돌이켜보니 그러게
우리도 미묘한 신호가 있긴 했네
머리를 쾅 한 대 맞은 듯하네
이제 머리는 없지만 알기 쉽게
모든 걸 알지 못했기 때문에
뭣 같고 즐거웠어 삶이란 게
한쪽엔 내가 생전 좋아했던
음식들이 놓였네 마치 뷔페
꾸준히 당부해 두길 잘했네
좋은 기억으로 남겨주길 바라
모두 여기서
다시 볼 거라는 확신이 있네
내 맘을 다 전하지 못한 게 아쉽네
할렐루야
꿈의 왕국에 입성한 아들을 위해
할렐루야
함께 일어나 춤을 추고 뛰며 찬양해
할렐루야
꿈의 왕국에 입성한 아들을 위해
할렐루야
큰 목소리로 기뻐 손뼉 치며 외치세





작가의 이전글막걸리나 거나하게 한 잔 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