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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현의 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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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혜 Jul 01. 2024

애착 소생

240419

봄볕에 눈이 시리다 안경을 쓴다 모자를 쓴다 양산을 쓴다 글은 쓰지 않는다 쓸모란 무엇인가.


기차는 뒤로 달리고 철로는 앞으로 뻗치고 한강은 울렁거리고 위장은 메슥거린다 남산을 바라본다 철 지난 영광의 상징을.


일상에 주석 달아도 하등 기껍지 않다 이런 글을 쓰고 싶지 않았어. 무어라 쓰고 싶지만 무얼 쓰고 싶은지 모른다 하루가 허무와 동치라 무용을 짓는다 아무 눈이 훑어도 어느 누구 해석 않을 텍스트.


난파선을 탈출한다 가라앉는 바닥에서 도망한다 특기는 삼십육계 줄행랑. 날개 쓸 줄 모르는 벗 두고 홀로 떠난다 시댁에 모친 두고 달아나는 죄의식 비열한 비겁한 쾌감이 훑는다 앞서 날아간 그녀는 슬픔의 삼각형을 그렸다 선량한 눈망울에 악의가 일렁이기 직전. 떠나는 모든 이는 그녀를 닮는다 뒤늦게 어리석게.


애착을 소생한다 소생을 예찬한다 이름 부르자 꽃 되듯 캡션 달자 작품 되나, 조각난 거울을 찍는 심정으로.


231014
1. 애착 소생
2. 분노의 설거지
3. 부부의 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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