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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아저씨

남해유배지 답사기 박진욱 저 알마출판

by 여행자

이 책은 저자가 200여년전 조선시대 학자 류의양이 쓴 남해문견록을 보고 13일동안 유배길을 따라 걷기와 자전거타기로 남해를 둘러 보고 쓴 기행문이다. 류의양은 영조 47년(1771)에 5개월간 유배 생활을 했는데 이유는 명확치 않으나 의주부윤 시절 이승훈의 천주교 서적 전래를 막지 못해서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남해는 나에게도 특별한 섬이다. 결혼 전 홀로 떠난 섬여행에서 남해도를 처음 알게 되었고 지금까지 말 그대로 보물같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책을 읽으면서 남해도에는 사씨남정기, 구운몽은 쓴 서포 김만중도 유배왔던 사실과 유배지로서 유명해 남해 유배문학관이 생겼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남해 관음포는 바다가 육지로 깊이 들어간 만 형태로 노량해전에서 이순신과 진린의 조명연합수군이 왜적선을 몰아 넣어 대승리를 거둔 곳이다. 가칭이라고도 부르는데 갇힌이가 변해서 된말이라고 한다. 지금은 만의 대부분이 간척지가 되었는데 일제 강점기에 일본의 수치를 덮기 위해 제일 먼저 한 일이라고 한다. 책에서는 이 곳에 얽힌 전설을 소개하고 있다. 임란전에 안동에 류치숙이 살았는데 류성룡의 아저씨이자 어리석어서 치숙(叔)이라고 불렀다 한다. 하루는 류치숙이 류성룡과 바둑을 두는데 귀신같이 잘 두는 것이다. 류성룡은 깜짝놀라 절을 올리며 그간에 연유를 물으니 류치숙은 답없이 다만 내일 저녁에 중이 하나 올터인데 재워달라고 해면 거절하고 류치숙이 사는 암자로 보내라고 말하는 것이다. 정말 다음 날에 중이 와서 잠을 청했고 류성룡은 치숙의 말대로 하였다. 중이 암자에 갔을때 류치숙은 술을 대접하여 중을 곯아 떨어지게 하였다. 중의 짐보따리를 열어보니 남해의 지도가 그려져 있는것이다. 중은 일본의 첩자였던 것이다. 치숙은 지도의 관음포 지역을 평범하게 보이도록 고쳤다. 치숙의 지혜로 류성룡은 목숨을 구하고 이순신을 천거할 수 있었으며 노량해전에서 일본수군을 관음포에 갇히게 만들어 큰 승리를 거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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