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선택법
책을 읽지 않는 시대지만 책을 내는 사람은 늘어간다
왜 일까?
팔리지도 않는 책이지만 글쓰기를 권하고 책을 내라는 메시지는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책을 내는 게 기술적으로 쉬워지기도 했고 자신의 생각을 혼자만 간직하는 것보다 나누는 것에 더 의미를 부여한다
특별한 메시지가 없어도 일상의 소소한 감상들을 글쓰기하고 이것을 모아 책을 내도록 하는 커리큘럼도 많다
책은 인간이 만드는 지식의 형태중 최고봉이다
어떤 콘텐츠보다 신뢰할만 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허구의 온라인 콘텐츠에 오감을 빼앗긴 지 오래다
그럼 그 많은 책은 과연 무슨 쓸모일까
사람이 읽지 않는 책들은 결국 인공지능의 차지가 될 것이다
특히 종이책을 디지털 정보로 전환한 전자책은 인공지능의 최고 보양식이다
어느 독자보다 빠르게 대량의 지식을 흡수할 인공지능이 있으니
사람들은 그 어느때보다 부지런히 글쓰기를 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필요로 하는 학습량을 충족하려면
그래서인지 요즘은 책쓰기가 누구에게나 권장되고 좋은 책 찾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돈을 들여 홍보하거나 유명세를 이용한 마케팅은 오히려 그 선택을 더욱 어렵게 한다
자칫하면 애먼 책 읽다 인생 허비하기 십상이다
책 보는 눈,
책의 선택 기준이 있어야 한다! 지식더미에 갇히지 않으려면..
책은 딱 세 종류로 분류하고 그 중 세번째 종류의 책을 줄기차게 서치하길 권한다
첫째, 욕망의 충족을 위한 책
둘째, 욕망을 쫓다가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비우라는 책
셋째, 인생의 방향성과 본질을 비추어 주는 책
첫째 부류에는 가장 많은 책이 라인업되어 있다
시험, 자격증을 통과하기 위한 전문서적
당장의 성적 올리는 법, 좋은 대학 가는 법, 직장 생활 잘 하는 법
대인 관계 성공하는 법, 돈 잘 벌고 투자 성공하는 법, 노후에 잘 사는 법 등등
현실의 경쟁을 전제로 사람의 욕망을 자극하고 그것을 위한 지침을 제공한다 성공담이 신화로 진리로 둔갑한다
분명한 필요가 있다면 선택해야겠지만, 그냥 홍보에 떠밀려 호기심에 무슨 진리가 있을까 하는 기대로는 선택하지 않아야 할 책이다 시간과 돈을 잡아 먹지만 결국 얻는 것은 패배감뿐
경쟁이 말하는 성공이란 남의 실패를 딛고 차지하는 1% 가능성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둘째 부류의 책은 보통 마음을 어루만지면서 등장한다
욕망만 채우며 살다보면 인간의 정신은 병이 든다
번 아웃 직전의 상태에 놓인 사람들은 마음이 늘 불안하고 아프다
남에게 위로를 받고 싶지만 진심으로 그걸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다 각자의 상처에 힘든 인생이니까
인생을 잘못 살고 있는 나에게
심리학자들은 '너의 잘못이 아니야'
종교인들은 ' 마음을 비워라' 하면서
고장난 나침반 같은 인생을 포기하지 않도록 버텨내도록 조언한다
그러나 이런 책들은 내 인생 마지막 기회까지 박살내는 것이니 반드시 피하라!
당장의 위안이 될순 있지만, 결국 나를 그 자리에 더욱 주저 앉히고 말 것이다
잘못된 이정표를 따라 살아가다 보면 허무와 무기력은 당연히 주어지는 결과이다
'너 지금 함정에 빠졌어 잘못된 길이야'
이것을 알려주기 위한 경보음이 마음의 아픔이다
아픈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잘못 가고 있는 것이 문제원인이다
그런데 이런 책들은 그 경보음을 무시하고 아픈 원인이 경보음이라고 한다
경보 신호를 무시하고 마음을 비우고 멍때리고 있으면,
내 탓이 아니라고 남 탓을 하고 있으면 대체 이 난국을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마지막 신호까지 무시하게 하는 이상한 해법
같은 물도 독사가 먹으면 독이 된다
우리는 아직 마음을 비울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런 우리가 그 보잘것 없는 경보 기능까지 꺼버린다면
안 그래도 텅빈 머리인데 뭘 더 비우랴
이 시대에는 마음의 사다리를 버려도 좋을 만큼 성장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금은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튼튼한 사다리를 만들어 올라갈 때이다
셋째, 욕망의 본질을 알려주고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책이다
만날 수 있다면 무조건 이 책을 선택하라
실존의 샛길이 아닌 본질 이라는 본류에 서서 인간을 성장시키는 책이 있다면 놓쳐서는 안 된다
인생에 의미가 없다면 현실에는 왜 충실해야 하는지...? 이어짐을 억지로 분리하여 이율배반을 만드는 실존적 궤변에서 빠져 나오라
다만 이런 책은 아주 드물고 난해할 수 있다
보통 아주 오래된 고전에서 발견된다
지난주에 서점에 들러 인문 코너에서 이런 부류의 신간을 찾아 보았다
솔직히 아무리 눈씻고 봐도 '인간의 학습법' 외에는 찾기 어려웠다. 이건가 싶어 목차를 보면 역시 실존의 샛길에서 헤매기 일쑤다
하 그놈의 실존 잔재들,
고대 이래 인간은 자연을 떠나 도시화 하면서 계속 실존이라는 샛길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존재 이유를 망각하고 그 무지까지 망각한 실존들
그들에겐 실존이라는 멋진 이름의 욕망을 쫓다 멍때리며 휴식하는 것이 인생의 전부가 된다
진짜 인생을 위한 책을 만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