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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제언니 유혜인 Jan 05. 2024

내 아이를 위한 진짜 교육이 필요하다. :생활경제교육

요즘 교육 트렌드 중 하나는 어린이 경제교육이다. 팬데믹을 겪으며 급격한 자산 가치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낀 어른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자산 가격의 상승, 노동과 화폐 가치의 하락을 경험한 어른들은 경제교육의 중요성에 다시금 주목하기 시작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어린이 경제교육을 공교육에서 심도 있게 다뤄주길 원한다며 한 목소리를 내는 추세다. 그에 비해, 공교육은 부모님의 목소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한참 덜 되었다. 어쩌면 아이가 다 큰 성인이 될 때까지 준비 중으로 그칠지도 모른다. 20여 년 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2006년 한국은 최초로 코스피가 14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어린이 경제교육에 바람이 일었던 적이 있다. 당시 어른들도 IMF 경제위기를 겪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자산 가치의 변화를 경험했던 터였다. 사교육 시장에서는 어린이 경제교육 게임들을 출시하기도 했고, 금융기관에서는 앞다퉈 금융교육을 실시하던 시기가 1997년~2006년인 것이다. 아쉬운 점은 정부가 경제교육의 필요성에 눈을 떴지만 그 해결 권한을 금융기관에 일임하는 것으로 제 역할을 갈음했다는 점이다.


     

당시 다른 나라들은 경제교육의 필요성이라는 동일한 문제에 전혀 다른 해결책을 내놓았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우리보다 10여 년이나 앞선 2000년대에 금융교육국가전략을 제정했으며, 빠른 시일에 교육총괄기구를 설립하거나 금융교육 의무화를 추진했다. 2013년에서야 정책 방향을 마련한 우리나라는 여전히 의무교육으로 지정조차 되지 않고 있는데 말이다.                 


<출처: 비즈니스와치-상자 안에 갇힌 투자교육. 동아일보-미국, 캐나다, 영국, 금융교육 의무화>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발표한 2015년 ‘세계 금융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금융이해력은 몽골, 우간다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낮은 순위였다. 글로벌 데이터 수집기관인 월드데이터아틀라스에서 조사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15세 이상 금융문맹 비율은 3명 중 2명 꼴이라며 금융문맹인 나라로 발표했을 정도다.


      

여러 데이터 상으로도 우리나라의 경제교육 수준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하지만 교육 시장의 변화 속도는 여전히 잰걸음 수준이다. 무엇이든 빠르게 빠르게를 외치는 대한민국이, 금융교육에서 만큼은 변화의 물결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얽히고설킨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우리 아이들은 하는 수 없이 국영수를 배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부모조차 정부처럼 제 역할을 사교육과 공교육이 대신해 주길 눈감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부모가 당연히 알려줘야 할 가정교육조차 학원이 대행해 온 시절에 익숙해진 탓도 있겠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나라의 금융교육은 다른 나라들보다 10여 년 이상이 지난 후에야 국가전략이 제정되었고, 약 20여 년이 지나서야 별도의 전담기구가 설립되었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기를 하고 파산하는 20대들이 많아지는 추세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지금의 10대들에게 금융교육이 생존이 달린 문제로 이슈가 되고 있음에도 공교육과 사교육 시장은 여전히 대입, 수능이란 목표점을 향해 있다. 이제는 부모가 공교육과 사교육 시장의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더 이상 공교육과 사교육이 자녀 경제교육을 해결해 주길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정에서부터 경제교육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직접 교육을 해야만 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경제의 역사와 경제학 이론들을 부모님이 공부해 직접 가르쳐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녀를 경제학자로 키울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부모는 부모만이 가르칠 수 있고, 가르쳐야만 하는 생활경제교육을 실천해야 한다. 그것은 돈이 오가는 과정, 즉 부모님의 경제활동 과정을 직접 설명하고 보여주는 것이다. 부모님의 돈에 대한 생각과 결정과정, 그에 따른 행동과 결과에 대한 것 모두가 생활경제교육 이야기다. 일상이 돈이 오가는 경제활동 그 자체임을 깨달을 수 있도록 가정에서부터 알려줘야 한다. 


     

자녀가 어리다면 돈에 대한 좋은 기억과 습관, 긍정적인 태도를 알려준다고 생각하면 더 쉽다. “나도 경제를 모르는데 누가 누굴 가르쳐”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만 버리시면 된다. 부모는 이미 아이들에게 훌륭한 경제선생님이 되어 줄 준비가 되어있는 어른이기 때문이다. 소득이 있고, 소비를 하며, 저축과 투자를 해 본 경험이 있다면 가르칠 자격은 이미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직접 경제를 알려줘야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이다. 더 이상 공교육과 사교육 시장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직접 교육으로 우리나라에 다시 찾아온 경제교육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하루라도 빨리 자녀를 태우는 것이다. 타국가에 비해 늦어진 시간만큼 보다 많은 부모님들과 자녀들이 더 몰입하여 성장하는 기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부디 부모님부터 용기 내어 지금 당장 자녀를 위한 진짜 생활 경제 교육을 하겠노라 마음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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