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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제언니 유혜인 Jan 09. 2024

내 아이 첫 경제 교육: 가정에서 시작하자.

이제껏 우리나라는 전문성, 기술력을 갖추거나 고소득 직장에 다니면 먹고살기 편한 나라였다. 이를테면 대기업 직장에 다니거나, 의사, 판사, 변호사와 같은 전문성을 갖춘 직업을 가지면 되었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하나같이 좋은 직장과 고소득 직업을 갖기 위한 첫 관문인 자녀 입시교육에 그토록 열을 낸 것일지도 모르겠다. “공부만 하면 성공한다”라는 공식이 먹히는 시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개인의 핵심가치인 전문성과 기술력은 기본이고 끊임없는 자기 계발이 당연시되는 시대다. 우리가 그토록 믿어 의심치 않았던 전문성과 기술력만으로는 더 이상 미래의 부와 번영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다.      



지식이 많은 자에게 돈이 모이던 시대는 AI가 그 자리를 대체하면서 이미 급격하게 저물어 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식인을 양성하는 4년제 대학 졸업생 평균 취업률이 64%인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2020년 5월 매일경제 SKY 출신도 "취업 쉽지 않네" 기사 기준) 20대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취업 후 1년 이내에 이직을 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취업이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제 분명해 보인다. (잡코리아 자료, <직장인 연령대별 첫 이직 시기>) 이전처럼 집약된 지식을 제공하고 제공받는 교육 방식으로는 미래의 부를 자녀세대에게 물려줄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미래의 부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나는 그 해답이 지혜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인간은 AI가 따라올 수 없는 지혜로움을 발휘할 수 있어야 노동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고 비로소 윤택한 삶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지혜의 다른 말은 용기, 끈기, 열정, 소통, 동기, 회복탄력성 등 일 것이다.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들이지만, 지식교육에 밀려 무시받아온 것들이다. 쉽지 않겠지만, 앞으로는 지식과 지혜를 두루 갖출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지혜를 기반으로 일자리를 창출해 낼 사람, 누군가를 고용할 사람, 즉 자본가를 양성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그곳에 미래의 부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것을 누가, 어떻게 가르칠 수 있는가 궁금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그 누구보다 부모님이 가정 경제 선생님으로 제격이라 말하고 싶다. 또, 부모님의 경제활동 그 자체가 자녀 맞춤 교과서라 말하고 싶다. 그 이유는 학습효과 피라미드에 있다.

 

이 통계에 따르면, 학습은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강의를 듣는 것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 설명해 보는 것이 더욱 강력한 기억으로 남는다고 한다. 경제학자 이름을 읽고 듣는 것보다, 부모님의 경제활동을 따라 해 보고 서로 이야기 나누는 것이 몇 배의 교육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부모 스스로도 모르게 얼마나 많은 교육들을 해온 것인지 돌이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제는 부모님 스스로가 자녀에게 아주 효과적인 학습을 시킬 수 있는 존재 그 자체임을 잊지 말고, 지혜로운 생활 경제 교육 책임자로 거듭나야 한다.      



아래 질문에 대답하며 자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지혜의 알맹이를 먼저 정리해 보자.     

당신은 어떠한 과정에서 용기를 얻는가?

당신의 식지 않는 열정과 끈기는 어떻게 생기는가?

당신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당신은 실패와 좌절로부터 어떻게 빠르게 회복하는가?

당신은 어떻게 타인과 원활하게 소통하는가?

당신은 왜?라는 질문의 해답을 어디서 찾는가? 

      

정리가 되었다면, 이제는 보여줄 차례다. “학원에 가라, 숙제해라, 구구단을 외워라”와 같은 말 대신 부모님의 삶을 시범강의로 보여주자. 어떻게 돈을 다루고 금융결정을 내리는지 구체적인 행동과 의사결정 과정을 보여줘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용기, 열정, 끈기, 동기부여, 실패, 소통 등을 가감 없이 노출하고 따라 할 수 있도록 설명해 줘야 한다. 이제껏 학습해 온 인풋방식과는 전혀 다른 교육이 가정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 교육 목차도 없고 오지선답도 정답도 없다. 부모 스스로도 받아보지 못한 교육이기에 어려운 건 당연하다.      

회피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마다 2가지를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1. 당신의 자녀는 사교육에서도 공교육에서도 실물 경제, 생활 경제를 배울 수 없다. 

2. 긱경제 사회에서 이를 배우지 못한 자녀들의 생존 확률은 점점 더 낮아질 것이다.    

  

그러니 자녀가 부를 누리며 행복한 삶을 살길 원한다면, 지금 당장 부모님의 삶을 자녀의 생활 경제 교과서로 제공하자. 그리고 부모님이자, 자녀 경제교육 선생님으로 책임을 다하겠다는 마음자세를 갖추자. 올바른 의사결정과정과 태도, 소통, 회복탄력성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삶의 지혜로 생활경제교육의 첫걸음을 떼보자.     




https://blog.naver.com/skyhin0807/22327473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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