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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ish Oct 18. 2017

당신은 어떤 '인턴'입니까?

단 한 번뿐인 인생, 삶의 인턴으로서 인생을 배워가는, 영화 '인턴' 

나의 어린 시절, 어른이 되면 정말 다 큰 줄 알았다. 내가 먹고 싶은 것부터 사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것까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얼른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고 성인이 된 지금.


아직도 나는 어른이 아닌 아이였다.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을 참고하고 싶은 것들은 아직도 많지만 '지금은 여건이 안되니까' 하고 뒤로 미루거나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하며 포기해야 하는 상황들이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다. 어른이 되면 아무런 고민 없이 살 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어린 시절과는 달리 나는 여전히 지금을 열심히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코 현실의 벽은 만만치 않다. 


어른(아)이가 되어 일과 삶의 균형에서, 갈수록 힘들어지는 인간관계 등 여기저기 치이며 방황하고 있을 때, 나의 옆에서 현명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거나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지혜로운 삶의 길라잡이 '어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처럼 이런 생각을 해본 사람이라면 영화'인턴'을 보시길 강력 추천한다.


네이버 영화 '인턴'



단 한 번뿐인 인생, 삶의 인턴으로서 인생을 끊임없이 배우며 살아간다. 

그렇다면 자신의 삶에 있어서

당신은 어떤 '인턴'입니까?


인턴의 줄거리는 이렇다. 아내와 사별한 후 오랜 기간 다녔던 직장에서 은퇴한 벤은 자신의 공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이런저런 활동들을 하지만 아무리 해도 마음의 공허함이 가시질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쇼핑몰인 TPO에서 시니어 인턴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본 후 벤은 영상으로 이력서를 보낸 후 인턴으로 입사하게 된다.


영화'인턴' 중

TPO의 CEO인 줄스는 1년 반 만에 어마어마한 성과를 이뤄낸 워킹 맘이다. 까탈스럽긴 하지만 일에 대한 열정이 있고 성실한 사람이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사업의 성공으로 인해 회사가 안정적이지 못하게 되었고 그런 회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몰입하다 보니 가정에 충실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투자자들은 노련한 전문 경영인을 고용해 회사를 운영하는 것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예민하다.  


처음에는 벤을 어려워했던 줄스는 묵묵히 자신을 지켜봐 주는 그의 모습의 마음을 열었고, 그렇게 벤은 그녀의 곁에서  여러 일을 돕다가 본의 아니게 줄스의 남편의 외도를 목격하게 된다. 그녀의 창업 후 집안일과 육아를 동시에 맡았던 그녀의 남편은 외로운 마음에 바람을 피우게 된 것이다. 벤은 바로 그들에게 말하지 않고 그들이 먼저 이야기할 때까지를 기다린다.


영화 '인턴' 증


줄스는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후 혼자 고민하다 벤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게 되는데, 벤이 부부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 주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위로와 격려로 줄스에게 용기를 준다. 그렇게 용기를 얻은  줄스는 문제에 직면하기로 결심한다. 


투자자들이 원했던 전문 경영인들과 몇 번의 미팅을 하던 중 마침내 괜찮은 전문 경영인을 발견하고 그와의 계약을 앞두게 된다. 전문 경영인에게 회사를 넘기게 되면 자신이 사랑하는 직장은 잃겠지만 남편의 외도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 것이다. 자신의 외도 때문에 일을 포기하려는 줄스를 본 그녀의 남편은 고민하다가 자신의 외도를 정리하고 줄스에게 돌아온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일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겠다는 결정을 내린 후 벤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공원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벤은 눈빛으로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었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함께 공원에서 체조를 하며 영화는 끝난다.


영화'인턴' 중


영화 '인턴'은 줄스와 줄스의 회사 사람들이 인턴인 벤과의 만남을 통해 성장하고 성숙해져 가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를 보면 보면서 다양하고 복합적인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나 또한 나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쉽게 간과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들과 더불어 내가 '줄스'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하는 생각부터 저런 '어른'인 동료 '벤'과 같은 사람이 나의 곁에 있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등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오만가지 생각이 오고 감과 동시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나는 나의 인생의 어떤 인턴일까?' 주스 같은 경우 유능하지만 미묘한 감정들과 현실적인 상황들 때문에 방황하고 있는 인턴도 있고, 제이슨처럼 사랑 표현에 서툰 인턴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나의 삶에 있어 인턴생활을 매년 반복해 나가고 있다. 조금은 성장한 듯 느껴지면서도 아직은 많이 서툴고 부족한 나의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인생의 정직원(?) 입사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멋있는 사람이라고, 당당히 나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확신에 차있다가도 수없이 많은 장벽들과 장애물을 힘겹게 넘어가고 있다.


개인이 느끼고 경험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누구든지 매 해가 새롭게 시작될 때마다 새로운 인생의 경험들을 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삶에 있어 성장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살고 싶은가를 스스로 고민할 필요가 있으며, 스스로가 계속해서 자신에게 끊임없는 물음과 답을 해야 한다. 물론 벤과 같은 동료가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나 하나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조차 쉽지 않은 지금의 삶에서 누군가에게 '조언', '격려'를 해 준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녀의 방황처럼 앞으로도 여기저기 치이고 부딪히면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때,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생각의 한 끗 차이'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르듯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사람이 되고 자하는 것은 온전히 '나' 자신의 의지인 것이다. 영화 '인턴'은 부족한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마음을 나누고 공유하면서 조금씩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성장을 해 나아간다. 삶 또한 그렇다.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완벽할 수 없는 존재이다. 사람이니까 부족할 수밖에 없고 실수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 오늘의 삶을 살아가는 각자의 삶의 인턴들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기에 더 어렵고 힘들고 괴로울 수 있지만, 그렇게 한 걸음 한걸음 삶의 길을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벤'처럼 진짜 '어른'이 되어 많은 어른(아) 이들에게 귀감이 되어주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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