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미러 시즌5 Striking Vipers
먼저, 나는 사실 블랙 미러 시리즈를 시즌5 전까지 접해보지 못했다. 평소 나의 관심분야와는 다른 블랙 미러를 보게 된 계기는 브런치와 넷플릭스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으로 100명의 스토리텔러 작가를 찾는다는 글에 흥미가 생겨서다. 관심이 없던 분야를 보면서 그동안 내가 풀어왔던 글 들과 연결할 수 있는 새로운 고리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신청했는데 웬걸 당첨됐다.(얏호)
블랙 미러는 가까운 미래의 첨단 기술이 인간의 욕망을 실현해주면서 벌어지는 상황들을 어두운 상상력으로 풀어낸 SF시리즈이다. 이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에서도 두터운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으며, 에미상 6개 부문을 석권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블랙 미러 시즌5 시리즈 중 스트라이킹 바이퍼스를 먼저 접하게 되었는데, 먼저 본 이유는 별다른 것 없이 가장 먼저 뜨길래 순서대로 봐야 하나?라는 생각으로 보게 되었다. 사무실에서 업무를 마치고 별생각 없이 틀었는데 이걸 여기서 봐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내 두 눈에선 동공 지진이 일어났다.
그리고 이미 블랙 미러 시리즈를 보신 대표님께 물었다.
제가 보고 있는 이 것이 블랙 미러 맞아요? 저 잘못 보고 있는 거 아니죠? 첫 장면부터 생각보다 상당히 강렬한 배드신으로 시작된다. 그래서 살포시 노트북을 들고 구석으로 가서 봤다.(수줍) 스트라이킹 바이퍼스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그냥 손가는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쓰려고 한다.
스트라이킹 바이퍼스는 주인공 부부의 젊은 시절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오랜 시간 연인으로 지내 온 주인공 대니와 테오에게는 그들의 연애만큼이나 오래된 친구 칼이 있었다. 그 당시 칼도 여자 친구가 있어 두 커플은 함께 더블데이트도 하며 돈독한 사이를 유지해 왔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칼과 대니 커플은 점차 관계가 소원해지기 시작한다.
대니와 테오는 연인관계에서 부부로 까지 발전해 사랑스러운 아들까지 낳아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열린 대니의 생일파티에 오랜만에 칼이 모습을 나타냈다. 칼은 그동안 사귀던 여자 친구와도 헤어지고, 자유로운 싱글라이프를 즐기고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대니에게 칼은 생일선물로 젊은 시절 둘이 함께 즐겼던 격투 게임인 스트라이킹 바이퍼스를 선물한다. 이 선물에 특별한 점이 있다면 격투 게임을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되어 실제로 격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단 것이다.
선물을 받은 대니와 칼은 젊은 시절 그때의 기분을 내고자 장치를 설치하고 스트라이킹 바이퍼스를 시작하게 되는데, 이 격투 게임이 그들의 삶을 완전히 뒤바꿀 변수가 되어버린다.
기술발전이 인간의 욕망에 미치는 영향
가상현실이 완벽하게 생겨난다면, 지금 살고 있는 나의 삶에 어떠한 영향들을 미치게 될까? 아마 지금까지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을 실제로 체험하고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스트라이킹 바이퍼스처럼 남자가 여자 캐릭터를 선택해 남자 캐릭터와 성관계를 맺는 것이 가능해질지 모른다. 그에 따른 도덕적인 딜레마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부분 역시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가상현실로 인해 인지 부조화가 일어나 새로운 문제점을 가지고 올 가능성 또한 높아질 것이다. 뭐든 할 수 있는 자유로운 가상현실세계에 흠뻑 빠져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블랙 미러 시리즈는 해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툭하고 던진다.
당신이라면? 하고 말이다.
스트라이킹 바이퍼스를 보면서 그럴 수 있어하고 쉽게 넘어가긴 힘든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만약 나라면 내 배우자와 내 친구의 은밀한(?) 관계를 내 남자의 입에서 들었을 때, 쉽게 납득할 수 있을까? 아마도 난 절대 노!라고 강력히 말할 것이다. 싫다! 이 글을 쓰기 힘들었던 것이 어쩌면 그 문제에 대해서 거부감을 느꼈기 때문에 글을 적어가기 어려웠던 것 같다. 근데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진짜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우리가 생각하는 신념대로 행동할 수 있을까? 가상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현실세계에는 전혀 어떠한 영향이 미치지 않는데도 그저 신념대로 이 행동을 옳은 행동이 아니야 하면서 딱 잘라 행동할 수 있을까? 그 또한 개인의 선택의 문제이며, 신념의 문제일 것이다. 이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라면 어떤 가치판단으로 어떻게 행동할 건가요? 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