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당신의 동의 없이 당신에게 열등감을 줄 수 없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인간관계는 상호적이다. 이 말은 즉, 일방적인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타인을 비난하는 사람은 적당한 사람을 만났을 때 감정을 표출하게 된다.
예를 들면, 윽박을 지른다거나 상대방의 기를 누르려 함으로써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 하는 등 자기 우월적 행동을 취하는 경우 또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라는 마인드로 욕과 비난을 일상화하며 정의와 진리를 자신에 맞춰 정당화시키려 하는 경우가 많다. 비난하는 사람의 내면을 잘 들여다보면 열등감이 많은 사람이 많다.
자아존중감이 낮다 보니 그러한 자신의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타인보다 자신이 더 우월하다는 우월감을 느끼고 싶어 하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상대를 비난하는 성향이 높다.
‘미워하면서 닮는다’
이 무의식적 정신현상을 정신분석 치료에서는 ‘적대적인 동일시(hostile identification)’라고 부른다.
옛말에도 시집살이를 심하게 시키던 시어머니 밑에서 시집살이한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욕하면서도 정작 본인이 시어머니가 되면 자기가 당한 것처럼 똑같이 대한다는 말이 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시어머니가 며느리 시절에 경험했던 서럽고, 힘들었던 일들이 생각나서라도 자기 며느리에게 살갑게 행동한다거나 다정하게 대해줄 것 같지만 자신의 시어머니가 자신에게 그러했듯이 자신의 며느리에게 호된 시집살이를 시켜버리게 되는 무의식적 정신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곤 한다.
우리는 가정과 사회라는 두 환경이 물리·심리적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나’와 내가 아닌 것 '너'가 가정과 사회라는 울타리 속에 공존하게 된다. 이러한 공존 속에서 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타인으로부터 가져와 수용하게 되는데 이때 수용하는 형태는 두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째, 무조건적인 수용
둘째, 비판적인 수용
무조건적으로 타인과 대상을 수용하면, 건강하고 옳은 것은 좋은 영향을 끼치나. 그러나 반대 요소는 악영향을 미친다. 이 반대 요소는 ‘나’의 마음속에 남아 있게 되는데 타인의 생각·느낌·행동이 작용하려고 할 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런 과정을 ‘적대적인 동일시(hostile identification)’라고 부른다.
심리학에는 ‘동일시(identification)’라는 용어가 있다. 정신분석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가 처음 사용한 개념이다. 동일시는 한 개인이 무의식적으로 타인을 한 가지 또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닮아가는 정신 과정을 의미한다.
즉, 한 개인의 둘러싼 환경 속에서 중요한 인물의 생각, 느낌, 행동을 자신의 모습으로 습득하는 현상이다.
즉, 며느리에게 면박을 주고 무안을 느끼게 하며 자신이 며느리 시절 경험했던 불쾌한 감정들을 포함한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들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해소하는 것이다.
당신이 그래서 안 되는 거야.
우리 또한 사람이기 때문에 살면서 자연스럽게 화를 내곤 한다. 하지만 매사에 화를 내거나 부정적으로 행동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존중받아야 할 만큼 타인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계속해서 타인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어떤 심리 때문에 비난하는 걸까?
첫째,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이 전부라는 믿음 때문에
둘째, 함께 하기보다는 오직 나 자신만을 위해서 행동하기 때문에
셋째, 행동하기보다는 생각만 하면서 발전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타인의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저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믿게 되면 같이 조율을 하면서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을 위해서 행동하기 때문에 타인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을 배우거나 경청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진다. 게다가 당연히 '행동'으로 수반되어야 할 해결방법을 제시하거나 새로운 비전까지도 확장할 수 없다 보니 계속해서 타인을 부정적으로 비난하고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예) 드라마 시청자 댓글
"와 정말 연기 잘한다", "진짜 몰입해서 봤어요", "다음 편이 너무 기대됩니다"등의 댓글이 있는
반면에, "이걸 연기라고 함?", "와 진짜 뚱뚱해서 못 봐주겠다", "연기가 늘긴 한 것 같은데, 극 중 끊어지는 부분들이 너무 많음... 저 사람 때문에 드라마 보기가 힘들었다"등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댓글들
만일 누군가가 당신을 비난하거나 무시하거나 깎아내리면 그것을 당신에게 건네려는 어떤 물건이라고 생각하라. 당신이 그 물건을 '받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 물건은 그냥 상대방의 손에 남아 있을 것이다.
- 심리치료사 마리사 피어
비난하는 사람들로 인해 자존감의 상처를 입는 사람들이 있다. 비난을 받는 것 자체도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지만, 비난 속에 익숙해지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왜냐하면 비난으로 자존감에 상처 입은 사람들은 자기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스스로 질책하며 주눅 든 채로 생활하게 될 수 있다.
비난 속에 익숙해져 '습관'으로 자리를 잡게 되면 셀프 비난이 시작된다. '남들이 날 싫어할 거야', '날 욕하고 다닐 거야' , '난 쓸모없는 사람이야' 등 자신을 스스로 공격한 후 그렇게 공격당한 자신에게 연민을 느껴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렇게 자기 연민과 자기 비난의 감정이 끊임없이 오고 가면서 점점 자존감이 낮아지게 된다.
그러니 명심하자.
당신의 동의 없이는 그 누구도 당신에게 열등감을 안겨줄 수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