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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ish Oct 13. 2020

다시 글쓰기를 시작하며

글쓰기 적응기

 저는 원래 글쓰기를 즐겨하던 사람이에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나에게 글쓰기는 '즐길거리'가 아닌 '일거리'가 되어버렸어요.

언제부터일까요.

내가 좋아했던 것들이 일이 되어버린 것이.


최근에 당분간은 '영업정지', '일 정지'를 선언했어요.

지금까지 일을 한 번도 쉬어본 적 없는 제겐 나름의 일탈(?)

제가 일에게 안녕을 고했던 것이 시원할 줄만 알았는데 생각보다 심심하네요.

'도비는 자유예요'를 꿈꾸는 분들께 살포시 귀띔을 해 드린다면 백수 그거 생각보다 심심해요(진지/근엄).


다시 글쓰기를 시작한 이유.

다시 나다운 조혜경스러운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몸과 마음이 안 좋아 병원에 한 달간 입원해 있으면서 나 다운 게 뭘까? 하고 생각해봤어요.

나는 정말 나로서 존재하고 살아가고 있었을까?

그렇다고 말하고 싶지만 대답은 '아니요'였어요.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오면서 하고 싶은 거 다했고 이루고 싶은 거 다 이뤘다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이뤄내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포기한 게 있거든요.

바로 '나 자신'이었어요.


그저 열심히 살아가느냐 나를 살필 생각조차 할 틈이 없었던 거예요.

그 사실을 인정한 순간 제 자신이 너무 불쌍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듦과 동시에 눈물이 나왔어요.

무엇을 위해 나는 그렇게 달려왔던 걸까?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면서 찾아보려고요.

글쓰기를 좋아하던 조혜경으로, 지인들과의 만남을 즐겼고 무대를 즐기던 조혜경의 모습을 말이에요.

다시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차근차근 찾아가 보려고요.


그리고 저처럼 자기 자신을 찾아 헤매고 있는 분들께 '많이 힘들었죠? 고생 많았어요. 그냥 당신 모습 그대로가 가장 사랑스러워요. 굳이 뭐가 되려고 애쓰지 말아요.'하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혜경아 많이 힘들었지, 고생했다.
너는 그냥 너라서 그 자체로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무엇인가 열심히 하지 않아도, 힘들어해도, 아파하는 모습도
그냥 너는 너였고, 너이고 너다.
나는 그냥 모든 너의 모습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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