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ding myself at Be yourself
작년 11월, 나는 무엇이 되었을까? 하는 질문과 함께 시작했던 브런치.
남편의 이직과 함께 친정과 먼 곳으로 이사를 와서도 뒤처지지 않고 무엇이든 해보려고 도전했다.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애만 키우고 사는 삶이 싫었던 모양이다. 아마 남편만 꿈을 이룬 것 같아서 나도 뭐라도 돼 보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두 아이를 키우면서 완벽하게 해낼 수 없었다. 뭐든 잘하고 싶어 하는 내 성격에 큰 스트레스가 되었고, 어깨까지 다치는 바람에 필라테스 강사도 못하는 상황이 되니 "에라 모르겠다 아무것도 안 할래" 하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3월, 아들을 영어와 한국어,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대안학교에 보내고 ‘나도 영어공부나 할까?’ 생각했다. 하지만 ‘남편 안식년에 미국에 가려면 5년 정도 남았으니 한 3년 뒤부터 하면 좋겠다!’ 하고 해답을 내놓고 있던 참이었다.
그러다 지인의 추천으로 비대면 영어 수업인 Be yourself를 알게 되었다. 반짝반짝 빛나고 행복해 보이던 그분의 모습을 보고 당장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Be yourself는 인터뷰에 합격해야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없으면 불합격할 수도 있다. 인터뷰 중에 내 이야기를 하다가 따뜻한 선생님의 호응에 왈칵 눈물이 났고, 다행히 합격해서 바로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오전 10시 레벨 2.0 수업으로 시작한 나의 영어공부. 9시 40분에 셔틀 타는 둘째를 보내자마자 후다닥 달려와서 컴퓨터를 켠다. 수업이 시작되면 아직 내 머릿속은 한국어 모드여서 한참을 어버버 거린다. 비대면 수업이 처음이라 Zoom자체도 처음엔 너무 낯설었다.
그렇게 10주가 지나고 2.0레벨 수업이 끝났다.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며 영어공부하는 모습들이 너무 감동적이였는지 마지막 수업시간에는 눈물이 쏟아졌다.. Zoom 수업으로 이렇게 내적 친밀감이 생기고 눈물까지 흘릴 줄이야..!
Be yourself에는 영어수업 이후에 생각수업이 있다. 매주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질문을 준다. 이 질문을 바탕으로 다음 주에 1분 스피치를 해야 하기 때문에 꼭 생각을 해야 한다. 말 그대로 생각수업!
나는 생각수업을 하며 깨달았다. 내가 결혼하고 해 보려던 일들이 ‘육아를 하며 하기 쉬운 일’이었고 영어공부를 하려던 이유도 ‘아이 학교가 이중언어를 쓰니까’‘남편 안식년 때문에’ 였다는 것을. 부단히 노력한 모든 이유에 정작 나 자신은 빠져있었던 것이다.
영어수업은 주 1 회지만 매일 해야 하는 데일리 트레이닝과 매주 해야 하는 위클리 트레이닝이 있다.
데일리 트레이닝 - 매일매일 영어트레이닝을 한다. 영어 일기를 매일 녹화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타임랩스에 담아 클래스메이트들과 공유하는 공간에 업로드한다.
위클리 트레이닝 - 생각수업에 대한 답변을 1분 스피치로 녹화한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발표하고 질문을 받고 대답한다. 태어나서 1분 동안 영어로 스피치 해 본 적이 있었던가? 나는 처음이었다.
10주 과정이 끝나고 다음학기로 넘어가는 사이에 방학도 있어서 복습을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올해 여름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트레이닝을 했다.
그리고 나는 대학원생이 되었다.
브런치에 처음 올려서 다음 메인에도 떴던 글에 이렇게 쓰여있었다. ‘옛날엔 내가 대학원도 가고 싶었었다고!’ 비록 전공은 조금 새롭지만 ‘육아하며 하기 좋은 일’만 찾던 내가 대학원생이 되었다. 육아하며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것이다.
Be yourself를 통해 영어공부만 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는 연습을 하게 된 것 같다. 나는 누군가의 부속품이 아니고 나 자신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아내, 엄마가 아닌 내 스스로의 삶을 잘 살아갈 때 우리 가족은 더욱더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Be yourself를 통해 영어공부도 하고 나를 찾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아직 그 과정 중에 있지만 나는 앞으로의 내 영어실력과 나의 인생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