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주 Jan 11. 2024

버디를 찾습니다_part.2

프리다이빙 체험기-

사실 이곳에 힘들어도 꾹 참고 달려온 목적은 어떤 모임이나 팀에 들어가지 않은 상황에서 개별로 수업을 들은 나 같은 사람들이 버디를 찾을 때 오픈채팅으로도 가능할 수 있을지 알아보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나에게 어떤 연습이 필요한지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이렇게 만나 연습하는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고 싶었다.

망고님은 2 레벨 자격증을 따려고 했으나 실패했고 다시 연습을 한 후 도전하려고 하신다고 했다. 나는 아직 도전도 못해본 2 레벨이지만 계속 연습하여 노려봐야 하는 레벨이기에 귀가 쫑긋했다. 레벨 테스트를 볼 때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통과 못하면 다시 처음부터 봐야 하는지 등등 궁금한 것들을 질문했다. 망고님은 친절하게도 장황한 질문에 하나하나 대답해 주었다.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눈 후 우리는 덕다이빙, 프리이머젼, 다이내믹 잠영을 연습하기로 했다. 덕다이빙은 수중 입수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고, 프리이머젼은 줄을 잡고 수직 하강, 상승하는 방법, 다이내믹은 숨을 참으며 수평으로 얼마나 이동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한 명씩 돌아가며 연습을 하고 나머지 두 명은 부이에서 관찰한 후 피드백을 주기로 했다. 라봉님은 레벨이 높고 경험이 많아 5미터 정도는 마치 돌고래 마냥 날아다녔다. 5미터 바닥에 누워 우리를 바라보고 인사를 해주며 한참을 있다 올라올 정도로 숨이 길었다.


그에 반해 나와 망고님에게는 모든 연습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관찰하며 반복된 연습을 통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부분을 캐치하여 이야기해 주며 응원하였다. 또, 서로 안 되는 부분에 대해 소소하게 팁도 교환을 했다. 예를 들면 나는 수영을 굉장히 오래 했어서 덕다이빙과 다이내믹 잠영에는 조금 더 익숙해서 망고님이 잘 되지 않는 덕다이빙 자세를 봐주며 입수를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나는 입수를 했을 때 부이 줄을 바라보고 있어야 했는데 줄을 찾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망고님의 팁으로 줄을 찾는 확률이 조금 더 늘었다. 그렇게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사람들이 슬슬 나가는 모습을 보고 우리도 정리를 하기로 했다. 그때 라봉님이 부이를 바닥에서 떼어 오시겠다고 하셨다. “부이를 직접 설치하는 거였어요?” 너무 놀라 질문과 동시에 내 눈은 물속으로 향해 있었다. 라봉님이 5미터를 돌고래처럼 내려가셔서 너무나도 쉽게 부이를 붙들고 있는 바닥에 고정하는 틀을 떼어내었다. 라봉님은 부이 속에 줄을 잘 정리한 후 물 밖으로 가지고 나오며 놀란 나에게 옅은 미소를 보였다. 샤워를 하는 내내 머릿속이 복잡했다. 직접 설치를 해야 하는 거면 바닥까지는 적어도 가야 된다는 건데 5미터도 간신히 가는데 10미터, 아니 딥스는 몇 미터였더라 하는 생각이 가득해 무조건 잘하는 사람이랑 가야 하는 구나라는 결론에 이르기도 했다. 레벨 1 끼리는 모여서 쉽지 않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딥스는 고정되어 있었다.)


샤워를 끝내고 나와 교환받았던 입장 키는 어디에 둬야 하는지 물어보았다. 라봉님은 입장 키를 받고 옷을 갈아입은 후 다이빙 풀장으로 향할 때 가지고 나와 반납하는 게 편하다고 알려주셨다. 그때 반납하지 않으면 샤워 후 처음 입장했던 것처럼 다시 출입구에서 종이 입장권을 받아 남자 탈의실 쪽으로 들어가 데스크에 반납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아… 다시 움직여야 하는구나. 여태 간 곳 중에 가장 예쁘고 깨끗한 공간이지만 복잡한 동선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먼저 가시라고, 너무 즐거웠다고 이야기하며 나는 다시 종이 입장권을 받으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데스크로 가는 길에 머릿속을 스쳐가는 단어가 있었다. 주차권! 세상에...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 인터넷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찾았을 때 꼭 데스크에 예약 확인하자마자 주차 할인받으라고 나중에 문 닫을 때 가면 아무도 없다는 글을 봤었는데, 그게 왜 이제야 생각이 났는지 싶었다. 마음이 점점 급해져 거의 달리다시피 데스크로 향했다.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약 2시간 정도의 주차비로 15,000원 정도의 금액을 결제하였다. 돌아가는 길, 정신없고 즐거웠던 이 많은 일들이 퇴근하고 4시간 안에 벌어진 일이라는 생각이 드니 허기가 졌다. 맥도널드 DT에서 감자튀김을 사 먹으며 '평일 주차 할인은 8:30, 주말은 4:30...'를 되새겼다.  

매거진의 이전글 버디를 찾습니다_part.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