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호_혜경씨
피프티피프티_2
피프티피프티_2
50분에게 답변을 듣고 싶었는데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31분이 보내주신 답변을 다시 한번 살펴보며 그분들이 보내주신 답변 중에서 마음이 가는 부분들을 구별해 보았다. 그리고 그 문장들을 혼합해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보았다. 이미지를 떠오르는 대로 적어보고 그 이미지를 구현하는 것이 어떤 의미로 작용될지 실험해 보고자 한다.
문장 혼합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나의 모습이 허전해요 조만간이군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올바로 살아왔을까 돌아보게 됩니다.
고상함 지천명 이런 단어들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변곡점을 찍었달까 하지만 가야 할 길이 아직 멉니다
허둥지둥 거리다 50되쁫네 하하 씁쓸하기도 하네요
늙음 평안해짐 이런 생각도 들면서
벌써구나라는 생각이 들면 참 억울하지요
성장의 발판이 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그러니까 날갯짓하는 독수리 같은
전환점이 될 수도 있지만 조바심이 나요
걱정이 많아 흰머리도 많아졌네요
노년에 대한 생각을 훨씬 더 구체적으로 하게 돼요
나는 누군가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을까요
늙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슬퍼요
50대도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일모도원 해는 지는데 갈 길은 멀다 해놓은 건 없네요
인간이 어떤 동물인지 깨닫는 것이죠
모두에게 공평한 유일한 것이 나이 드는 것인데
내가 나를 모르는데 어찌 하늘의 뜻까지 알까요
밸런스가 중요하겠죠 뭐든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맑을 수 있고 정신이 건강 건전해야 몸도 가볍습니다.
내 삶의 태도를 다시 생각하게 돼요
지천명이란 말은 너무 이르지 않나요
여유로운 삶을 살고 더 자신감이 생길 줄 알았는데
무게감과 책임감만 늘었네요
그게 참 부담스럽고요
익어가는 삶을 다시금 잘 설계해야겠죠
내게 오지 않을 나이라고 생각했고 옛날 얘기 같았는데
노년의 문턱이라니요
중년의 나이네요 제 마음은 청춘인데
평가받는 기분이 들어요
하지만 한결 부드럽고 따뜻해진 것 같아요
여행을 가면 나를 위한 선물을 제 스스로 사요
함께 아픔을 나눈 진정한 친구 하나가 더 소중하죠
미완성 저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어요
조금 더 아끼고 귀하게 여기면서 생활해 볼까 해요
그냥 흘러가는 강물 같은 느낌이에요
의식이나 판단의 흐름이 경우에 맞게 흘러가는 것 현재 과거 미래 같은 것
최선의 결과를 뽑아내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겠죠
인간이라면 모두가 겪는 과정이 아니겠습니까
담담함과 약간의 멜랑꼴리한 느낌이 있네요
분칠(허식)의 상당 부분을 자제 헤야겠죠
자기 일이나 선택한 세계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고요
이쯤 되어서 이런 일은 성취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때라고 생각하는데
없네요
아무것도
옛날 엄마 나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새로운 세대가 열렸구나 싶기도 하고요
중안부(삶의 중간)이 되겠죠
순리를 거스르면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노후가 불안해요
하지만 사회적으로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죠
여전히 철부지인데 말이에요
50세 하면 어떤 생각이 드냐고요?
그저 나와 같은 시대를 산 사람들이죠
생활의 안정되고 판단력의 성숙될 줄 알았어요
잘 익어가는 의미 있는 과정이 되고 싶어요
세상의 순리를 알 것 같은 마음입니다
더 건강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요
너도 고생 많았구나 싶네요
49세와 50세에 똑같은 건 내가 가진 내면의 특징들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한결같이 이런 사람이었꼬 그걸 50세에 더 잘 보고 되더라고요
늙어가는 것과 죽음에 대해 받아들이면서 순해진다
50세에 관한 생각들은 대체로 당황스러움 혹은 부정적인 감정들인 것 같다. 하지만 또 어찌 보면 인생을 오래 산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말들이기도 해서 존경심이 들기도 한다. 과연 사실일까. 아닐까. 50세가 되신 분들을 인터뷰했지만 50세에 대한 환상을 얘기한 것은 아닐까.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모든 것을 불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가. 또 나인가. 언제까지 믿지 못할 것인가. 50이 되면 마음이 편해지면서 믿게 되는 것일까. 이도 저도 기댈 곳이 없으면 엉뚱한 곳에 기대려고 한다. 나도 허황된 믿음에 기대려고 하는 것 같다. 50이 되면 잘 되겠지. 50이 되면 사람을 믿겠지. 50이 되면 상황을 탓하지 않겠지. 그러다 또 이런 생각도 들었다.
그게 뭐 어떻단 말인가. 다 괜찮다. 아니 안 괜찮다. 그냥 이 현상을 받아들이자. 지금의 이 응답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프로젝트를 생각하자. 이 프로젝트를 왜 하려고 했는지 되짚어보자.
글로 쓴 이미지
#1
필름 카메라를 찍으면 첫 컷은 잘린 이미지나 빛이 들어간 이미지로 찍힌다. 그걸 모아서 이미지를 구성한다.
의미: 새로운 시작. 인생은 50부터(60이었나요)
흑백필름을 구입하여 찍어보기-
주의**잘린 이미지 안 나올 수 있음, 완벽하려고 하지 말 것
#2
물을 담아 클로즈업한다. 색이 있는 물감을 떨어뜨려 촬영한다.
의미: 흘러가는 시간이라는 의미
생각할 것: 물-흘러가는 시간-뻔한 이미지가 되지 않도록 조심
#3
손과 목 뒷부분을 클로즈업한다. 되도록 많은 사람들의 손과 목을 촬영하여 혼합한다.
사운드는 반복적인 리듬을 입히는 것이 좋겠다.
의미:극단적 클로즈업으로 시간을 붙잡아둔다
주의할 것: 너무 기괴해지지 않도록 한다.
효정 씨가 혜경씨 에게 질문합니다.
1> 다른 사람들의 대답이지만 마치 한 인물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날선 부분 없이 부드럽게 갈린 강가의 돌이 떠오르는 글이고요.
중복된 비슷한 답을 들으면서 혜경 씨 본인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 궁금하네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50세 분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어요. 제가 생각하던 전형적인 대답도 있었던 반면 새로운 답들도 많았어요. 가령 새로운 도전의 시기로 생각한다는 답변 같은 것들이요. 저도 나이를 생각하며 살지 않는 편이지만 한편으로 어쩔 수 없이 매우 생각하며 살아가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더욱 답변들이 와닿기도 했어요. 문장의 혼합을 생각한 이유는 다양한 사람들이 해준 답변들을 한 명의 사람이 영화의 나래이션 하듯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2> 2~30대가 마치 삶의 리즈시절인 듯 젊음과 청춘만을 가치 있게 표현하 게 평소 저는 싫었어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청춘 그 이후의 삶, 40, 50, 60, 70대의 삶의 가치와 각 나이대의 활력과 생기를 새롭게 찾아보는 시선이 있기를 바랬어요. 혜경 씨의 이번 작업이 평소 고정관념에 잡힌 나이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것과 관련해서 기대하는 게 있을까요?
저도 어떤 면에서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인간이라고 생각되는 때가 있어서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나이에 대한 보편적인 생각들과 짐작들을 파괴하고 싶어요. 이미지를 떠올릴 때도 고리타분한 이미지가 떠오르면 스스로를 다그쳐요. 저의 작품으로 나이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줄 수 있다면 좋겠네요.
3> 평소 죽음을 자주 생각하나요?
그런 편인 것 같아요. 잘 죽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무엇인지는 살아있는 동안 탐구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하고요.
4> 실험적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흥미로워요. 특별히 저런 형태를 생각한 이유가 있을까요?
보이지 않는 어떤 점을 상상하면서 그것을 응시할 때가 있어요. 생각할 것이 있거나 생각이 떠오르는 중일 때 그렇죠. 요즘은 주로 피프티피프티를 생각하며 지냈는데 어느 날 그 점안에서 실험영화가 떠올랐어요. 인물사진을 생각하다가 많이 벗어난 듯 보이긴 하지만 일종의 인물사진이라도고 생각해요. 어제 편의점에 갔는데 계산을 해주시는 분의 목소리가 너무 좋더라고요. 외형의 모습과는 상관없이요. 그 목소리를 들으며 약한 파도 이미지가 떠올랐어요. 물결처럼 느껴져서 인지... 어떤 사람을 떠올리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고 어떤 대화를 나누면 그 자체로 어떤 색이나 이미지로 생각되는 때도 있고요. 그래서 실험영화와 실험적 이미지를 생각하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