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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슥슥 Jul 26. 2023

국비전액지원수업은 과연 들을 만할까

| 내일배움카드제로 수강한 디자인 수업을 오픈해 본다


직장인 혹은 구직자라면 ‘국비지원’ 또는 ‘내일배움카드제’라는 제도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직업능력개발훈련이라는 명목하에 정부가 국민에게 일정 금액을 지원하고 희망하는 교육을 수강할 수 있게 하는 제도. 내일배움카드를 신청하면 인당 200만 원 한도로 설정한 계좌가 생성되고 그 안에서 많게는 전액, 적게는 60%까지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교육을 들을 수 있다.

※ 자세한 정보는 아래 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http://www.koci.co.kr/base/m8/menu1.php






나도 근로자 신분으로 카드를 발급받고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거나 주말에 진행하는 수업을 참여한 적 있었는데, 이번에 전직을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국비전액지원】이 가능한 수업을 수강하게 되었다. 

오늘은 그 수업에 대한 세부 커리큘럼과 수강 후기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1. 내가 수강했던

국비전액지원 수업은?

A. (출판) 광고편집디자인(일러스트,포토샵,인디자인) 실무자 양성 과정을 수강했다. 


아예 다른 업종으로 직무 전환을 고려하면서 일하길 희망했던 분야가 출판업계이기도 했고 하나의 기술로 발전시킬 수 있는 디자인 툴을 좀 더 심화하여 배우고 싶어 선택한 수업이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꼬박 9시간 동안 4개월간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에(총 720시간) 이래 봬도 꽤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갖춘 비싼(?) 수업이기도 했다.


직업훈련포털인 HRD에서 확인했을 시, 훈련비가 거의 500만 원에 가까운데 앞에서 말했다시피 이 수업은 【국비전액지원】이라 별다른 사비가 들어가지는 않았다. 오히려 훈련장려금과 취업지원수당 신청이 중복으로 가능해 매월 소액의 지원금을 받을 수도 있었다.(훈련장려금 약 20만 원, 취업지원수당 50만 원으로 4개월 간 최대 총 80만 원을 받을 수 있음.)

※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 참고 ▼ 

 내일배움카드제로 전액지원수업 들을 때 꼭 신청해야 할 두 가지







2. 정부 지원받는 수업은

퀄리티가 괜찮을까?


나 또한 우려했던 사항이 이 부분이었다. 정부 전액지원수업은 어쩐지 커리큘럼 퀄리티가 낮을 것 같은 선입견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린컴퓨터 아카데미』나 이젠 컴퓨터 학원 등 취업 훈련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학원은 약간,,, 기술자 양성소의 분위기이긴 하다.


실제로 수강했을 때에도 디자이너 취업을 희망하는 취준생과 건축설계 취업을 희망하는 취준생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디자인과는 무관한 삶을 살아온 비전공자로서, 또 늦게나마 디자인 툴을 이해하고 싶은 만학도로서 최종 수강 소감을 밝히자면, ‘꽤 유용했다’고 말하고 싶다. (참고로 나는 신방과를 전공했고 엑셀만 다루는 사무직으로 10년간 일한 30대 후반 비전공자다......)









3. 무엇을 얻었나?

: 수업으로 얻은 결과물


구체적인 수업 후기를 말하기 전에 우선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1) 포트폴리오 와 2) 디자인자격증 이란 결과물을 얻었다.


포트폴리오에는 내가 작업한 【포스터, 웹배너, 리플릿, 전단지, 카드뉴스, 북커버, 브로슈어 디자인】이 포함되어 있고 자격증은 컴퓨터그래픽운용기능사와】와 GTQ포토샵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수업에 대한 나의 만족도는 바로 이 점에 있다. 눈에 보이는 아웃풋이 내 손에 들려있다는 것. 그리고 포토샵과 일러스트, 인디자인이란 디자인 툴과도 많이 가까워졌다는 것.



1) 포트폴리오 일부



2) 취득 자격증 2가지

GTQ 그래픽기술자격(포토샵) 1급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 









4.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 세부 커리큘럼 소개


수업은 3월부터 7월 중순까지 약 90일에 진행되었다. 


초반(1개월 차)

 : 이론 및 기초 기능 익히기

수업은 크게 이론과 실무 수업으로 나뉜다. 수강 초반에는 총 4권의 교재를 무상으로 지급받고 이 네 가지 교재를 번갈아 가면서 출판 인쇄물에 대한 이론 지식을 배운다.


9시간 내리 이론 수업만 있는 것은 아니고 교재에 나와 있는 예제들을 직접 풀어보면서 각 디자인 툴의 기능들을 익히는 흐름이라고 보면 된다. 내가 수강했던 수업은 일러스트 → 포토샵 → 인디자인의 순서로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다뤘고 후반부에 가면 이 세 개의 프로그램을 모두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준비한다.




중반(2~3개월 차)

 : 축제 선정 및 개인 디자인 작업 시작

수강 2개월째에 접어들면 슬슬 포트폴리오에 넣을 작업을 시작한다. 희망하는 축제를 직접 선정하고 이와 연관한 디자인 작업물을 순서대로 완성하는 것이다. 작업 순서는 다음과 같다. 엽서 또는 티켓 → 포스터 → 웹배너 → 굿즈 → 카드뉴스 → 전단지 → 리플릿


개인적으로 이 작업을 하면서 좋았던 건 일대일 첨삭이었다. 각자 디자인 초안을 완성하면 강사님께서 훈련생 자리를 돌며 검토를 하고 수정사항을 말해주는데 이때 들은 피드백이 유용했다. 몰랐던 단축키부터 주목도를 높이는 레이아웃까지 실무에서 활용하기 좋은 팁을 배울 수 있었다.


아이디어를 짜내고 실제 결과물이 되기까지 (숱한 마우스질로) 손목이 시큰거리는 과정이 있긴 하지만 역시 그 고통은 완성본으로 사라진다는 걸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다. 



※ 손목 희생하며 완성한 작업물들

1) 포스터와 리플릿

2) 카드뉴스와 전단지

3) 기업 브로슈어

4) 북커버와 X배너




후반(4개월 차)

 : 포트폴리오 기획 및 내용 구성

수강 마지막 달이 되면 포트폴리오의 세부 내용을 구성하기 시작한다. 여태 했던 작업물들을 하나로 모아 포트폴리오의 콘셉트를 정하고 추가적인 목업 작업과 수정 및 보완 디자인을 하는 것이다.


포트폴리오 세부 내용을 구성하는 편집배열표


전공자라면 ‘포트폴리오 준비’가 익숙하겠지만 나와 같은 비전공자들에게는 생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나는 최대한 레퍼런스를 많이 보려 했다. 나를 포함해 수강생들이 많이 참고했던 자료는 이전 기수 훈련생들의 포트폴리오(인쇄물로 제공됨)와 핀터레스트, 비핸스 등 온라인에 공개되어 있는 다른 이들의 포트폴리오였다.

전공자들의 화려한 포트폴리오를 보고 좌절하기도 하지만 강사님의 말씀처럼 디자인의 안목을 기르는 건 ‘많이 보고, 자주 따라 하기’라는 걸 받아들이며 작업을 완성해 나갔다. 








5. 자격증은 틈틈이 준비 

 : 많이 힘들었다...


개인 작업을 진행하면서 틈틈이 자격증 시험도 함께 준비한다. 학원에서 권장하는 자격증은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와 ‘컬러리스트기사’였다. 컬러 리스트는 관련 업계 직무 경험이나 전공자여야 하기 때문에 모두에게 접수 자격이 주어지는 게 아니어서 수강생 대부분 ‘컴퓨터그래픽스운운용기능사’ 준비를 했다.


필기시험은 강사님으로부터 필기시험 정리본과 공부할 참고자료들을 공유받긴 하나 모든 배움이 그러하듯 공부는 알아서 해야 한다. 당시를 회고해 보자면, 이때 나는 내가 꼭 수험생이 된 기분이었다. 학원에서 그래픽 툴을 익힌 후 집에 와서 자격증 이론 공부와 기출문제를 매일 풀어야 했으니까. 뭐, 사실 커트라인이 낮은 편이라(60점) 3일 만에 후루룩 합격하는 사람도 있긴 하나 디자인에 문외한인 사람이라면,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는 최소 2주 최대 한 달의 준비는 필요해 보인다. 


다행히 필기시험 80점으로 통과 후, 실기 시험 기출문제로 강사님과 함께 연습할 수 있었다. 총 25개의 기출문제가 오픈되어 있고(여기 https://bit.ly/3Dw6Iaf) 이 중 절반 정도를 수업 시간에 풀며 익힌다. 

※ 아찔했던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 실기 시험 후기

https://blog.naver.com/hyelilee/223129937960


+덧. 

디자인 관련 자격증 중에 GTQ도 있긴 한데, 디자인 감각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이라기보다는 해당 소프트웨어의 기본 툴을 다룰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시험에 가깝다. 그래서 취업 당락에 영향을 주지는 않고, 이력서 자격증 항목을 좀 더 채우고 싶다면 1급으로 각자 준비하면 된다. (기출문제는 KPC자격 홈페이지 자료실에 모두 공개되어 있다.(여기 https://bit.ly/3pXgGhT)








6. 수업 종료 3주 전 

: 지원 서류 준비 및 포트폴리오 발표


수업 종료 3주 전이 되면, 취업 준비를 위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한다. 학원 내에 취업상담실이 있고 담당 실장님과 1:1 상담과 자소서 첨삭이 진행된다. 면접 대비 예행 연습하는 시간도 있는데, 그때 받았던 면접 질문은 파일 형태로 공유받아 실전 준비를 할 수 있다. 


종료 1주 전에는 완성한 포트폴리오를 설명하는 개인 발표가 있다. 자신이 정한 콘셉트와 그동안 작업하면서 배운 것, 아쉬운 것 등을 자유롭게 설명하는 시간이다.









7. 국비전액지원 수업,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수 있을까?


나와 같은 ‘디자인’ 쌩초보자들이라면 권하고 싶다. 하지만 정부전액지원 된다고 허술한 마음으로 수강하면 정말이지 큰코다친다. 포토샵 한 번도 만진 적 없는 사람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난이도이긴 하지만 수동적으로 임하다간 중반부터 울면서 따라갈지도 모른다. 실제로 중도 포기자가 네 명 정도 있었고, 나도 힘들어서 수강 포기를 자주 곱씹으며 다녔다. 점심에 걸었던 청계천 산책이 아니었다면, 또 옆에서 응원의 말을 해준 수강생 동기, 아니 동생들이 아니었다면 진즉에 그만뒀을 것이다.  



이론 수업 위주인 첫 달만 지나고 개인 과제가 시작되면, 거의 경주마처럼(진짜임) 다음 과제들이 이어지기 때문에 스스로 작업 속도 완급조절이 필요하다. 수강을 고려하고 있다면, 이론 수업을 진행하는 초반 단계에서부터 자격증 준비 계획과 천천히 포트폴리오 아이디어를 구상하면 좋을 것 같다. (후반부로 갈수록 자소서 준비하랴, 추가 목업 작업하랴 시간적인 여유가 없음을 느끼니까)


참고로, 훈련생 평균 나이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었고 스무 명 중 디자인 계통 전공자는 네 명 남짓이었다.(그래서 수강 동기라기보다는 수강 동생에 가까웠던...) 성별은 공교롭게도 모두 여성이었다..! (남자 수강생 3명 모두 중도 하차를 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나이 많은 노장으로서 생소한 디자인 세계에 입문했던 터라 솔직히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결론적으로는 수강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화면에 구현하는 일은 생각보다 흥미로웠고 고생하여 만든 작업물은 사라지지 않는 일종의 자산으로 남았으니 말이다. 



수업이 종료되고 현재 출판사 위주로 지원은 하고 있으나 애석하게도 나이 때문인지, 실력 때문인지 서류 합격이 수월하진 않다.(또르르) 하지만 어쩌겠나.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지. 그런 의미로 8월은 관련 자격증을 추가로 준비하고 짬짬이 포트폴리오 내용을 보강할 생각이다. 



+ 덧. 

이 글이 시작하려는 이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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