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글을 쓰고 검토하고, 퇴고하는 과정에서 무수히 삭제되어 가는 문장들을 보며, 나의 쫄보 기질이 어디까지 알아가게 되는 자아 성찰의 시간이 된다.
요즘 나의 관심사는 2019년 말부터 달려왔던 나의 재테크 포트폴리오에 대한 재구성의 시간이다. 부동산과 주식과 같은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는 방법은 블로그에 적어보기로 했다. 어차피 블로그는 정보성 자료와 아이디어를 공유한다는 목적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매체이니 각 잡고 포트폴리오 쓰기 자료를 업데이트해보련다.
그와 별개로
내 생각과 이야기를 부여잡고 수집하는 기록을 통해 잘 정리해 두고 싶다. 그것을 브런치에 올리려고 한다.
브런치에 올리는 글들을 엮어서 책으로 발간할 수 있다고 하니, 이참에 목차를 만들어 써보려고 한다.
일기장 같은 감정들은 다치기 쉬워서 누군가에게 보여준 속마음을 들키기에는 딱 브런치가 제격인 듯하다. "볼 테면 보세요. 나는 이리 살고 있답니다." 담백하게 쏟아내기 제격인 매체다.
겸손은 성장을 낳는다고 한다. 모르는 게 많을수록 더 배워야 한다는 자세로 임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배우려는 자세를 갖출 수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겸손이 지나쳐 스스로에게 엄격해지는 상황이 온다. 특히 나에게는 글을 쓰는 작업에 더 엄격하게 잣대를 들이대는 것 같다.
나에겐 재테크를 시작한 계기도, 그것을 이루기 위한 모든 습관과 루틴들도 책을 통해 배우고 성장했던 기억 때문이다. 나의 모든 스승은 종이 활자에 쓰인 누군가의 지식과 감정이었다.
그래서 누군가 나의 글을 보고 ' 이게 뭐야,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잖아. 이걸로 뭘 어쩌겠다고?' 할까 지레 걱정이다. Anyway.
내가 책을 쓴다면, 30대 중반의 워킹맘의 고군분투 재테크 성장기를 다루는 글을 쓰려고 했다. 그래서 제목은 '흔들리지 않는 포트폴리오 만들기'로 적어두었는데 글을 쓰기도 전에 가슴이 웅장해졌다.
제목만 보면 주식으로 대박을 쳐서 수십억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거나, 양도차익만 몇십억 되는 부동산 투자자의 후기글인가? 싶은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내가 그 정도 레벨은 아니잖아?
그래서 재테크를 공부하기 위해 들였던 노력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한다.
그 노력의 시작은 '미루는 습관을 이기고 시간을 만드는 기적'을 만드는 나만의 방법들이었다.
글 쓰는 행위는 읽는 행위보다 적극적이다.
그래서 책 읽기가 책 쓰기보다 100만 배 더 힘들고 억척스러운 시간이라는 걸 알면서 써보려고 한다. 그것은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참기름 짜내듯이 쥐어짜 내고 긁어모아한 권의 책을 내어보겠다는 원대한 포부가 아니라, 지금 이 과정마다 내가 해오고 있는 것들을 차곡차곡 기록으로 쌓아두고 정리해 두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다.
나는 미루는 습관을 버리고, 이겨서지금의 현금흐름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 습관들을 이겨나가는 과정을 통해 부동산 투자와 주식 투자를 병행할 수 있는 '절대 시간'을 확보해 냈다. 나에게는 일하고 살림하며 육아하는 시간 만으로도 꽉 찼던 하루를 쪼개어 금쪽같은 시간을 만들어낸 것이다.
뻔한 시간관리에 담론이나, 아침에 일어나서 시간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론을 설명하는 글을 쓰고 싶지 않다.
평범한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건 대단한 지식인의 지식과 목소리보다도 내 앞의 다른 이가 어떻게 했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 목소리가 더 필요할지 모른다. 그 들에겐 한 발 앞서간 그 이가 얼마나 잘하는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 역시 그랬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런 시도를 해 봤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가 뭐라고, 하는 자기 검열을 놓아두고 미루는 습관을 이기는 훈련을 함께 해보려고 글을 쓰기로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