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 아동을 양육하시는 학부모님을 대상으로 부모교육을 할 기회가 생겨서 다녀왔습니다. 교육 시간이 퇴근시간과 맞물려 있어서 얼마나 오실 수 있으려나 했는데, 사십여 명 되는 분들께서 참석해 주셨습니다. 연차를 쓰고 오셨다는 분도 계셔서 부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처음 해보는 부모교육에 긴장하며 시작했습니다만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해 주신 분들 덕에 집중해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교육이 끝나고 학부모님께서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는 감상을 남겨주셨다는 이야기에 안도했던 기억입니다.
저는 누군가의 앞에 서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편하지 않습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가빠져 남몰래 작게 심호흡을 하곤 합니다. 그래도 겉보기에는 제가 느끼는 것만큼 긴장감이 드러나지는 않는다는 것이 하나 다행인 점입니다. 이번 부모교육, 이전 다른 강의를 의뢰받았을 때도, 학생들 대상 교육을 해야 했을 때에도 늘 불편감과 긴장감은 함께 했습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한데, 그 마음이 불안과 긴장을 부추기니 문제였어요.
자기 객관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이제 막 강의를 처음 해 보는 것이고, 명사의 강의를 비교군으로 두는 것은 어리석다는 사실을 되뇌었습니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서 울지 않고, 쓰러지지 않고 정해진 시간을 끝마치고 오면 성공'이라고 기준을 낮추었어요. 그랬더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그 덕에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해볼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고요. 다행스럽게도 울지 않고, 쓰러지지도 않았어요. 별일 없이 끝마치고 난 후의 안도감과 뿌듯함은 보상으로 따라왔지요.
올해를 돌아보면 '일단 한 번 해보자'의 마음으로 해보지 않았던 일을 시도했던 한 해였습니다. 처음 경험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첫 등교를 앞둔 초등학생의 것과 견줄 수 있을 정도였을 겁니다. 비록 남들이 보기엔 별 거 아닌 일이었을지라도요. 하루는 천천히 가도 일 년은 순식간에 흐르는 기묘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일단 한 번 해보는' 삶의 태도를 좀 더 공고히 해나가고 싶습니다. 제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 속에서 생각만 하고, 걱정만 하느라 못해본 것들이 아직 너무 많으니까요. 새해에는 너무 많은 생각이 지나친 걱정과 불안으로 옮겨가지 않도록, 생각이 많을 때는 잠시 멈추고 그 대신 몸을 움직여 보아야겠습니다.
걱정과 달리 대체로 평안했던 한 해에 더할 나위 없는 감사의 마음을 느낍니다.
새해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주 행복하고 덜 슬프길 바라며 올해의 마지막 글을 마칩니다.
사진: Unsplash의Crazy n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