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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냐파냐 Jul 08. 2023

급 강릉 여행

7월 1일

강릉 급 여행


수요일 저녁에 집에 냉장고를 가리기 위한 파티션을 설치하고 나서 

소파에 누워 있는데 문득 떠나고 싶었다. 


최근에 집 정리를 하고 인테리어를 바꾸면서 

퇴근하고 나서도 집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신경 써야 하는 것들도 많아졌다. 


교회에서 아웃리치도 가기로 하고, 여름성경학교도 준비하면서

주말에도 정신없게 보냈다. 


최근에 오랜 시간 함께 일하던 멤버가 떠나면서 

회사에서도 마음이 뒤숭숭해졌다. 


그러면서 조금씩 조금씩 스트레스가 쌓였던 것 같다. 

뭔가 일을 해도 재미가 없고, 집에 와도 해야 할 일들이 쌓여 있었다. 


냉장고는 어떤 걸로 바꾸면 좋을까? 거실 수납장은 뭘로 해야 할까?

이만큼의 예산을 쓰는 게 적절할까?


새로 온 인턴에게는 어느 정도의 에너지를 써야 할까?

내가 열심히 가르쳐줘 봤자 이 친구도 떠나는 게 아닐까?


힘을 내야지 힘을 내야지 스스로를 다독여봐도 잘 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래도 저번주 교회 설교를 듣고 나니 내 작은 일상을 좀 더 넓은 뷰로 바라볼 수 있었어 조금씩 컨디션이 회복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주중을 살다가 문득 바다가 보고 싶어졌다. 

같이 살고 있는 쥰이랑 시간을 많이 보내지도 못했고, 우리 집 치와와 미키에게도 미안해졌다. 

그래서 서프라이즈로 강릉 여행을 결정했다!!


금요일에 6시 '땡' 하자마자 바로 3시간을 달려서 강릉에 도착!!

몸은 좀 피곤했지만 그래도 편안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딥슬립을 하고

오늘 아침에 숙소 앞 카페에 와서 한참을 바다를 보고 있었다. 


다행히 비도 안 오고 바닷가라서 그런지 그렇게 덥지 않은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여기서 사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으니

감사함이 몰려왔다. 


이렇게 갑자기 강릉으로 함께 떠나올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갑자기 예약한 숙소였지만 바다가 보이고 깨끗하고 저렴한 것에, 

숙소 앞에 갑자기 들어간 카페인데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편안한 것에, 

그냥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있다는 것에,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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