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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민 HEYMIN Aug 30. 2023

[서평] 일과 사랑, 어느 쪽을 택할까?

둘 다 잘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책


이 책을 고른 이유?



일과 사랑,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둘 다 가져가는 선택을 하자



아주 오래전, 결혼에 대한 로망 없이 독신주의를 외치던 나는 연애를 하면서 서서히 가정에 대한 꿈을 키웠고, 서른을 기점으로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다짐에 이르렀다. 이건 가치관을 뒤엎는 변화였고 스스로에게 충분히 반가운 변화이기도 했다. 결혼은 배우자와 팀워크를 이루는 것이며, 아이를 낳는 일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를 두는 일이라는 나름의 정의를 내렸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것은 인생목표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좋은 엄마란 '친구 같은' 엄마였다. 이건 우리 엄마가 내게 그런 존재였기에 내릴 수 있는 정의였고, 이젠 그 일을 실천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인 건,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만큼 결혼 후 커리어를 잘 가져가고 싶은 마음 역시 크다는 사실이다. 굳이 두 마음이 자라난 순서를 따지면 솔직히 커리어에 대한 의지가 훨씬 오래전부터 있었다.


쉽게 말해 결국 '워킹맘'의 삶을 살아야 하는 셈인데, 워킹맘의 고충을 워낙 많이 들은 터라 겁이 안 난다면 거짓말이다. 흔한 말로, 중요한 미팅이나 프로젝트 마감을 앞두고 아이가 크게 다쳤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과연 나는 이성적인 판단과 결정을 빠르게 내릴 수 있을지. 혹은 육아에 드는 시간과 에너지 비율을 배우자와 잘 조율할 수 있을지, 맞벌이 중 가사분담으로 서운한 상황이 생겨도 다 이해하고 맞춰갈 수 있을지. 이런 고민을 종종 하게 된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의욕이 너무 앞서면 되려던 것도 안된다는 말처럼, 내가 좋은 엄마도 되고 커리어도 놓치지 않기 위해선 앞서는 '간절함'보다 '철저한 준비'가 먼저 따라야겠다는 생각! 적어도 내가 왜 이런 결심이 섰는지, 그리고 이 결심을 통해 진정 원하는 가족의 모습은 무엇인지, 훗날 40대와 50대를 관통하는 내 모습은 어떤 모습이길 바라는지 미리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었다. 지혜로운 워킹맘이 되고 싶은 꿈이 진짜 현실이 될 수 있도록 혜안을 길러주는 책일 거라 감이 왔다.


이 책의 저자인 마이라 스트로버, 애비 데이비슨은 양성평등 학자로 경력단절 여성들이 다시 사회로 나와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전문가들이다. 두 사람은 일과 사랑 중 하나만 택하도록 학습되어 온 현실을 꼬집으면서, 이제는 양자택일이 아니라 둘 다 균형 있게 가져가는 최선의 선택하자고 말한다.


P.14
고교에서는 의사결정과 관련된 과목을 가르치지 않고, 대학에서도 대안을 검토하고 비슷한 결정을 놓고 비교해보는 방법을 가르치는 학과목은 없다. 각자가 원하는 개별 우선순위를 단절시킴으로써 우리는 일과 사랑을 이것 아니면 저것의 양자택일로 만든다. 예를 들어 좋은 직장과 행복한 결혼 둘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는 식이다. 이런 전제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우리는 왜 두 가지 모두를 받아들일 방법을 찾아보지 않느냐고 묻는다. (중략) 여러분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고, 그런 다음 충분한 정보와 균형감각을 가지고 여러분의 개인적인 목표와 직업상의 목표를 추구하라는 것이다.


이 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안내(p.14-15)





어떤 책인가요?



사랑과 결혼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나는 J형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랑 앞에서는 매번 P다운 모습을 보였다. 마음 가는대로 주저 없이 사랑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 결혼, 육아를 위해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렇게 말하면 무슨 도구처럼 생각하냐고 물을 수 있지만, 그런 게 아니라 개인은 저마다 성향과 취향이란 게 있으니 각자의 고유한 그것에 맞도록 '나에게 가장 최적화된 배우자'를 고를 필요가 있고 그래서 전략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전략을 짤 때 이 책이 빛을 발한다. 단순히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식의 줄글을 늘어놓은 게 아니라 '5C 프레임워크'라는 가이드를 통해 사랑, 결혼, 육아 모두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다음은 책에서 소개하는 5C 프레임워크의 다섯 가지 항목이다.


5C 프레임워크

1. 명확히 하기(Clarify) :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의하기

2. 소통하기(Communicate) : 내 결정에 가장 영향받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3. 대안 알아보기(Consider a board range of choices) : 여러 가지 대안 고려하기

4. 의견 듣기 (Check in) : 다른 사람의 의견 듣기

5. 예상 결과 추측 (Explore likely consequences) : 주요 대안들의 예상결과 예측하기


머니 앤드 러브 10가지 목차





어느 부분이 좋았나요?



아무래도 워킹맘에 대한 고민이 크다 보니 가장 집중해서 읽은 부분은 일과 육아의 조화를 다루는 '7장. 맞벌이와 육아'였다. 이 챕터에서는 외벌이, 맞벌이 부부의 다양한 케이스를 설명해주는데 사실 어떤 형태든 남편과 아내 둘의 가치관이 서로 존중되고 대화를 통해 맞춰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주변 지인 부부만 해도 외벌이를 마땅하게 생각하는 경우, 맞벌이를 마땅하게 여기는 경우로 나뉘는  보았다. 두 부부 모두 만족하며 살아가는 걸 보았을 때 우선순위 합의만 이루어지면 전혀 문제 될 건 없어 보였다. 우선 나는 워킹맘을 꿈꾸고 있으니, 이걸 원하거나 존중하는 배우자를 만나야 하는 건 분명하다. 이게 내 전략 중 가장 우선순위이지 않을까. 나는 배우자와 함께 육아는 물론 커리어 면에서도 함께 시너지를 이루고 언제나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는 팀워크를 희망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책에서는 여성들이 결혼 이후에도 일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갈 것을 권장한다. 그러지 못했을 때 당연히 개인적인 손실이 따르지만, 사회적 손실 역시 분명히 따르는 일이라고 언급한다. 충분히 동의하는 부분이었다.


이번 챕터 역시 5C 프레임워크를 통해 나름의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특히 다섯 가지 중에서도 '분명히 하기'와 '소통하기' 단계에 초점을 맞추어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총 7가지의 질문인데 나와 비슷한 고민이나 생각을 하고 있다면 집중해서 답을 적어보는 일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7장 '맞벌이와 육아' 5C 프레임워크 (p.260-262)





읽고 깨달은 게 있나요?



이 책을 통해 앞으로 결혼과 육아에 임하는 결심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었다. 백 점짜리 엄마가 되겠다는 욕심보다 평균 70점짜리 엄마여도 빵점인 순간만은 절대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이 더 중요하다는 깨달았다. 그리고 언제든 일과 사랑 모두 백이 될 수 없는 노릇이니 '둘 다의 완벽'보다는 '둘 사이의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 맞다는 결론이다. 아무튼 그래서 세 가지 키워드는 균형, 유연, 존중이다. 이건 앞으로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의 중심 키워드가 것이다.


#균형 - 시간과 에너지의 균형 고려

일과 사랑 두 가지에 쏟는 시간과 에너지 균형을 고려할 것. 시간을 많이 쓰는 게 꼭 에너지를 많이 쓰는 게 아님을 기억하자. 그리고 나의 시간과 에너지가 중요한만큼 배우자와 자녀의 시간, 에너지도 중요하기 때문에 존중해줘야 한다.


#유연 -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마음가짐

일과 사랑에 대한 1차 전략이 원하던대로 되지 않았을 때, 2차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유연함을 지니자. 전략을 짤 때 예외 경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듯 사랑, 결혼, 육아도 미리 세워둔 전략이 빗나갈 때 '그럴 수도 있지, 이제 그럼 다음 방법을 생각해보자'라고 유연하게 대처하고 넘어갈 줄 알아야 한다.


#존중 - 나도 존중하고 너도 존중하는 태도

스스로에 대한 존중을 지키고, 배우자에 대한 존중도 잃지 말자. 가족은 서로가 서로에게 존중받아 마땅한 존재임을 항상 기억할 것. 나에겐 최선의 선택이 배우자와 자녀에게는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궁긍적으로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결국 일과 사랑 사이에서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건강한 삶을 살라는 것이지 않을까. 우리 모두는 성향이 다르기에 각자에게 맞는 일과 사랑 비율도 다를 것이고, '건강한 삶'이라고 느끼는 기준과 정의도 다를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을 통해 본인만의 기준과 정의를 더 잡아가길 바란다.


P.228
우리는 힘들어도 부모가 아이를 위해 투자한 시간은 아이들이 기억한다는 교훈을 배울 수 있었다.
P.229
최상의 해결책은 모두가 원하는 것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게 아니라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가장 핵심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자녀와 엄마, 아빠 그리고 부부의 관계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게 장기적으로 가족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


제주 여름휴가와 함께였던 '머니 앤드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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