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온라인 쇼핑, 스마트스토어의 붐이 일었다. 이미 정점을 지나 하강곡선이라고 느껴지지만, 여전히 시작하려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누군가의 말을 빌리면, 스마트스토어에 뛰어드는 대다수가 6개월을 못 넘긴다고 한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그들 중 한 명이다.
어쩌면 여기가 끝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쨌든 스토어를 준비하는 분들,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신 분들,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그동안의 모든 여정과 생각들을 적어보려 한다. 앞으로 연재할 글이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물건을 판다는 건 내 인생 계획에 없었다. 이직을 많이 했지만 나의 회사생활은 꾸준히 이어졌고 내 결과물에 성취감을 느끼며 살았다. 어느 시점에 강한 이끌림으로 은퇴를 선언하며 직장인의 삶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다른 삶에 대한 갈망이 자석처럼 나를 끌어당겼고 이후의 계획 같은 건 당연히 없었다.
갈망을 채우려 여러 가지 활동을 잡다하게 벌였다. 독서 모임과 여러 특강을 듣고 글을 쓰고 명리학을 배우는 등 여태 해보지 못한 일들을 했다. 그렇게 1년이 되어가는데 여전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지 몰랐다.
2020년 7월, 줄어드는 은행 잔고에 마음이 조급해질 즈음 전업으로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분을 알게 되었다. 내 상황을 지켜본 그가 부업 삼아 스토어를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했다. 당시, 나는 파워스톤에 한참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여러 가지 원석이 주는 힘에 매료되었고 이걸로 팔찌를 만드는 건 쉬워 보였다.
나- 제가요?... 이미 파워스톤 팔찌를 파시는 분이 많은데 괜찮을까요?
A님- 물론 하는 분들이 많지만 콘셉트를 특색 있게 잘 잡으면 용돈 벌이는 될 수 있을 거예요.
이것도 어쩌면 언젠가 겪을 일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아주 가볍게 내가 할 수 있을 만큼만 해보자! 마침 그는 스마트스토어 컨설팅과 인큐베이팅 교육을 한다고 했다. 맨땅에 헤딩하는 상황이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겠다 싶어서 교육을 신청했다.
강남 근처의 한 회의실에서 8주 간의 1:1 인큐베이팅 교육이 시작되었다. 부업 삼아 가볍게 시작해보려던 것이 조금씩 덩어리가 커지고 있는 걸 느꼈다. 아이템을 선정하고 쇼핑몰 콘셉트 기획을 시작으로 경쟁사 분석, 브랜드 네이밍과 타게팅, 스마트스토어 가입, 도메인 신청과 상표권 등록의 내용으로 이어졌다. 볏짚을 덮어 작은 오두막을 세우자고 생각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벽돌에 시멘트를 바르고 있는 느낌이랄까?!
8주 동안 많은 것이 달라졌다. 팔찌만 취급하려던 작은 생각은 여성 액세서리 편집샵으로 몸집을 키웠다. 브랜드명을 오랜 시간 고민했는데 마음에 드는 이름을 지을 때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콘셉트와 어울려야 했고 한글/영문으로 적었을 때의 느낌도 고려했다. 그리스 신화를 뒤적거리며 여신들의 이름을 찾았다. 이거다 싶은 웬만한 것들은 이미 주얼리 쇼핑몰로 운영되고 있었다.
폰트는 무엇으로 할 것인가도 고민이었다. 심플한 게 최고라고 생각해서 고딕체의 무난한 폰트를 골랐지만 수십 개의 개성 있는 폰트를 보니 마음이 흔들거렸다. 그래도 컬러 선정은 쉬웠다. 보라색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상상해왔으니까.
참고로 영문 폰트는 구글에서 제공하는 무료 폰트를 이용했다. 대부분 오픈 라이센스고 상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한글 폰트는 네이버 나눔글꼴, 눈누에서 찾을 수 있다.
https://hangeul.naver.com/2017/nanum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