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ye Oct 16. 2020

JunctionX Seoul 3일간의 여정과 우승(1)

해커톤, 더 이상 개발자만의 대회가 아니다.

Prologue




"해커톤? 그거 개발자 대회 아니야?"
"너 개발자였어?"
"뭐 해킹하는 거야?"




무수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해커톤에 참가한다고 선언한 이후, 주변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개발'에 포커스를 둔 질문을 했다. 사실, 처음엔 나조차도 의아했다. 과연 디자이너가 해커톤에 나가서 어떤 활약을 할지, 디자인과 개발의 비율은 어떻게 되는지 여러 가지 궁금증에 둘러 쌓였다.


이번 글을 통해 그리고 나의 경험을 토대로 해커톤은 단순히 개발자만의 대회가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Junction과 해커톤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핀란드에서 시작된 Junction은 유럽을 대표하는 최대 규모의 해커톤으로 전 세계의 기획, 디자인, 개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팀 빌딩을 하고 48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새롭고 획기적인 기술 프로젝트를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8년 여름 알토대학에 방문한 과기특성화대학 학생들이 Junction에 매료되어 한국에 공유하고자 SHIFT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했다고 한다.

Junction crew


한국에서는 2019년 5월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 처음 개최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정션에서 해커톤 장소로 용산전자상가를 선택한 이유이다.


1990년대 용산전자상가는 컴퓨터와 주변기기는 물론 각종 전자제품이 유통되어 메카로 급부상했으나, 2000년 이후 급격하게 변화하는 유동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해 서울시 내 가장 노후화된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전자산업 기반 복합 문화교류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전자부품 수급이 용이해 신기술 테스트베드로 가난한 청년 창업자들에게 최적의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번에 개최된 JunctionX Seoul 2020은 코로나로 인해 행사 전체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정션 측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전 세계의 더 많은 해커들이 이 자리에 모여 만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8월 1일부터 접수가 시작되었고, 9월 2일에 접수가 마감되었다. 나는 페이스북 광고로 이 행사를 알게 되었는데, 마지막 추가 접수 기간인 2일에 접수하여 빠르게 참여할 수 있었다.(Thank you Facebook!)


사실 가장 매력적인 점은, 글로벌 기업들이 트랙의 파트너로 함께한다는 것이다. 이번 챌린지에서는 Microsoft, NAVER Z, Rakuten RapidAPI, SI Analytics 4개의 기업이 참여했고, 각 트랙별 주제의 큰 틀은 페이스북 JunctionX Seoul 페이지에 사전에 공지가 되었다.





Apply to hackathon


UX UI 디자이너로

참가하는 해커톤


첫 해커톤인 만큼 아무런 배경 지식이 없었고, 다행히 해커톤에 참여해본 회사 동료와 개발자의 도움으로 전반적인 정보와 약간의 팁을 얻을 수 있었다.


우선, 본인 소개가 담긴 애플리케이션을 제출해야 한다. 유럽에서 건너온 해커톤인 만큼 모든 정보는 영어로 기입을 해야 했고, 주로 현재 하고 있는 일과 본인에 대한 소개 그리고 심사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해커톤에 참여하고 싶은 이유와 본인을 뽑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는 질문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력이나 경력은 많이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이유는 후에 설명해보겠다.


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사용자 경험 설계와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대한 나의 의견 그리고 기획자, 개발자와의 협업 경험을 중심으로 서술했고 애자일 하게 진행했던 프로젝트에 대해 적었다. 또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할 때 어떤 디자인 툴을 주로 사용하는지, 그리고 프런트엔드 쪽에서 HTML, CSS, JavaScript, Bootstrap으로 마크업 구조화를 했던 경험을 나열했다. 무엇보다도 이 해커톤에서 위의 경험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다룰 수 있고 비즈니스로 발전시키고 싶은 점을 강조했다.


그 외에도 본인이 관심 있는 테마와 산업 분야, 학력, 경력, 포트폴리오, 깃허브, 링크드인 등 꽤 많은 정보들을 제출해야 했다. 나는 마지막 날에 작성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해 회사에서 몰래 쓰다가 걸렸다.


작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처음 진행되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572명의 사전 신청인원이 있었고, 평가를 거쳐 21개국 187명이 최종 참가했다. 그리고 올해는 온라인으로 진행됨에 따라 모집 인원을 더 늘렸다고 한다.


10월 6일 저녁, 지메일로 해커톤의 참가자로 선택되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과연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선택될 수 있을지 노심초사하던 와중 반가운 소식이었다. 정션 측에서는 참가자가 사전에 주의해야 할 정보들과 트랙 세부 주제를 공개했다. 그리고 팀 빌딩과 3일간의 모든 이벤트가 게시될 슬랙 채널에 초대되었다.





DAY 1


팀 빌딩


나는 슬랙을 7일 아침 회사에서 확인했고, 팀 빌딩 채널을 보자마자 아차 싶었다. 이미  많은 참가자들이 팀 빌딩을 위한 자기소개를 올렸기 때문이다. 점심을 먹고 급하게 나에 대한 소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현재 하고 있는 일, 어떤 프로덕트를 만들고 싶은지, 현재 팀이 정해졌는지, 나의 포지션과 스킬은 무엇인지, 그리고 하고 싶은 트랙을 결정해 적었다.


의외로 채널에 올라온 소개글 중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수가 비슷했다. 나는 우선 빠르게 팀을 만들기 위해 모든 개발자들에게 DM을 보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모두 팀이 있거나, 디자인보다는 개발을 담당해줄 사람을 우선으로 구한다는 답변이었다.


그래서, 방향을 바꿨다. 오히려 기획자나 디자이너에게 DM을 보내 현재 속해있는 팀이 있는지 물었다. 그중 내가 감명 깊게 본 콘텐츠 스페셜리스트로 활동 중인 Dyno에게 물어봤고, 다행히 개발자 3명과 함께 팀이 있고 UX UI를 담당해줄 디자이너가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던 와중 뒤늦게 개발자들에게 DM이 오기 시작했다. 교육 플랫폼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독일 개발자로 우리 팀에 조인하지 않겠냐는 제안이었다. 나는 각 팀별 구성 인원과 개발자의 스킬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해커톤의 필요 구성 인원은 기획과 디자인이 가능한 기획자 겸 디자이너 1명, UX UI 디자이너 1명, 프런트엔드 개발자 2명, 백엔드 개발자 2명(풀 스택이면 더 좋다.)의 구성으로 총 6명을 생각했다. 하지만 독일 개발자팀에는 iOS 개발자와 UX 디자이너뿐이었다.


결국 개발자의 포지션이 다양한 Dyno팀으로 합류하기로 결정했고, 팀이 속해있는 카카오톡 단체방에 초대받았다. 우리 팀 개발자는 프런트엔드 1명, 백엔드 1명, 풀 스택 1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팀 빌딩은 최대 6명까지 가능해서 개발자 1명을 더 영입해 완벽한 팀을 구성하고 싶었다. 우리 팀은 외국인 개발자가 2명이었고, 디자인과 개발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영어와 한국어가 유창하고 어느 정도 디자인에도 경험이 있는 한국인 개발자를 찾으려고 집중했다.


슬랙으로 다른 개발자들의 소개를 찾아봤고, 눈에 띄는 참가자가 있었다. 작년 JunctionX Asia 대회에서 1등을 했던 개발자였다. 그는 뉴욕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있는 한국인으로 프런트엔드와 프로토타입 그리고 디자인 툴인 Figma도 사용할 줄 알았다. 딱 내가 찾던, 우리 팀에 어울리는 지원자였다. 그래서 바로 DM으로 우리 팀의 프로필을 보냈고, 합류하고 싶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렇게 우리는 6명으로 팀 빌딩이 완성되었다.


여담이지만 신기했던 일은 클래스 101에서 일하는 풀 스택 개발자가 디자인 포지션으로 팀에 조인 요청을 해주었다. 평소에 클래스 101의 콘텐츠들을 흥미롭게 보고 있던 터라 더욱 반가웠다. 하지만 이미 팀 빌딩이 완성된 상태였고, 나는 우리 팀에 남기로 결정했다.


다시 한번 지원자들의 자기소개를 쭉 읽어보면서 어마어마한 스펙을 가진 기획자와 디자이너 그리고 개발자까지, 이 자리가 아니었다면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앞서 말했던 이력과 경력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이유는 최연소 참가자의 소개를 보고 난 이후였다.


그는 16살 기획자로 넷마블 게임 아카데미에 속해있다고 한다. 그렇게 나의 지난 과거를 돌이켜보게 되었고(약간의 자괴감이 들었다.)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현재 맡고 있는 포지션에 대한 경험 그리고 본인에 대한 확신을 어필하면 누구나 충분히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팀 빌딩 첫날이 마무리되었다. 우리는 미션 1과 미션 2를 수행하기 위해 팀 코드와 팀원들의 정보를 작성했고, 우리 팀에 대한 설명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야 하는 미션에 장난으로 'team work makes the dream work'라는 아이디어를 냈는데 다들 좋은 반응을 보여 이 문장으로 채택되었다.(응?) 그 후 마이크로소프트 트랙 주제에 대한 간단한 아이디에이션을 했고, 컨디션 조절을 위해 일찍 잠에 들기로 했다. DAY 2에 대한 내용들은 이어지는 다음 글로 작성할 예정이다.









댓글과 구독, 좋아요는 사랑입니다 :)





참고 자료


https://app.hackjunction.com/events/junctionx-seoul

https://www.hackjunction.com/

https://startup.kaist.ac.kr/19%EB%85%84-5%EC%9B%94-junction-x-seoul-%ED%9B%84%EA%B8%B0/



함께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whddnjs761/16


매거진의 이전글 JunctionX Seoul 3일간의 여정과 우승(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