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방주, 케이스노트 검색기
국가법령정보센터가 멈췄다
2025년 10월 18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고로부터 22일째.
나는 민법 중간고사까지 단 이틀을 앞두고 있었다.
법령, 그리고 판례. 로스쿨 시험 답안지가 '나만의 소설'이 되지 않으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다. 이 둘은 어디서 확인해야 하는가? 대답은 간단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그러니까, 서비스가 중단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구글에 '민법 제1조'를 검색해 보면 첫 번째로 뜨는 검색결과는 국가법령정보센터이다. 그렇다면 두 번째는 어느 사이트의 검색결과인가. '케이스노트'다.
평소에도 나는 국가법령정보센터보다 케이스노트를 잘 쓰는 편이었다. 케이스노트는 분명 여러 장점들을 갖고 있는 사이트이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케이스노트의 조문 검색 결과 아래에는 관련 판례가 뜨고, 판례 내 조문에는 하이퍼링크가 걸려 있다. 하지만 처음 케이스노트를 쓴 이유는 간단했다. 케이스노트가 검색 결과 상단에 떴고, 사이트는 쓰기에 편했다.
그리고 지금, 나에게 케이스노트의 장점을 다시 묻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나에게는 케이스노트 검색기가 있다.
간단히 말해서, 케이스노트 검색기는 케이스노트 검색을 도와주는 확장프로그램이다. 매일 쓰는 브라우저에 이 확장프로그램을 추가하기만 하면, 내가 읽는 웹페이지에 '민법 제366조'같은 조문이나 '2003다29043'같은 판례 텍스트가 있을 때 그 텍스트에 하이라이트 표시를 해 준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된 텍스트를 누르면 바로 케이스노트 검색결과창을 띄워 준다. 그게 기능의 전부다. 이 간단한 프로그램을 어디에 쓸 수 있을까.
이제는 친숙한 생성형 AI, ChatGPT에 '부동산 이중매매가 반사회적 법률행위로 무효가 된 대표적인 대법원 판례를 알려줘'라고 입력해 보자.
부동산 이중매매가 반사회질서 법률행위로 무효가 된 대표적인 대법원 판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 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다33788 판결
� 판시사항: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도하여 소유권이전등기까지 해준 후, 이를 숨기고 다른 사람에게 다시 매도하여 계약을 체결하고 중도금을 받은 행위가 **반사회질서 법률행위(민법 제103조)**에 해당하여 무효로 본 사례.
� 사건 개요:
피고는 자신이 소유하던 부동산을 A에게 매도하고, 이미 소유권 이전등기까지 마친 상태에서,
이를 숨기고 원고에게 같은 부동산을 다시 매도하였으며, 원고로부터 중도금까지 수령함.
(이하 생략)
성실한 인공지능답게 열심히 판시사항, 사건 개요까지 답해준다. 그런데, 애초에 이 판례 번호, 정확한 걸까? 이미 몇 번 인공지능에게 법률 정보를 물어봤다가 속아 본 사람들이라면 바로 고개를 세차게 저을 것이다. 실제로, 위 ChatGPT의 출력 속 판결은 존재하지 않는 판결이다. 이러한 오류투성이 결과를 들고 개발자에게 가면 설명은 장황하다. 'ChatGPT와 같은 LLM은 언어 생성을 목적으로 하는 인공지능 모델이기 때문에 가장 확률적으로 말이 되는 문장을 만들고 어쩌고 저쩌고...' 맞는 말이다. 하지만, 개발자의 설명을 듣는다고 해서 없는 판례가 실존하는 것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결국 우리는 교차검증을 해야만 한다. 믿을 만한 사이트에서 조문을 검색하고,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케이스노트 검색기는 바로 그 검증 과정을 클릭 한 번으로 해결해 준다.
케이스노트 검색기, 크롬 웹스토어의 인증을 받고 정식으로 등록된 확장 프로그램. 그 프로그램의 개발자인 나는 오늘도 잠시 코딩 프로그램을 켠다. 공부를 하면서 필요했던 새 기능들을 주석으로 달아 놓고, 다음 개발 계획을 메모한다.
그리고, 브런치에 글을 쓴다. '어떻게 하면 더 정확하고 편하게 공부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한 로스쿨생 겸 개발자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케이스노트 검색기 링크: 크롬 웹 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