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과 50,000원 지폐 사이, 위대한 모자의 이야기
30화-2026. 2. 17. 월요일
"20분 핸드폰 타이머 맞춰두고 혼자서 《수레바퀴 아래서》 읽었어요.“
지후가 며칠 전부터 이렇게 스스로 독서를 하기 시작했다.
어제는 설 명절이라 고향에 내려가는 길에 혹시 몰라 식구들 넷 모두 각자의 책을 한 권씩 챙겨갔다. 남편에게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집 근처 도서관에서 빌려다 주었더니 한참 재미를 붙이고 있는 중이다. 어제는 둘째 지후를 데리고 고향 집 근처 서해안 바닷가 풍경이 보이는 카페에 가서 책을 읽고 왔다. 아마도 남편은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통유리창 카페에서 《노인과 바다》를 읽으니 즐거움이 더했을 것이다. 지후도 카페에서 책 읽기가 집중이 잘 되었다며 자랑을 하였다. 인천 집에 도착한 저녁 6시, 저녁밥을 먹고 밤 10시 즈음 지후와 다시 독서를 이어갔다.
”오늘 읽은 대목에서는 율곡 이이, 인문고전, 플라톤 세 개의 키워드가 생각나요. 《격몽요결》에서 이이가 그러셨대요. 인문학을 하는 사람은 무엇보다 먼저 성인이 되고야 말겠다는 꿈을 가져야 한다고요.“
”지후야, 율곡 이이가 누구인 줄 알아?“
물어보니 5,000원 지폐에 나오는 신사임당의 아들이라고 답했다.
”맞아. 한 나라의 지폐에 엄마와 아들이 등장하는 건 아마 엄마가 알기로는 우리나라밖에 없을걸?“
말하며 나도 신사임당 같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32살 때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 인천으로 이사를 왔고, 가장 먼저 찾아간 사회교육기관이 인천여성회관이었다. 붓글씨를 배우고 싶어 서예반에 등록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갔던 그곳, 1층 정중앙 현관 앞에는 신사임당 초상화 액자가 크게 걸려 있었다. 아마 큰아이 유찬이가 두 살 무렵이었을 때일 것이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신사임당 같은 엄마가 되어야겠다. 현명한 엄마, 아이 교육에 진심인 엄마, 아이를 훌륭한 인물로 키워낸 엄마가 되어야겠다.’ 그 전부터 남편 회사의 위인전 시리즈 중 하나인 《신사임당》 책을 몇 번이고 읽었고, 신사임당을 본받아 태교도 열심히 했었다. 책에는 태교의 중요성이 실려 있었다. 아이를 낳기 전 결혼 후에 읽은 신사임당 책도 당시 큰 울림이 있었고, 아이를 낳고 나서 독서 수업 때문에 여러 번 읽고 토론했던 위인전은 내가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도왔다.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더니 지후가 상당히 흥미로워하였다.
”경제학도 인문 고전 읽기로 해보라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같은 책이 어렵다면 만화 경제학도 추천했고요.“
지후는 어제도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며 20분 독서와 토론, 글쓰기까지 무사히 마쳤다.
글을 쓰다 보니 지후에게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 위인전도 이 책을 읽어가는 도중에 한 번 읽혀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AI 활용 '진로 읽걷쓰' 전략 가이드 (42일 차)
독서 공간의 '입체화': 바닷가 카페와 같은 특별한 장소는 독서를 즐거운 '기억'으로 변환하며 뇌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부모 서사의 '연결': 부모가 꿈꿨던 이상향(신사임당)을 아이에게 공유할 때, 아이는 책 속 위인을 살아있는 롤모델로 받아들입니다.
지식의 '융합': 율곡 이이의 철학에서 시작해 경제학(애덤 스미스)으로 나아가는 '계독' 방식은 AI 시대에 필요한 통섭적 사고를 길러줍니다.
� 27년 차 독지사 엄마의 '줏대' 한마디
"부모의 초심은 아이의 미래를 비추는 등불입니다. 14년 전 제가 초상화 앞에서 했던 다짐이 지후의 입을 통해 율곡 이이의 문장으로 돌아왔을 때, 비로소 교육의 완성을 느꼈습니다. 아이의 손에 책을 쥐여주기 전, 부모의 가슴에 먼저 위대한 꿈을 심으십시오. 그 꿈이 지폐 속 인물들처럼 위대한 모자의 연대로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