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필라테스 시장이 쑥대밭입니다. 금리와 물가의 폭등, 부동산 경기 침체로 경제상황이 불안하기 때문일까요? 경기가 불황일 때 의식주를 제외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인다고는 하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필라테스가 직격탄을 맞은 것 같습니다.
손 놓고 구경만 할 수 없습니다. 방법을 찾아봐야겠어요.
코로나가 터지기 전 미국에 필라테스를 배우러 갔었을 때 일입니다. 외국인 동기들과 식사 자리가 있었는데 그 당시 한류 덕을 톡톡히 봤어요. 모두들 코리안인 저에게 호감을 보이고 한국에 대해 궁금해했거든요.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블랙핑크에 열광하고 한국여성의 피부관리법에 관심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대화의 주제가 한국의 필라테스 산업으로 옮겨갔어요.
Lolita's PMMP Unit2가 끝나고 동기들과 식사자리
한국에는 스타벅스보다 필라테스스튜디오가 더 많다는 제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깨를 으쓱 끌어올리더니 "언빌리버블"이라는 반응이 돌아옵니다. 여러 나라에서 모인 사람들도 모두 의아해하는 분명 일반적이지 않은 성장세였죠.
급하게 올라갔으니내리막길도 가파릅니다.
현시점 필라테스는 유행 지난 한물간 운동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회원수는 눈에 띄게 줄었고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필라테스의 미래를 걱정하는 글들이 자주 보입니다. 현 상황을 못 견딘 강사들은 다른 직업을 찾아 떠나고 스튜디오는 문을 닫습니다. 이 와중에 먹튀 하는 곳까지 생겨나며암울한 상황에 더욱 부채질을 하죠.
6.25 전쟁 이후 우리나라는한강의 기적이라는 엄청난 속도의 경제성장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절차와 과정을 무시한 채 결과만을 보고 달렸기 때문에 후에 IMF를 포함한 여러 가지 부작용을 겪었죠. 사람들은 고통스러웠지만 신세한탄이나 상황 탓을 하기보단 금 모으기 운동, 구조조정등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필라테스도 과도기의 대한민국과 비슷해 보입니다. 필라테스 산업 역시 짧은 기간 동안 막대한 자본과 인력이 투입되고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수요가 증가하니 수업의 질 보다는 양에 집중했고 최소한의 품질도 지키지 못한 수업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제는 필라테스 강사로써 스스로를 돌아보며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잘못된 것은 개선할시점에 마주했습니다.모두 각자의 자리에서최선을 다해 움직여야 합니다.
우리는 필라테스의 본질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피크 필라테스 CEC 워크숍 "Understandig the Box"
음식점의본질은 맛입니다.인스타용 화려한 인테리어를내세운 곳이 흥행할 수는 있지만 맛이 없다면롱런 하긴어렵겠죠.
필라테스 역시 마찬가지예요. 소비자는 더 이상 넓고 화려한 인테리어나 수입기구에 반응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