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림 Sep 18. 2022

세상 일이 노력한 만큼만 나온다면

아직 토마토 하나밖에 못 먹다니

지난봄여름.


식물들도 다 죽이는 똥 손(무관심)으로 방울토마토를 키웠다.

씨앗을 틔우고, 그걸 심어서 키우고..

그러나 우리는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



첫째, 우리가 심은 흙은 영양분이 없는 마사토였다.

꽃화분 등을 키울 때 물이 잘 빠지라고 담는 마사토에 영양이 많이 필요한 열매 달리는 식물을 심으니 당연했다.

그러나 그 당연함을 모를 정도로 무지했다.


둘째, 대상에 대한 분석이 없었다.

방울토마토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이라도 필요했다.

그러나 우리는 토마토는 심으면 크는 줄 알았다.

그뿐인가.

그때그때 필요한 것들이 있는데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


그러니 잘 자랄 리가..

그나마 비가 오나 해가 비치나 토마토를 아끼고, 물주는 정성으로 애지중지해서 이만큼이나 자라긴 했다.

방학 때도 당번 정해서 매일 물 주러 간 정성면 어디 가서 자랑해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그 결과!


우리는 방울토마토 한 알 씩 먹었다.

다른 밭에서는 방울토마토가 포도처럼 주렁주렁 열리는데, 우리는 단 세 알이었다.

전교생에게 다 먹이겠다는 포부는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물론, 아직도 잘 안 자라고 있다.

토마토가 제일 쉬운 농작물이라는데 우리는 도대체 왜 이런 것일까?


세상일도 비슷한 것 같다.


그 일을 잘하고 익숙한 이에겐 세상 쉬운 것도 조그만 지식도  없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또, 세상의 모든 일이 노력한다고 해서 잘 되는 것만은 아니다.

세상일이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떤 일이든 시작하기 전에 제대로 알아보고, 그 일을 잘하기 위해 노력은 하되, 그 결과에 관해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태풍에 부러진 토마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