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아의 비밀 22

수학 선생님

by 혜림

지연이는 친구들에게 이야기할 것이 있다고 모여달라고 전령을 보냈다. 전령들의 메시지를 받은 민규, 현우, 지연, 봄이는 방과 후 학교 뒷산 산책로에 모였다.

지연이는 꿈에 나왔던 아름이가 가리킨 사람이 누군지 알았다고 했다. 그 사람은 3학년 국어 선생님이었다고 하며 분명 3학년 국어 선생님이 아름이의 죽음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3학년 국어 선생님?”

“그런데 우리가 찾아갔을 때 국어 선생님이 수학 선생님과 다투고 있었어. 두 사람의 사이가 좋지 않은 것 같아.”

봄이가 말했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

“이야기하려고 따라갔는데 김혜림 선생님이 들어오는 바람에 이야기는 못 했어.”

“아, 아쉽다.”

수학 선생님이 서류 같은 것을 불태우고 있었던 이야기도 했다.

“수학 선생님이?”

“응, 그리고….”

지연이는 아이들에게 수학 선생님의 차에서 찾은 기억하는 잎과 메모를 보여주었다. 아이들은 기억하는 잎을 보자 기억하는 잎의 기억에의 내용이 무엇인지 기대했다.

“내가 이미 봤는데 기억하는 잎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어.”

“쳇, 기억하는 잎 주제에 아무것도 기억 못 하고.”

민규가 툴툴거렸다. 현우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저… 수학 선생님 메모에 적혀있는 아이들의 이름. 왠지 알 것 같지 않아?”

“나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나는 들어 본 것 같기도 해.”

“어…. 김채연이라고? 채연이는 나와 친했던 아이인데. 채연이는 얼마 전에 실종되었어.”

“어? 그러고 보니 나도 채연이 부모님의 연락을 받은 적 있어.”

다음 날 아침 수학 선생님의 메모에 있는 아이들의 이름을 다시 살펴보았다.

이솔아, 김채연, 김성진, 최예찬, 박우현… 채연이를 제외하고 아는 이름은 거의 없었다.

낯익은 이름도 있기는 했지만 정확하게 자신들이 아는 아이의 이름인지, 스쳐 지나간 사람의 이름인지 알 수 없었다. 대부분은 잘 모르는 아이들의 이름이었다.

메모에 있는 아이들은 우리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아닌가? 수학 선생님이 이전에 가르쳤던 제자들인가?

이 아이들이 이 일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 같았다. 아이들의 정보를 모아야 했다. 교무실에 가서 정보를 모으기 위해 봄이가 과학 선생님으로 모습을 바꿔서 학생기록부를 가져오기로 했다.

과학 선생님으로 변신한 봄이는 선생님들이 출근하기 전 일찍 학교에 도착했다. 경비 아저씨와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고 과학 선생님인 척 교무실로 들어갔다. 모든 것이 굉장히 자연스러웠다. 요즘에는 봄이 자신도 자신이 과학 선생님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교무실에 들어간 봄이는 교무실 한쪽 벽에 가득 있는 학생들의 학생 기록을 펼쳤다. 마법 지팡이를 이용해 메모가 되어 있던 아이들의 이름을 빠른 속도로 훑었다.

마법 지팡이는 봄이가 생각하는 아이들의 이름을 찾아냈다. 이솔아, 최예찬, 김채연… 메모에 있던 이름을 세 명 정도 찾았다. 그 아이들이 기억나지 않았지만, 메모에 있는 아이들은 대부분 아멜리아 중학교 아이들이었다.

그때 교무실 밖에서 선생님들이 출근하는 소리가 들렸다. 봄이는 눈앞에 보이는 내용을 마법 지팡이에 담았다. 선생님들이 교무실에 들어오기 전에 재빨리 교무실을 빠져나왔다.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온 봄이는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마법 지팡이 속에서 아이들의 학생 기록을 꺼냈다. 아이들 모두 아름이가 담아온 내용을 열심히 보았다. 학생 기록을 보니 이솔아는 봄이와 같은 반 아이였다.

우리 반에 이런 아이가 있었나? 이솔아라는 이름이 낯설기도 하고 들어 본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솔직히 기억나지 않았다.

이솔아는 몇 개월 전부터 학교를 나오지 않고 있었다. 김채연, 최예찬도 학교를 나오지 않는지 꽤 되었다. 혹시 담임 선생님이 기록을 하지 않았을까 해서 봄이가 가져온 학생들의 기록에서 메모에 이름이 없는 아이의 것을 펼쳐보았다. 그런데 그 아이들은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니는 걸로 기록되어 있었다.

이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수학 선생님은 왜 이 아이들의 이름을 메모해 놓았을까? 이 아이들은 왜 학교에 나오지 않지? 그리고 왜 우리는 이 아이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지?

설마… 이 아이들이 학교를 나오지 않는 게 수학 선생님 때문일까? 수학 선생님이 이 아이들을??

말도 안 된다. 설마 수학 선생님이 어떻게 했을 리가 있을까.

하지만 지금까지 녹음기나 곰 인형이 보여준 것을 생각하면 분명 수학 선생님은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봐왔던 수학 선생님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아이들이 들꽃을 선물하면 수줍게 웃으며 좋아하던 수학 선생님이다. 아이들이 수학 시간에 장난친다고 마법 개미를 수학 선생님의 호주머니 안에 넣었을 때 놀라서 벌벌 떨면서도 마법 개미를 죽이지 못했다. 그런 수학 선생님이 이렇게 많은 아이를 해코지했을 리 없다.

도대체 이 아이들의 이름을 왜 메모해놓은 걸까?

아이들이 갑자기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되어서 선생님이 걱정되어서 메모해놓은 건 아닐까? 다시 생각하니 이 아이들은 다 같은 학년도 아니고, 수학 선생님과 공통점도 없어 보였다. 아무리 궁리해도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온갖 생각에 머리가 복잡했다.

현우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수학 선생님은 왜 이 아이들의 이름을 메모했을까? 나는 왜 이렇게 수학 선생님이 의심스럽지? 얘들아, 너희는 그렇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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