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 진짜 많네
드디어 Canon R8과 함께 출동했습니다.
깃발이 정말 많았는데 찍기가 힘들었어요. 휘날려야 비로소 잘 보이는데 그 순간을 잡기가 어려웠거든요. 그래도 깃발이 접혀 있을 때 운좋게 한 장 찍었습니다. 그것도 찍을 땐 몰랐고 집에 와서 자세히 보고서야 알았어요. 오른쪽 옆에.
'조프리보다 나쁜 00'
비교하면 아이폰 13이 쨍한 디지털 느낌이 납니다.
사진을 찍어보니 현장 느낌을 다 담는 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특히 집회처럼 에너지가 소용돌이치는 곳은요. 이러한 대형 집회는 의견과 상관없이 참여하는 편인데, 일상과 전혀 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는 면에서 작가에게 꼭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고요.
둘 다 아이폰 13. 파노라마 가운데가 둥글게 튀어나와 버렸네요.
이날 광화문은 거대한 댄스 클럽이자 노래방이었답니다. 사람들은 방방 뛰며 소리지르고 거리에 올라선 사람들도 신나게 춤추더군요. 한국식 대형 집회는 일단 노래와 춤입니다. 한바탕 굿판이죠. 경찰도 거의 안 보였습니다.
캐논 배터리가 거의 떨어져가서 가방에 잘 넣어 두고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배터리 여분이 있었어야 하는데 말이죠. 그런데 대열의 오른쪽이 활짝 열리면서 캐논을 꺼내야 할 순간이 왔습니다.
대열 앞으로 달려가서 셔터를 눌렀습니다. 약간 초점이 나가서 아쉬워요. 이 샷을 남기고 캐논 배터리는 잠들어버리고...
그날의 베스트 코스프레서! (머리 따뜻해서 좋겠어용)
그리고 오랜만에 듣는 꽃다지 노래. 영원한 투쟁판의 오아시스...
신나는 K-Pop 음악이 울려퍼지지만 이 곳에서는 당당하게 지역방송(?)중이었습니다. 야아 이게 얼마만에 듣는 풍물이냐.
'페미니스트' 응원봉
'탕후루' 응원봉
안국역까지 행진했습니다. 태극기를 든 사람들이 군데군데 보였습니다. 사실 저도 이날 태극기 손수건을 들었습니다. 태극기라는 상징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렸습니다. 그걸 다시 되찾아와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보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