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만나러 태평양을 건넜다_1

1일차

by ㄱㅎㅇ

다른 날들과 다름 없이 회사로 향한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 그와의 재회. 5월 28일 이후 처음이니 거의 4개월 만이다. 오전에 회사일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향한다. 짐을 마저 챙겨 공항으로 가는 길. 이제야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미국으로 출발. 길고 긴 비행을 끝내고 오후 4시를 넘어서야 LAX공항에 도착. 긴 하루다. 유심칩을 사지 않아 핸드폰은 터지지 않는 상태. 입국심사를 위해 이동한다. 기다리고 있을 그를 생각하며 발걸음이 빨라진다. 같은 시간대에 비행기들이 많이 도착했나보다. 이미 입국심사 줄은 너무 길다. 기다리고 기다리며 어느덧 2시간 경과. 무거운 짐을 들고 줄을 서서 기다리려니 너무 힘들고 피곤하다. 드디어 내 차례. 간단한 입국심사가 끝나고 드디어 배기지 클레임. 이미 나와있는 가방을 픽업하여 입국장 문을 나선다.


입국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한데 모여 각자의 그리운 사람,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고개를 들어보니 눈에 익은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환하게 웃으며 나를 향해 손을 흔드는 사람. 그다. 공항에서 그를 만나면 어떤 미소를 지어야할지, 어떤 말로 인사를 건네야할지 수십번 연습했지만 소용이 없다. 그를 보는 순간 얼어버렸다. 너무 오랜만에 보는 탓일까. 예쁜 미소를 지어보이려던 계획은 실패다. 어색한 미소가 예쁜 미소를 지워버린다. 만나자마자 내 가방을 받아들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그. 4개월 전 마지막으로 느꼈던 그의 향기다. 따스한 손길과 품까지 모두 그대로다. 쌓였던 그리움이 한번에 씻겨나가는 느낌이다. 포옹, 따뜻한 눈길, 몇번의 베이비키스들. 잠깐의 어색했던 순간이 자취를 감춘다. 그의 눈길에서 사랑의 감정이 쏟아져 내린다. 그의 눈에 비친 내 눈에서도 똑같은 감정이 쏟아져 내린다. 그의 차에 올라타 가든 그로브로 가는 내내 그동안의 그리움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덕분에 지금의 소중함이 밀려온다. 오랜 비행에 힘들었을 나를 위해 숙소에 내리자마자 마사지를 해주겠다는 그. 사랑받는 기분에 13시간의 피곤함이 흩어져 버린다.


가든그로브의 에어비앤비에 도착. 짐을 풀고 샤워로 여독도 푼다. 갑자기 밀려오는 허기. 늦은 밤이지만 인앤아웃을 찾아나선다. 그의 차 조수석에 앉아 그를 바라보니 아직도 꿈만 같다. 꿈속을 헤매는 것 같은 긴 하루가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