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그의 따뜻한 품에서 일어난다. 행복이란 이런게 아닐까. 오늘은 그와 디즈니랜드에 가는 날. 10시 오픈에 맞춰 가자고 약속했지만 눈을 뜨니 10시 30분. 새벽에 일찍 일어나 서로 사랑을 속삭인 덕분에 계획은 계획에서 끝나버린다. 그래도 좋다. 모닝키스로 잠을 깨우고 천천히 나갈 준비를 한다.
미국에서의 첫 아침식사는 데니스. 오믈렛과 타코를 먹는다. 무엇을 먹어도 그와 함께라면 행복한 하루의 시작이다. 디즈니랜드에 도착하니 어느덧 점심. 평일이라 다행히 붐비진 않는다. 나를 위해 그가 미리 준비한 입장권과 메가패스. 덕분에 오래 기다리지 않고 놀이기구를 탄다. 그는 내가 미국에 오면 더 재밌고 편하게 놀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입버릇 처럼 말했다. 그리고 오늘은 그게 현실이 되는 날이다. 그의 손을 잡고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걸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싶다. 행복해.
오후 느즈막히 디즈니랜드에서 나와 다시 가든그로브 숙소로 향한다. 샤워와 몇번의 키스 후 다시 차를 타고 엘에이로 향한다. 목적지는 산타모니카. 사실 목적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와 함께라면 말이다. 9월 중순 저녁의 엘에이는 꽤 쌀쌀하다. 그 누구보다 따뜻한 그의 손을 잡고 걷자니 쌀쌀함이 가신다. 이 손을 놓지 않고 계속 잡고 있고 싶다. 산책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덧 저녁시간. 오늘 저녁은 스시다. 숙소 근처의 스시집으로 향한다. 식당이 문 닫기 한 시간 전. 아슬아슬하게 도착해 그가 골라 준 스시를 입에 넣는다. 배부르게 먹고 월마트로 향한다. 장보기는 그와 서울에 함께 있을 때 내가 가장 좋아하던 추억 중 하나다. 그의 손을 잡고 마트에 가면 마치 달콤한 신혼을 즐기는 기분이었다. 오랜만에 그의 손을 잡고 마트에 간다. 기분 좋았던 추억이 하나 둘 뇌리를 스친다. 오늘 이 순간도 추억상자 속에 들어간다. 추억과 함께 이튿날 밤이 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