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만나러 태평양을 건넜다_3

3일차

by ㄱㅎㅇ

첫번째 숙소에서의 추억을 캐리어에 담아 새로운 곳으로 가는 날이다. 라스베가스로 향하기로 한 날. 오늘이 설레는 이유는 베가스의 화려함 때문이 아니다. 베가스로 가는 길에 포트어윈에 들르기로 한다. 4개월을 애틋하게 통화로만 보고 들었던 그 곳. 그의 새로운 일터는 어떨까. 가는 길이 계속 사막이다. 태어나서 이런 사막을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다. 달리고 달려 도착한 포트어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은 곳이다. 화장실이 급해 스타벅스로 들어갔는데 눈에 익는다. 그가 와이파이를 얻어쓰던 스타벅스다. 이 곳에 내가 실제로 오다니. 서로를 그리워하며 통화하던 풍경과 싸우던 풍경이 그려진다. 그와 나는 꽤 자주 싸운다. 까탈스럽게 구는 나의 모습도 다 받아주는 그.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의 방에 처음 들어간 순간은 꽤 오래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작은 공간을 자기만의 색깔로 꾸려 놓은 모습이 너무 귀여워보인다. 모두 영상통화를 통해서만 보다가 직접 보게되니 감회가 새롭다. 이 곳에서 오랜 시간 나를 그리워할 그를 생각하며 공간 이곳 저곳을 눈에 담아둔다.


다시 사막을 달려 라스베가스. 호텔에 들어가자마자 담배 냄새에 기분이 다운된다. 직접 숙소를 잡은 그 앞에서 티를 내지 않아야하는데 자꾸 다운 된 기분이 불쑥불쑥 나와버린다. 결국 그의 섭섭함도 나와버린다.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 차 안의 공기가 무겁다. 나의 곤두선 신경과 그의 섭섭함이 부딪힌다. 아주 강하게. 마냥 즐겁기만 해도 짧은 저녁이 없어져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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