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이 어려운 이유는,

by 혜윰

그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혼자서 영어공부를 시작한 지 5년이 되었다. 주말 빼고 매일 10~15분 정도, 처음에는 책을 단락 단위로 외워 녹음하는 방식이었고, 이후에는 스픽이라는 어플을 알게 되어 하루 정해진 분량을 조금씩 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혼자 하는 것은 외로웠다. 혼자 있을 때 나는 나와의 약속을 쉽게 무시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동체 속에서 약속을 하고 그것을 지켜가기로 한다면 내가 더 단단하게 꾸준해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픈채팅방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아무도 없는 방에 혼자서 인증을 하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한 명 두 명 들어오기 시작했다. 규칙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내보내야 했고, 1~2년간 끝까지 남은 사람은 나 포함 딱 두 사람이었다.


하지만 현재 3년 차가 되어가는 이 방의 회원수는 13명이고, 내년에 매일 하기를 다짐한 사람은 5명이다. 꾸준함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회원이 늘어난 것은 성실한 자기를 보여줄 수 있는 공동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마도 우리는 생각보다 더 사회적인 존재이고, 타인의 시선 속에서야 비로소 스스로를 존중하게 되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는 공동체를 제공받고 싶었지, 공동체를 이끌어가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이끌어가는 공동체를 찾을 수 없었기에 내가 직접 만들 수밖에 없었다. 대신 관리에 쓰이는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구조를 고민했다. 셀프인증, 셀프 목록화를 기본으로 하고,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만 통계를 내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내가 크게 개입하지 않아도 회원들 스스로 굴러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방을 운영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뭔가를 해보겠다는 다짐으로 이 구조속에 들어온다 하더라도 여전히 꾸준히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방을 들어왔다 나간 사람도 매우 많고, 들어와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있기만 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 버티지 못하고 나간 사람들은 각자의 사정 속에서 다른 종류의 꾸준함을 이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이곳에 남아 꾸준히 선택을 반복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다른 결과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는 너무나 조용하고, 더디고, 천천히 오기 때문에 그들의 하루하루의 선택이 더 고귀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