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와 에세이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가

by 김창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서는 소설이 적합하다고 생각하지만

내게는 소설을 쓸 방법도, 용기도, 지식도 없기 때문에 에세이 형식을 빌려 글을 쓰고 있다.

다만 글을 써놓고 보면 에세이가 일기와 차이를 알 수 없을 때가 많아 혼란스럽다.

일기도 에세이에 속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가 여기서 말하는 일기란 시간과 정보의 나열에 가깝고 과제 같은 것이라서 곤혹스럽다.

초등학교 시절 의무감에 쓰던 내 일기장 처럼 말이다.


내 딴에는 감성에서 글이 시작할 때 에세이가 되고 사실의 나열에서 시작할 때 일기가 된다.

글 하나 몇 줄의 문단 하나에도 에세이와 일기가 뒤섞였다.

그래서 '일기와 에세이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가'가 이번 고민이다.


문장력의 차이인가.

문장력 있는 일기는 에세이 인가. 문장력 없는 에세이는 일기인가. 서로 다른가.

감상문인가. 편지인가. 일기인가.


에세이가 일기, 감상문, 편지 등 모두를 포괄한다고 한다.

모두를 포괄한다는 것을 알고도 전형적인(어린날의) 일기처럼 쓴 내 글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적어도 수려한 일기 정도는 돼야 할 것 아닌가.'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럼 이것은 일기와 에세이의 경계에 대한 의문이 아니라 어떤 글이 잘 쓴 글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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