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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류사회' 아킬레스건이 아킬레스건이 안될 때

영화 '상류사회' 리뷰. 청소년관람불가의 이유가 있다...

by 무적스팸


영화 '상류사회'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는 리뷰!
"보실 분은 읽지 마십시오! "


아킬레스건이란?

의학적인 해석으로는 가자미근(soleus muscle)과 장딴지근(비복근, gastrocnemius muscle)의 힘줄이 모여 하나의 힘줄을 이룬 것을 말한다. 그러나 아킬레스건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치명적인 약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영화 '상류사회'는 상류사회로 높이 올라가기 위해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 사람들이 치명적인 약점을 잡히게 될 때 과연 어떻게 해야할지를 생각하게 하는 심오함이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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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인기와 존경을 동시에 받는 경제학 교수 태준(박해일 분)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 촉망받는 정치 신인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후보로 나서게 되고, 그의 아내이자 미래미술관의 부관장 수연(수애 분)은 재개관전을 통해 관장 자리에 오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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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타이밍에 수연의 미술품 거래와 태준의 선거 출마 뒤에 재벌 그룹과 정당의 어두운 거래가 있음이 밝혀지고 그것에 이용당한 태준과 수연은 상류사회 입성을 앞에 두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여기서 부터는 더 스포일러) 두 부부의 섹스 스캔들까지 겹치게 되고 그걸 빌미로 태준과 수연은 발목을 잡히게 된다.

발목을 잡은 섹스 스캔들을 덮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부부. 그러나 빠져나가지 못하고 앞뒤가 막히고 더러운 거래를 해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태준과 수연. 그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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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류사회'는 상류사회로 가고 싶어하는 한 커플을 계속 끌어내린다. 상류사회쪽의 사람들이 너희는 위로 올라갈 수 없다고 밀어내고, 못올라가게 발목을 잡는 아킬레스건을 자꾸 만들어내면서 말이다.

아킬레스건이 끊기면 멍쩔해보여도 걸을 때는 엄청난 불편을 겪어야 한다. 그래서 아킬레스건을 '치명적인 약점'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끊기면 살기 힘들어지니까.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잡히면, 그걸 공개하지 않으려고 다른 일들을 해주거나 덮으려고 또 다른 약점이 잡힐 일들을 해줘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점점 더 약점을 잡은 사람이 약점이 있는 사람을 부릴(!) 수 있게 된다. 주종관계가 생기게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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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건인 '치명적인 약점'은 숨기고 싶은 비밀일 때가 많다. 정말 치명적인 것이기에 '치부(恥部)'일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틀키고 싶지 않은 자신의 치부... 부끄러운 일...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아킬레스건을 까놓고 나면, 치명적인 약점을 다 털어놓고 들켜버리면, 그것 때문에 주종의 관계도 생기지 않고, 약점이 약점이 되지 않아 빌미를 잡힐 일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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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가 그랬다.


그렇게 대놓고 말하면 그 약점은 더이상 숨길 약점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약점이 있다면 그냥 까라고 말하고 싶다... 좀 부끄럽고 좀 치욕적일지라도 누군가에게 군림 당하고 싶지 않다면, 아니 불안하게 살고 싶지 않다면 그냥 치부를 들어내고 다 공개해라.

그렇게 되면 망신당하고, 욕을 먹고, 삶이 바닥을 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죽지 않았다면 우리는 다시 시작하면 된다. 그리고 상대가 있는 치부였다면 용서를 구하고 용서받고 하자. 잘못이 커서 용서를 못받더라도 솔직하게 고백하자. 죽기 전까지 돌이킬 수 없는 일은 세상에 없다. 그렇게 살 수 있게 짜여진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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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더 얘기하자면... 누군가의 아킬레스건을 잡고 있다면 놓아주길 바란다. 용서해주길 바란다. 언젠가 본인도 아킬레스건을 잡히게 될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용서를 구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영화 '상류사회'는 이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많은 메세지를 던진다. 영화가 재미있고 재미없고의 차원이 아니라 삶을 사는 방법이 어떻게 되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니까.

오랜만에 어른들이 보는 영화를 본 것 같다. 내용과 비주얼 면에서도...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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