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무지는 자유를 주지 그래서 모험을 떠난다?!"
우리는 왜 모험을 떠나는 걸까? 아니면 왜 모험을 떠나지 않는 걸까?
영화 닥터 두리틀(Dolittle, 2020)을 보면서 왜 모험을 떠나게 되는지 생각하게 됐다.
동물들과 소통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닥터 두리틀(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세상과 단절한 채 동물들과 친구가 되어 살아간다.
어느 날, 여왕에게 알 수 없는 불치병이 생기고 왕국마저 위험에 빠지게 되자, 그의 놀라운 능력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자신의 영역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닥터 두리틀은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다시 여왕을 구하기에 나선다.
여왕을 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어진 시간 안에 누구도 가보지 못했던 신비의 섬을 찾아내야만 하고, 그 곳에서 여왕을 구할 신비한 약을 구해와야 하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사람들로 부터 방해를 받게 된다.
과연 닥터 두리틀은 성공할 수 있을까?
닥터 두리틀과 함께 길을 나선 동물들과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은 그 어떤 큰 재미를 주진 않는다. 그러나 그들이 함께 하는 여정은 주변에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어떤 위험이 따르더라도
우린 함께 하는 거야”
이런 거창한 말보다고 더 머리에 남았던 말이 있다. 왜 같이 몰려다니냐는 누군가의 질문이었던 거 같은데 누군가 이런 대답을 한다.
우린 그저 함께 있을 뿐이야
우리가 주변에 함께 있는 사람들은 어찌보면 거창한 이유가 있어서 함께 하는 게 아니다. 그냥 함께 있다보니까 같이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만나는 사람말고, 그냥... 종종 보게 되거나 자주 보게 되거나 하는 이들은 그저 함께 있다보니 친해지고 우정을 나누게 되고 애정도 갖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말이었다.
또한, 그들이 함께 하면서 서로 도와주는 장면들이 많은데, 이것 또한 그렇다.
남을 도와야
자신을 도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남이 자신을 도와준다는 것을 바라로 남을 도운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남을 도와야, 자신도 스스로 스스로를 위해 도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을 위해서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남을 도우면서 배우게 되는 큰 의미가 거기서 나오는 것 같다.
영화 '닥터 두리틀'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모험을 떠나는 이유였다. 안정적으로 살 수 있지만 닥터 두리틀의 연인도 모험을 떠나서 헤어지게 되는 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험을 떠나는 이유는 뭘까?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나에게는 좀 어려운 숙제같은 말이었다. 왜 모험하지 않는지... 그 답을 알게 해준 영화 같았다.
무지는 자유를 주지.
그게 바로
모험을 가는 이유다.
우리는 알고 있는 영역에서 살아갈 때 자유롭게 사는 것 같지만, 알고 있기에 그렇게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 자유롭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서 그간 목말랐던 자유를 떠올리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잘 모르는 곳에서의 여행은 결국 모험을 하는 것과 같은 것이고, 그럴 때 무지 속에서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는 것니까...
무지한 장소로 떠나는 것이 삶에서 그런 자유, 그런 힐링을 주기에 그렇게 모험을 하고 싶어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그런 자유를 누리는 것 조차 부담스럽기에 일상적인 익숙한 곳에서 돌고 도는 인생에 멈춰있는 것일 수도 있다. 지금...
무지... 알지 못하는 것을 대할 때 어쩔 수 없이 오는 자유를 누려본 기억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갑자기 전혀모르는 무지의 곳으로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요즘 자유가 그리운 것일까....
무지의 곳으로 곧 떠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