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미자카키 하야오의 영화 '마녀배달부 키키(魔女の宅急便, Kiki's Delivery Service, 1989)'를 봤다. 언제 영화인데 이제야... ^^;;
사랑스러운 초보마녀 ‘키키’는 검은 고양이 ‘지지’와 함께 빗자루를 타고 마녀 수련을 떠난다. 항구 마을에 불시착한 키키는 첫날부터 우여곡절을 겪지만, ‘배달’에 재능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 본격적인 마법 수련을 시작하는데…
일정한 나이가 되면 집을 떠나 마녀 수련을 해야하는 키키는 지지와 정해진 곳이 없이 집을 나선다. 큰 도시에서 빵집 아줌마의 도움으로 정착하고, 작게 배달일을 시작하면서 또래 친구들이 어울려 지내는 모습을 보게 되는 키키.
배달을 잘하던 키키는 남자사람!친구가 하늘을 날기 위해 만든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바닷가에 가게 된다. 그리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제의받지만, 그냥 혼자 집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갑자기 하늘을 나는 법을 잊게 된다.
그리고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 배달 과정에서 만났던 그림그리는 언니의 오두막에 놀러가서 언니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림이 안 그려질때는 그냥 안그려... 그러다가 다시 그림이 그리고 싶을 때 다시 그리면 된다"
마녀배달부의 일도 그렇게 편안하게 하라는 조언을 듣고 마음이 조금 편안해 지게 된다.
그리고 손녀 생일 음식을 요청했던 할머니를 방문해 고맙다는 이야기를 듣고 케이크를 선물받고, 자신감을 회복할 때 쯤, 헬륨 우주선 사고로 남자사람친구가 위험에 처해있자, 구하기 위해 빌려든 빗자루로 하늘을 날기 위해 시도한다.
서툴지만 다시 하늘을 날아 친구를 구출하는 키키.
장황하게 줄거리를 설명하는 이유는 나중에 보고 생각하기 위해서다. ㅎ
보면서, 키키가 고민하던 타이밍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중충한 검정색 옷을 입고 배달을 하는 자신을 본 키키. 그리고 즐겁게 노는 또래의 아이들을 보고 부러워하여 남자사람친구에게 삐치기도 하는 순간들... 행복하게 배달을 해야 하는 키키가 행복하지 않아지기 시작한다.
키키는 남자사람친구를 만나, 그 또래 친구들을 보는 순간 자신이 하는 배달일의 가치를 잊어버리는 순간이었던 거 같다. 그들과 같이 놀거나 같아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행복하게 배달을 해야하는 마법을 잊게 되었던거 같다.
특별함을 가진 평범하지 않은 마법소녀가 평범한 이들을 부러워하던 순간 마법소녀 키키 스스로 자신의 특별함을 잊어버려 하늘을 나는 능력을 소멸한거 같았다.
우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대단함에도 가끔 평범한 능력을 탐할 때가 있다. 아니 평범하게 사는 순간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 평범함을 위해 특별한 능력이 소멸한다면 어떨까?
하늘을 나는 엄청난 능력의 이야기 뿐아니라 일상에서 잘하는 영역이 있는데, 그 영역 외의 다른 영역을 더 잘하길 바라며 욕심을 부리거나, 자기가 잘하는 것을 하찮게 여기거나 하는 실수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녀배달부 키키도 자기가 잘하는 것에 자신감을 가지고 하면 되는데, 그렇지 않은 영역을 부러워하는 실수를 저지른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녀배달부 키키는 다시 자신의 하늘을 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끼고 필요한 순간이 오자 자신의 능력을 끌어올려 다시 하늘을 날게 된다.
영화 '마녀배달부 키키'... 감독의 의도와 맞을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끔 느끼는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나"하며 자신을 귀하지 않게 여기는 순간 보면 좋을 것 같다.
그 누구도 각자의 영역에서 귀하게 살고 있다는 걸, 그래서 지금 행복하다는 걸 느끼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영화 '마녀배달부 키키'였다.
출처: https://daonstory.tistory.com/5403 [휘게포스트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