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봐요 뉴스레터 1화
나마스떼! 요가하는 혜영쌤 입니다.
지난 7월 1일, 요가 뉴스레터 요기봐요의 첫 발행을 했습니다(빠밤!).
제가 요기 님들께 처음 들려드린 이야기 주제는 요가매트였어요.
요가매트는 수련자를 가장 잘 소개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매트를 사용하는지, 매트의 색이나 패턴, 그리고 상태는 어떤지... 매트만 보면 어떤 수련을 하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완벽하진 않지만 아주 조금은 알 수 있답니다(마치 탐정쓰?). 그래서 제가 사용하는 매트들을 소개했죠. 매트가 아니라 매트들(s), 복수형입니다. ㅎㅎ
다음은 요기봐요 1화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예쁜 템플릿으로 보시려면 링크를 클릭해서 읽어보세요!
제일 처음 장만한 아이템은 만두카에서 구입한 요기토즈 요가 타월입니다. 저는 동네에 있는 핫요가에서 요가를 시작했어요. 핫요가는 요가 발생지인 인도의 환경을 그대로 옮겨 실내온도를 38도씨로 맞춘 상태로 요가를 합니다. 방바닥은 뜨끈뜨끈, 벽에는 온열기가 있어서 마치 찜질방 불가마에 들어가서 요가를 하는 기분쓰(쏘핫핫!). 한겨울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요가를 하게 되죠. 땀이 뚝뚝 매트 위로 떨어져서 손바닥과 발바닥이 자꾸만 밀리게 되었죠. 그리고 요가원에 있는 공용매트에 다른 사람의 흔적이 너무 많이 남아있어 사용할 때마다 굉장히 찝찝했어요. 그래서 매트 타월을 장만하게 되었죠.
타월이 땀 흡수를 잘해주기 때문에 핫요가에 적합했어요. 타월 바닥은 미끄럼 방지가 되어있어서 고정이 잘 되었고요. 휴대성이 좋아서 야외에 가져가 요가를 할 때 사용하기도 했답니다. 물론, 고르지 못한 바닥에선 힘들었지만요. 그래서 주로 요가원의 공용매트 위에 펼쳐놓고 사용을 했답니다. 발리에서 요가 할 때에도 가져가서 유용하게 사용했고요!
만두카 타월은 폐패트병 8개로 만들며 재활용된 폴리 실을 사용했어요. 오래도록 사용이 가능하고 환경오염을 줄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위한 제품이기도 하죠.
요가 시작 후 1년. 빈야사, 아쉬탕가와 같은 난이도 있는 요가를 하게 되었는데요. 두 손과 발을 바닥에 지지하는 자세들(아도무카스바나아사나, 우르드바 다누라아사나)에서 매트에 기름칠을 한 것처럼 사방으로 밀리는 바람에 제대로 유지하기가 힘들었어요. 힘도 사방으로 분산되었죠. 잘 밀리지 않는 매트가 필요해서 구매한 비긴 요가 매트!
만두카 매장에는 정말 많은 종류의 매트가 있었는데요. 사실 숙련자가 사용하는 프로 매트를 장만하고 싶어서 갔다가 무게 때문에 한번 놀라고, 가격 때문에 두번 놀라서 매트 앞을 이리저리 서성이기만 했었어요. 그러다 한쪽에 처음 보는 매트가 있어서 그냥 한번 들어봤는데, 깃털처럼 가볍게 스윽 하고 들리는 거여요! 무거운 프로 매트들을 만져보다가 이 매트를 만지니까 상대적으로 무척 가볍게 느껴지더라고요. 비기너(초보자)용 매트답게 미끄럽지 않게 되어있었고, 가운데 가이드 선이 있어서 정렬 맞추기도 좋았어요. 가벼운 무게는 들고 다니기에 부담이 없었죠. 가격도 프로 매트와 비교하면 훨씬 저렴한 가격!
아직 아사나가 익숙하지 않아서 자꾸만 손과 발이 밀리는 분들께 이 매트를 추천합니다! 저는 이 매트를 캐리어에 넣어서 발리에 가지고 갔었는데요. 캐리어에 우겨넣는 바람에 옆선이 쭈글쭈글 눌려서 무척 속상했어요. 그런데, 매트를 펼쳐놓고 기다리자 점점 부풀더니 원상태로 돌아오더라고요. 정말 심하게 찍힌 부분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한참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어디 문제 있었나 싶을 정도로 멀쩡해졌습니다. 정말 신기한 만두카 매트!
이 매트와의 만남은 정말 운명이었습니다. 현재 저는 요가원 두 곳을 다니는데요. 한 곳은 숙련자(대부분 요가강사) 수업을 진행하는 요가원(이하 A요가원), 다른 곳은 어머니랑 다니는 동네 요가원(이하 B요가원) 입니다. 프로라이트 매트를 A요가원에 두고 사용하기 때문에 B요가원에서 사용할 매트가 필요해졌어요. 코시국에 공용매트 사용이 굉장히 찝찝했기 때문이죠. 요가강사가 된 저에게 B요가원 수업은 몸풀기(?) 정도라서 비싼 프로용 매트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러다가 아주 우연히 당근마켓에 올라온 에코 슈퍼라이트 매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매트는 제가 발리 여행을 위해 고민하던 매트였어요. 결국엔 비긴 요가매트를 구입했지만, 마음속 어딘가에 조금 더 휴대하기 좋은 매트가 필요하다는 울림이 계속 있었던 것이죠. 사용감도 별로 없어서 상태가 좋았고, 색깔도 마음에 들었고, 가격이 너무 착하잖아요?(거래가 33,000원!) 그래서 바로 거래를 했습니다! 거래자분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제가 다니는 요가원A를 다니셨던 분이었어요! 코시국이라 요가를 하러 다니지 못해서 물건을 내놓으셨다고.
이 매트를 한마디로 설명하면 가죽입니다. 얇은 가죽! 돌돌 말 수도 있고, 수건처럼 접을 수도 있어요. 나름 단단해서 잔디위에 깔고 수련하기도 좋아요. 표면이 약간 거칠어서 슬라이딩 동작은 할 수 없습니다. 어차피 B요가원에선 그런 수련을 하지 않으므로 저에겐 문제 되지 않았어요. 매우매우 만족하고 있답니다. 이 매트만 있으면 여행지에서도 수련을 할 수 있겠어요!
요가 2년 차. 이제 조금씩 난이도 있는 아사나에 도전하기 시작했고, 아쉬탕가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시기였죠. 비긴 매트는 밀리지 않아서 초보 시절에는 좋았지만, 숙련자가 되니까 밀리지 않는 매트는 최악이었습니다. 슬라이딩으로 가져오는 과정이 많은 아쉬탕가에서 비긴 매트는... 제 살이 쓸려 상처가 생기고, 머리카락 뽑히는 고통이 있기도 합니다. 핑계가 아니고 이제는 진짜 프로 매트로 가야 했죠.
여기서 또 고민이 생깁니다. 프로를 살 것인가, 프로 라이트를 살 것인가. 여행을 좋아하는 저는 제가 들고 다닐 수 있는 무게를 생각해서 프로 라이트를 사려고 했어요. 간단하게 그런 이유지만, 엄청 많이 고민했죠. 한 달은 넘게 고민한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정말 정말 감사하게도 생일 선물로 프로 라이트 매트를 선물 받게 되었습니다. 회사 동료들이 제 생일에 맞춰서 서프라이즈로 준비를 해주셨죠. 아늬 즨짜, 저는 그것도 모르고... 요가랑 요가매트 이야기만 나오면 흥분해서 떠들었는데, 다 날 위한 선물을 고르기 위해 물어본 거였다늬, 감동쓰.
프로 라이트는 프로 매트보다 폭이 살짝 좁아요. 무게도 약간 더 가볍고, 색상도 다양한 게 많습니다. 슬라이딩 동작도 무리가 없어서 아주 만족! 요가 숙련자라면 프로 라이트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요.
드디어 올 것이 왔습니다. 제가 최근에 만두카 프로 매트를 장만하게 되었죠. 결국 이렇게 되는 것인가! 요가강사가 된 후에 수업을 진행할 곳과 제가 수련하는 곳 각각 요가매트가 필요하게 된 것이죠. 이왕 하나 더 구매할 거라면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프로 매트를 구매하는 게 나을 것 같았어요.
프로 매트는 라이트보다 조금 더 넓었는데, 매트를 체험해보니 확실히 다르긴 다르더군요. 아주 조금의 차이인데, 저의 움직임이 조금은 더 편안해졌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두껍고 단단한 느낌이 있어서 역동적인 움직임에도 매트가 흔들림 없이 잡아줍니다. 왜 요가를 오래 수련하거나 가르치는 요기들이 프로 매트를 사용하는지 알 것 같았어요. 뭐라 더 소개할 것이 없습니다. 이미 너무 유명한 매트..
만두카 프로 매트는 처음 사용할 때 미끄러울 수 있어서 소금으로 길들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저는 이 작업 없이 바로 사용했을 때 전혀 불편함이 없이 잘 수련했습니다. 매트에서 오래 수련해서 땀을 흘려 짠기를 먹은 매트 상태를 만드는 것이죠. 오랜시간 수련한 덕분인지 매트를 소금으로 길들이지 않고도 매트에서 안정감있게 수련할 수 있었답니다. 뭐랄까, 매트에게 인정받은 느낌?ㅎ
제가 사용하는 매트는 전부 '만두카(manduka.co.kr)'라는 브랜드의 제품인데요. 요가 수련자 피터 스테리오스(Peter Sterios)가 더 나은 요가 수련을 위해 매트를 만들게 되었고, 요가선생님과 요가 수련자들을 위한 브랜드 '만두카'라는 회사를 설립하였죠.
만두카 제품은 오래 쓸 수 있도록 좋은 제품을 만들고, 환경 오염을 줄이며 지구를 위한 제품 철학이 있어요. 우리가 요가 수련을 한다는 것은 나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도 함께 생각해야 하지 싶어요. 또, 만두카 매트는 평생 A/S가 가능해요(프로, 프로 라이트 매트).
저도 여러 브랜드 매트를 사용해봤는데요. 가격이 저렴한 것들은 매트에서 아주 심한 화학제품 냄새 때문에 제가 수련을 할 수 없었어요. 쭉쭉 늘어나는 고무 재질도 있어서 수련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죠. 또, 얼마 지나지 않아서 매트 겉면이 뜯겨 나가기 때문에 지저분한 상태가 됩니다. 그러면 또 버리고 새 매트를 사야 하잖아요? 너무 낭비인 것 같아요.
고가의 브랜드 매트 중에는 가죽형의 반질반질한 매트들이 있는데요. 빈야사 수련에서 슬라이딩 동작이 많은데, 한 번 사용했다가 발가락 살이 다 뜯겨서 지금까지도 고생 중 입니다. 저는 이제 만두카 매트가 아니면 수련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만두카, 사랑해요!
만두카는 '개구리'라는 뜻인데요. 이와 관련해 재미난 신화가 있어서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개구리의 저주>
시바가 히말라야의 딸 파르바티와 결혼하자 신들은 고민이 커졌어요. 앞으로 태어날 시바의 후손이 파괴적인 잠재력을 가질까 봐 걱정이 됐던 것이죠. 신들은 시바에게 생식력을 포기하라고 권유했고, 시바는 이를 받아들였어요. 이에 화가 난 파르바티가 신들에게 저주를 내렸어요. 자신이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되니 다른 신들도 자손을 갖지 못하게 만든 것이죠. 운 좋게 그 자리에 없었던 한 신만 유일하게 파르바티의 저주를 피할 수 있었어요. 바로 불의 신 아그니입니다.
당시에는 악신 타라카가 권력을 쥐고 데바들과 현자들을 괴롭히며 악생을 일삼고 있었어요. 신들은 브라흐마에게 이에 대한 조언을 구했죠. 브라흐마는 시바 신의 자식만이 타라카를 물리칠 수 있다고 예언했어요. 타라카를 무찌를 강한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바 신의 정액을 불 속에 담아 강가 여신과 결합시켜야 한다는 말도 전해졌어요.
신들은 곧장 불의 신 아그니를 찾아 나섰죠. 그런데 천상, 지상, 지하 세 영역을 아무리 찾아도 다그니가 눈에 띄지 않았어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본래 아그니는 숨어 있기를 좋아했어요. 열기로 피부가 말라 갈라진 개구리 한 마리가 신들을 불러 세웠어요. "아그니 신을 찾고 계십니까? 여기 물 밑에 잠들어 계십니다. 열기가 너무 뜨거워 마치 몸이 타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물 아래에 잠들어 있던 아그니는 자신의 위치를 알린 개구리에게 저주를 내렸어요. "개구리는 다시는 맛을 구분하지 못할 것이다!" 아그니의 저주로 개구리는 미각을 잃게 됐지만, 신들은 이에 즉각 대응하여 개구리를 도왔어요. "개구리는 혀로 맛은 구분하지 못해도 수많은 소리를 낼 것이다. 비록 흙구덩이 속에 거처를 두더라도 밤이면 어둠을 틈타 물가로 이동할 것이다."
이때부터 개구리는 육지와 물을 오가며 살았고, 먹이를 통째로 집어삼키게 되었죠. 짝짓기 계절이 돌아오면 개구리는 밤마다 울음소리를 내며 우기의 시작을 알렸어요.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죠? 개구리 자세(만두나 아사나)를 수련할 때마다 이 이야기가 떠오를 것 같아요. 개구리 자세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볼까요?
<개구리 자세의 상징성>
인도에서는 몇 달간의 가뭄이 끝나면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데요. 이는 자연이 잠에서 깨어나며 다시 한 해가 시작되는 걸 알리는 신호랍니다. 개구리 울음소리는 다시 찾아온 우기를 나타내죠. 베다성가에는 개구리가 비를 내리는 힘을 가진 존재로 등장해요. 양서류는 특성상 물과 관련이 깊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번식을 상징하죠.
개구리 자세에서 요기는 개구리가 됩니다. 이 자세에서 요기는 생명의 근원이자 수용체인 골반을 최대한 사용하여 축적된 긴장을 풀어줍니다. 개구리 자세는 골반을 열어주며, 신장 부위에 위치한 스바디스타나 차크라의 균형을 잡아줍니다. 스바디스타나 차크라는 물과 미각과 관련이 있는데요. 이는 불의 신 아그니가 개구리에게서 빼앗은 것이죠.
스바디스타나 차크라는 상황 적응 능력을 주관해요. 개구리 자세를 통해 요기는 올챙이에서 개구리가 되는 변화를 겪을 것입니다. 개구리 자세를 수행하다 보면 어떤 일이 생기든 이와 같은 변화에 적응할 준비가 되어 있을 겁니다.
저에게 요가매트는 가장 신성한 공간입니다. 방구석, 공원, 베란다, 해변, 숲... 주변 환경이 어디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오직 매트가 깔려 있다면, 그곳은 나만의 세계가 됩니다. 마치 마법진을 펼쳐서 그 속에 들어가는 느낌이랄까요? 그 누구도 저를 방해할 수 없습니다.
제가 신성하게 여기는 만큼, 매트 관리도 무척 중요해요. 보관하거나 꺼낼 때에도 조심스럽게, 내려 놓을 때도 소중하게 합니다. 수련 전에는 매트 위에 먼지 하나 없이 닦거나 털어냅니다. 매트 위에 누군가의 발자국이나 머리카락, 강아지의 털(저의 반려견 만세의 털)이 있으면 수련 중 신경이 쓰이거든요. 그래서 전부 털어냅니다. 누군가 내 매트를 마구 밟고 지나다닌다면 속으로 화가 올라오지만, 다시 도를 닦는 마음으로 매트를 닦아내고 수련을 준비합니다. 불가피하게 다른 사람의 매트를 밟고 지나가야 한다면, 저는 상대에게 양해를 구하고 지나갑니다. 그런 매너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수련이 끝나면 정성스럽게 매트를 닦고 조심히 말아서 보관합니다. 매트 클리너로 매트를 닦고 건조할 시간이 필요한데, 제대로 말리지 않고 말아서 보관하면 나중에 썩은 냄새가 날 수 있답니다.
매트는 저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매트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어요. 누군가의 집에 그 사람의 취향이나 성품을 보여주듯 매트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매트의 패턴이나 색상, 관리법, 스크래치 상태를 보면서 요기의 취향이나 수련을 엿볼 수 있지요. 새로운 수련자를 만나면 매트부터 보게 됩니다. 남의 집 구경하는 것처럼 재미가 쏠쏠해요.
여러분은 어떤 매트를 사용하고 있나요? 여러분도 저처럼 신성하게 여기는 공간이 있나요? 요가매트가 아닌 다른 이야기도 언제든 환영입니다. 저에게 메일로 답장 보내주세요 :D
나마스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