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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안톤 Dec 25. 2020

안녕, 다음에 꼭 보자

그날이 꼭 오길

신규 시스템 오픈으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산실이 있는 12층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는 1분 남짓, 심호흡을 하며 잠시 숨을 돌려본다.  

고개를 들어 엘리베이터 벽면에 설치된 작은 모니터를 쳐다봤다. 오늘도 역시 코로나 19 확진자 현황이 제일 눈에 띄었다.


'935명이라.... 하...'


심란한 마음으로 고개를 떨군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어이~! 살아있냐?"


결혼 후 부산으로 이사 간 중학교 동창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 오랜만이네. 나야 살아있지!  어떻게 지내냐? 애들은 많이 컸겠네?  애는 내년에 학교 들어가지 않아?"


무심했던 시간만큼 질문이 쏟아졌다. 친구와 한참 나누는 수다로 잠시 여유를 되찾은 기분이 들었다.


"코로나 조심하고  지내고 있어. 다음에  보자"

"얼굴  날이 오긴 할까 싶다.  봤음 좋겠다"

"그러게... 작년이라도 한번 갈걸 그랬다."




만나고 헤어질 때, 전화를 끊으며,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습관처럼 하던 말이었다. 아마 '안녕하세요', '여보세요' 다음으로 많이 했던 말일지 모른다.

얼굴을 많이 봐 둘걸 그랬다.

조금 더 자주 찾아가고 밥이라도 한 끼 먹었어야 했다. 뒤늦은 후회만 가득한 순간, 아무 의미 없던 이 말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안녕, 다음에 꼭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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